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人] 박찬종 문국현 안철수 後 포스트 새정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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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人] 박찬종 문국현 안철수 後 포스트 새정치는?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9.08.01 1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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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후발주자 내년 총선‧대선 기간 나올까
새정치 신기루 여전, 한계론 나오는 이유, 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새정치 아이콘은 박찬종 문국현 안철수로 이어져왔다. 향후 총선 대선을 앞두고 새정치 후발주자는 누구일지 궁금하다.ⓒ뉴시스
새정치 아이콘은 박찬종 문국현 안철수로 이어져왔다. 향후 총선 대선을 앞두고 새정치 후발주자는 누구일지 궁금하다.ⓒ뉴시스

15‧16대 박찬종, 17대 문국현, 18‧19대 안철수
새정치 아이콘 변천사, 시기별 대표주자들이다.
국민의 수요는 꾸준했고 새정치발 정계개편은
대선가도 정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쳐왔다.
20대 대선에서도 후발주자가 출현할지 모른다. 
하지만 정작 신기루 같은 새정치의 모호성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왜 그런지 짚어봤다.

데자뷔
무균질 - 푸르게 - 백신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한 느낌이 들 때를 데자뷔 현상이라고 한다. 시기별 새정치 아이콘  ‘박찬종, 문국현, 안철수’가 그렇다. 세 정치인 모두 비슷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광고모델 효과이기도 하지만, ‘무균질 정치인' 하면 정풍운동에 힘썼던 박찬종 변호사가 생각난다. ‘우리 숲 푸르게 푸르게’ 하면 유한킴벌리로 환경기업에 앞장선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가 연상된다. 컴퓨터 바이러스 잡는 백신 V3 하면, 그것을 만든 장본인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가 떠오른다. 이처럼 영역은 다르지만, 다들 한 참신하고 깨끗한 이미지로 새정치 신드롬을 일으켰다.  

정치지표
청산 과제로 삼았던 것들

세 정치인들의 새정치에도 시기별 정치지표가 있었다. 각자 새정치 기치를 들어 올리며 특별히 강조한 화두가 있었다.

◇ 보스 정치와의 결별 = 박찬종 변호사는 14대 대선 당시 3김(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으로 상징되는 보스정치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계보 정치와 선을 그으며 당당히 신정치개혁당을 창당해 독자 출마했다. 무소의 뿔처럼 나아가다보니 한편으로는 독불장군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도 생겨났다. 그러나 박 변호사의 인기는 상당했다. 3김 정치 시대에 염증을 느낀 이들에게 어필됐다. 14대 때는 정주영 국민당 후보(16.3%)에 밀려 4위(6.4%)에 그쳤다. 하지만 대선이 끝난 뒤에는 여야 가릴 것 없이 일약 차세대 가장 경쟁력 있는 대권주자가 돼 있었다. 그렇다고 그것이 실질적 힘으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우여곡절 끝에 15대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와 당내 경선을 벌였지만, 불공정 경선에 회의를 느낀 나머지 돌연 사퇴해버렸기 때문이다. 이후 그에게 주목받는 대권주자로서의 기회는 좀처럼 찾아오지 않았다.

박찬종 변호사는 대선 출마를 통해 보스 정치와의 결별을 선언한 바 있다.ⓒ뉴시스
박찬종 변호사는 대선 출마를 통해 보스 정치와의 결별을 선언한 바 있다.ⓒ뉴시스

◇ 좌우 한쪽 외줄 정당 NO = 문국현 전 대표는 우리 숲 보호 운동 등 유한킴벌리를 통해 깨끗한 공익적 친환경 기업가 이미지로 새정치주자의 기대를 모았다. 노무현 참여정부 당시 환경단체와 젊은층  지지에 힘입어 2007년 17대 대선에 출마했다. 문 전 대표도 박 변호사처럼 기존 정당과 거리를 두며 신당 창조한국당 돛을 달고, 독자 출마했다. 하지만 개인에 의존한 신생 정당의 미력함, 모호한 사람 중심의 경제 정책과 새정치 이미지는 큰 돌풍을 일으키는 데 역부족이었다. 그 결과 이명박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48.7%),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26.1%), 이회창 무소속(15.1%)에 이어 4위(5.8%)에 머물렀다. 이후 18대 총선에서 당선됐지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이 상실되며 정치권 밖으로 밀려났다.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는 사람중심의 경제, 새정치를 추구했다.ⓒ뉴시스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는 사람중심의 경제, 새정치를 추구했다.ⓒ뉴시스

 낡은 체제에서 미래 체제로 = 2012년 18대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박근혜 한나라당 대권주자를 막아낼 자 누구인가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미 2011년 6ㆍ2 지방선거를 통해 정권교체의 열망은 드러났다. 하지만 야권인 민주당은 지리멸렬한 모습으로 전폭적 신뢰를 얻지 못했다. 문재인 대권주자가 총선을 앞두고 부상하긴 했다. 그렇지만 참여정부 출신 인사로는 이기기 어렵다는 우려들이 당 안팎으로 팽배했다.

