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1948년 건국론, 우리 스스로 비하하는 것”
박광온 “1948년 건국론, 우리 스스로 비하하는 것”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9.04.19 22: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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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실에서 만난 정치인(146)〉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최고위원
“임시정부 이념에 한국 가야할 미래 들어있다”
“북한에 퍼준다는 말은 평화소득 모르는 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제목만 보면 정치인이 아닌, 역사가의 강연으로 착각할 수도 있었다.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북악정치포럼에 초청된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최고위원의 16일 강연 제목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100주년, 우리가 만나야 할 100년"이었다. 그러나 막상 강의가 시작되자,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현재와 미래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어졌다. 민주당에서도 손꼽히는 달변가인 박 최고위원은, 임시정부의 수립 이념을 매개로 한국 정치가 가야할 길을 제시했다.

ⓒ시사오늘
"이승만 대통령이 관보에 '1948년, 대한민국을 재건한다'는 표현을 썼다. 혹자가 1948년 건국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과거의 역사를 부정하는 궤변이다. 우리 스스로를 비하하는 것이다." ⓒ시사오늘

박 최고위원은 "대한민국이라는 국호를 쓴지 100년이 됐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100년, 어떤 나라가 돼야할 것인가 함께 생각을 정리해보고 공유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1948년 건국론 비판으로 강연의 서두를 열었다.

"1919년 기미독립선언과 3·1운동을 두고, 운동이 아닌 혁명이라고 부르자는 학자들이 있다. 대한제국에서 대한민국으로 처음 바뀐, 민주공화제로의 뚜렷한 선언이라서다. 독립 선언이지 독립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는데, 미국도 1776년 독립선언을 기념일로 말한다. 독립이 인정된 7년뒤, 1983년을 독립기념일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국호를 제시했고, 민주공화제를 제시한 국가의 틀을 갖춘 시점이 중요하다.

꽤 오래 이어져 온 건국시기 논란이 있었다. 혹자는 1948년 건국이라고 주장하는데, 이는 과거의 역사를 부정하는 궤변이다. 우리 스스로를 비하하는 것이다. 이승만 대통령이 관보에 '1948년, 대한민국을 재건한다'는 표현을 썼다. 대한민국 30년이라고도 적었다. 1919년을 원년, 1920년이 2년이라고 명확히 했다. 이를 부정하는 것은 독립투쟁사를 부정하는 소모적 논쟁이다."

이어 박 최고위원은, 임시정부의 수립 이념과 비교하며 한국이 나아갈 길을 제시했다. 우선은 역사 바로세우기와 민주주의에 대한 내용이었다.

"앞서 말했듯이, 역사를 우선 바로세워야 한다. 반공주의가 왜곡되면서 지역주의로, 색깔론과 종북 프레임으로 넘어왔다. 그리고 허위조작정보와 혐오정치가 역사부정까지 이어졌고, 신(新) 색깔론까지 도달했다. 이를 극복해야 한다. 그 출발이자 핵심은 역사 바로세우기다. 이는 임시정부에 채 청산하지 못한 친일잔재, 반민특위를 통해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과거의 범죄를 용서하는 것은 미래의 범죄에 용기를 주는 것'이라는 까뮈의 말을 상기해야한다.

다음으론 민주주의다. 국민이 주인인 나라가 돼야 한다. 촛불혁명이 일어난 뒤, 이제 정말 모든 국민이 주인인 나라라고 느낄 수 있는가. 국민이 주인인 나라 만들기는 아직 진행 중이다. 문재인 정부가 권력기관의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권력이란 말도 국민에게만 있다. 나머진 다 권한이다. 대통령도, 장관도 다 국민이 위임한 권한이 있을 뿐이다. 선출되지 않은 기관들, 검찰·국정원·국세청도 사실은 국민으로부터 다 위임받은 기관들이라는 점을 되새겨야 한다"

ⓒ시사오늘
"사회복지예산은 늘어나야 한다. 북유럽 국가처럼 고부담 고복지까지는 가기도 어렵고 갈 필요도 없지만, 중부담 중복지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 ⓒ시사오늘

박 최고위원은 특히 세 번째로 평등에 대한 이야기를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관련 노력을 자료와 함께 소개하면서, '중부담 중복지 국가'로 지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시정부에서 모두가 고르게 잘 사는 나라, 균등하게 잘 사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이른바 제헌헌법의 기본적 바탕인 3균주의다. 정치적 평등, 경제적 평등, 사회적 평등이다. 양극화가 왜 국민들을 불행하가 만드는가. 평등의 정신이 너무 훼손됐다고 생각해서다.

정치적 평등은 투표, 사회적 평등은 교육과 복지다. 경제적 평등은 양극화의 해소다. 우리나라가 3050클럽에 가입했다. 인구 5000만 명 이상인 나라 중 GDP가 3만달러 이상인 나라다. 그런데 우리는 그걸 체감할 수 있는가. 부자들이 GDP를 올려놨지만 막상 대다수는 손에 쥐는 돈이 별로 없다. 양극화의 증거다. 1998년부터 2017년까지 기업소득이 489% 성장할 때, 가계소득은 182% 늘어났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복지가 중요하다. 3050클럽을 기준으로, 1만달러, 2만달러, 3만달러를 달성한 시점의 GDP대비 사회복지예산이 무척 적은 편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치매국가책임제 등으로 상당히 들어났다. 사회복지예산은 늘어나야 한다. 북유럽 국가처럼 고부담 고복지까지는 가기도 어렵고 갈 필요도 없지만, 중부담 중복지 국가를 지향해야 한다."

끝으로 박 최고위원은, 네 번째로 한반도 평화시대를 열어야한다는 당부와 함께 강연을 마무리했다.

"네 번째는 한반도 평화시대다. 임시정부의 이념에는 통일이 포함돼있다. 이념을 초월해서 하나가 돼야 한다. 우리가 만나야 할 백년 뒤의 모습이다. 간혹 누군가는 북한에 퍼준다고 한다. 이는 평화소득이란 것을 아예 모르고 하는 말이다. 한 예로 북한 영공을 통과해서 유럽에 가던 때가 있었다. 입경료라고, 북한에 내는 돈이 있었다. 하지만 절약되는 기름과 시간을 환산하면 어마어마하다. 그런데 북한에 왜 입경료를 주냐고 하는 것과 같다. 개성공단의 경우만 해도 가져간 돈보다 우리의 이익이 100배는 많다. 남북경협은 북한을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필요해서 하는거다. 평화소득은 엄청나다. 지역구인 수원에 있는 한 케이블 만드는 회사는, 벌써 북한에 전력케이블을 깔 경우의 필요분량을 계산 중이다.

게다가 전쟁은 상상조차 하면 안된다. 모든 것이 잿더미가 된다. 평화를 돈주고 샀다고 비판하는 것은 더 우습다. 돈으로라도 살 수 있으면 사야하는게 평화다.  분단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는가. 해방이후 반도의 남쪽에 갇혀서 섬나라로 살아왔고, 그로인해 많은 돈과 기회를 잃었다. 이런 부조리한 환경을 그대로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하나. 극복해서 넘겨줘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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