세븐일레븐은 즉석식품 늘리고 이마트24는 주류 비중 확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변상이 기자]
편의점업계는 지난해 12월 선포한 ‘근거리출점 자제를 위한 자율규약’으로 매장 확대 한계에 부딪혔다. 자율 규약이란 점포 과밀화에 따른 출혈 경쟁을 줄이기 위해 편의점끼리 지역에 따라 50~100m 내에 서로 다른 브랜드라도 새로운 편의점을 출점할 수 없게 한 방침이다.
이처럼 점포 출점에 발묶인 편의점 업체들은 자체 브랜드 상품 개발과 사업 다각화로 신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유통업계가 배송 서비스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소비자 접점이 높은 편의점도 배송 서비스는 물론, 점포 차별화 전략 등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배송 서비스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한 업계 1위 BGF리테일은 전문 배달 업체와 손잡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달부터 CU는 배달앱 요기요, 부릉과 손잡고 배달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번 CU 배송서비스는 주문자가 배달앱 요기요에 접속해 1만 원 이상 구매 시 일정 배달료를 내고 가까운 CU 매장의 상품들을 원하는 곳에서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GPS 기반으로 주문자로부터 반경 1.5Km 이내에 위치한 CU 매장들이 요기요를 통해 노출된다.
CU측은 편의점 배달 운영체계에 최적화된 POS시스템의 개발을 통해 가맹점주의 운영 편의성 향상과 신속한 전국 서비스 전개가 가능한 환경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요기요를 통해 접수된 주문사항은 CU POS에서 확인 가능하며 이어 주문 상품은 피킹후 매장을 방문한 메쉬코리아의 부릉라이더에게 전달된다.
당분간은 도시락, 삼각김밥 등 간편식품과 디저트 음료, 튀김류, 과일 등 CU 상품 200여 가지를 이용할 수 있다. 향후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료는 3000원이며, 배달 가능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까지다.
이에 질세라 GS25도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반값 택배’를 선보이고 있다. 이는 자사 인프라를 활용한 것으로 택배 접수부터 배송, 수령 등 전 과정이 GS25의 통해 운영된다.
이용 방법은 기존 편의점 택배와는 차이가 있다. 반값 택배는 고객이 GS25 점포에서 택배 발송을 신청하고 택배 수령자가 GS25 점포에서 찾아가는 구조의 택배 상품으로, 접수부터 수령까지 약 4일 소요되며, 일반 편의점 택배 대비 요금은 최대 65% 저렴하다.
중량이 10kg이면서 물품 가액이 50만 원인 화물을 택배로 보낼 경우, 일반 편의점 택배 가격은 6000원이지만 반값 택배는 2100원이다. 무게에 따라 1600원부터 2100원까지 다르게 책정되는데, 물품 무게가 500g 미만인 경우 최소 요금인 1600원이 적용되며 500g∼1㎏ 1800원, 1∼10㎏ 2100원이 적용된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소매점의 역할을 뛰어넘는 생활 편의 플랫폼의 역할을 하고자 이번 반값택배를 기획하게 됐다”며 “배송 일정이 급하지 않으며 택배비를 아끼고자 하는 고객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편의접 업체는 배송 서비스 외에 상품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1~2인 가구, 여성 사회진출 증가, 고령화 등 달라진 사회 트렌드에 따라 편의점 음식이 주목 받는 시대가 되면서 편의점 상품군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세븐일레븐은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프레쉬 푸드 스토어’를 미래 방향으로 삼고, 대중 소비 트렌드에 발맞춘 신상품 및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세븐일레븐은 도시락, 자체 가정간편식 브랜드 ‘소반’을 핵심 먹거리 전략 상품으로 내세우는 한편, 세븐카페와 고구마 등 즉석식품에 대한 운영 체계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매장 수가 적은 이마트24의 경우 점포 차별화를 통해 올해 1000개 이상 점포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2월 이마트24는 타 편의점과 달리 첫 번째 전문매장 카테고리로 주류를 선정했다. 이곳에서 선보이는 상품은 와인 80여 개, 크래프트 비어 10여 개, 위스키 20여 개 등 가짓수만 120여 개 품목에 달한다.
주류 카테고리 킬러는 편의점 업계 최대 규모로 최소 3개에서 최대 6개까지 상품진열이 가능한 집기를 신규로 설치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편의점에서 주류는 담배 다음으로 매출 구성비가 높다. 또 최근 주 52시간 근무제 정착, 워라밸 트렌드 확산 등으로 와인, 위스키를 소비하는 혼술·홈술족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마트24는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1만 원 대 이하 41품목, 1만~2만 원대 48품목, 3만원 대 17품목 등 다양한 상품을 준비했다. 이마트24가 작년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두 달여간 19개점을 대상으로 주류 카테고리 킬러를 시범 운영한 결과, 주류 매출이 전점 평균 매출 대비 2배 높게 나타났다.
특히 와인·크래프트비어·위스키 매출이 전점 평균 대비 20배 가까이 올랐고, 2만 원 이하의 주류가 매출의 70%를 차지했다. 이에 이마트24는 와인·크래프트비어·위스키의 수요가 높은 오피스가, 유흥가 상권에 위치한 가맹점을 중심으로 주류 카테고리를 연내 500개 점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마트24 측은 “주류 카테고리 킬러는 기존 병소주, 캔맥주 외 가맹점의 추가 매출 및 수익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향후 냉장·냉동·신선·박스상품이 중심인 슈퍼 카테고리 킬러, 수입과자 카테고리 킬러 등을 추가로 선보여 가맹점이 위치한 상권에 따라 선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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