그 사이 여론조사 결과 양자 구도 대결 시 박 후보를 이기는 것으로 나오는 새정치의 신드롬, 다크호스가 있었다. 안철수 교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었다. 이미 한차례 박원순 서울시장에 통 큰 양보를 한 바 있어 야권주자들 다수는 이번에도 그가 지지해줄 것을 기대했다. 하지만 초미의 관심사이던 출마 여부는 출마 선언으로 가닥났다. 그 순간 정치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작가 윌리엄 깁스의 명언 ‘미래는 이미 와있다. 단지 널리 퍼져있지 않을 뿐’이란 말을 인용하며 새정치에 불을 지폈다.

분열과 증오의 정치를 넘어 이제 좀 정치를 다르게, 새롭게 해보자, 선거부터 새정치를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박찬종 문국현’ 때처럼 끝까지 독자출마하지 못하고 야권단일화 경선 요구에 흡수됐다. 경선 과정의 불공정 잡음 속 이상을 펴지 못하고 중도사퇴했다. 다시금 후보직을 양보하고 말았다. 2017년 19대 장미 대선 때는 초심을 환기하며 강철수를 강조했다. 평소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와 패권정치 청산에 목소리를 높이던 안 전 공동대표였다. 대선 때도 이 연장선상에서 4차 산업혁명, 미래 먹거리, 청렴과 정직, 책임 정치와 공정, 경제에 방점을 찍었다. 더 한 발자국 미래 체제로 나아갔다. 그렇지만 정치 입문부터 새정치 실체의 모호성에 대한 꼬리표는 좀처럼 쉽게 떼어지지 않았다. 

전과 달리 나름의 조직과 세는 생겼다. 앞서 첫 출마 때만해도 이를 거부하던 그였다. 조직도 없고 세력도 없고 빚진 것이 없어서 새정치할 수 있다,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결국 조직과 세가 없어 새정치 할 기회조차 없음을 깨닫는 과정이었다. 이후 여러 오류를 거쳐 국민의당을 성공시켰다. 그 기반으로 제3당, 기호 3번을 달고 출마할 수 있었다. 하지만 1ㆍ2당을 넘어서기엔 무리였다. 잇따른 실패 후 잠시 정계에서 물러나 있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낡은 체제의 정치에서 미래 체제로 나아가야한다고 강조했다.ⓒ뉴시스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낡은 체제의 정치에서 미래 체제로 나아가야한다고 강조했다.ⓒ뉴시스

예고된 실패 이유
새인물=새정치 착시 현상

이렇듯 ‘박찬종 문국현 안철수’로 이어지는 새정치 실험은 신당 창당 -> 제3지대로 나아갔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더 큰 조직, 더 큰 세력, 더 큰 지지기반이 관건인 선거에서 그 힘이 미치지 못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하지만 사람만 바뀔 뿐 새정치가 과연 무엇인지, 신기루 같은 과제로 남은 것이 국민을 담아내는 그릇으로 커나가지 못한 원인이라는 일갈도 나온다. 즉 새정치 이미지가 난다고 새정치의 실체가 아니듯 정치인 개인에 의존한 새정치 구현은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이 같은 데에는 새 인물과 새정치를 동일시하는 우리 정치 문화의 착시현상, 오류에서 비롯된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난달 30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새정치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기존 정치가 많은 문제점들을 양산했기 때문”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이를 개혁하려면 정치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시스템 대신 사람부터 바꾸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에 대해 “우리의 정치문화는 새 인물에 기대를 걸고 인물만 바뀌면 새정치라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단적으로 총선에서 물갈이 되는 비율이 50%이상 넘을 만큼 정치 개혁 과제를 인물 교체에 의존하는 경향이 짙다”고 언급했다. 신 교수는 “이러한 정치 문화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 새정치가 실패하기 쉬운 한계론에 대해  주목하며 “앞으로도 새 인물에 대한 갈망이 선거를 앞두고 표출 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새정치는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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