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천동 비극,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봉천동 비극,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 김병묵 기자
  • 승인 2019.08.17 17: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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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경기·제주의 체납관리 통한 '사각 밝히기'주목해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병묵 기자)

봉천동의 탈북 모자인 한모 씨(42·여)와 김모 군(6)이 아사한지 두 달여 만인 지난 달 31일 사체로 발견되면서 또다시 '복지 사각지대'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송파 세 모녀 사건, 증평 모녀 사건 등 복지 사각지대로 인한 비극이 잊을 만 하면 다시 튀어나오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에서 보건복지부가 각종 체납 징후를 통해 위기가구를 파악하는 '복지 사각지대 발굴관리시스템'도 무력했다. 사각이 또 드러난 셈이다.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할 만한 사례는 경기도와 제주도에서 시행 중인 체납관리단 사업이다. 경기도는 아예 조세정의과를 신설하면서 이재명 지사의 핵심 공약으로 추진 중이다. 원래 취지는 숨어있는 소액 체납액도 찾아내  도의 재정건전화를 도모하는 것이지만, 이 실상은 복지정책에 가깝다. 징수과에서 소액 체납자들을 파악해 실태를 조사하고, 경제적으로 위기에 몰린 경우엔  복지과로 인계해서 구제조치로 이어진다. (관련기사 : http://www.sisaon.co.kr/news/articleView.html?idxno=91576) 

16일 <시사오늘>과 통화한 경기도 조세정의과 관계자에 따르면 출범 5개월 차인 7월 말까지 기준으로, 체납관리를 하러 나갔다가 어려움에 처한 것이 발견된 885명이 복지과에 인계됐다. 또한 56만 7천명 중 4700명은 어려움에 처한 생계형 체납자로 파악돼 세금 납부를 연기해 줬다. 

경기도보다 규모는 작지만, 역시 체납관리단을 운영 중인 제주도도 소액 체납자 관리단의 현장 실태조사 중 생계가 곤란한 체납자 4명에 대해 맞춤형 복지서비스 연계를 실시한 바 있다.

〈동아일보〉의 15일 보도에 의하면, 월세가 아무리 밀려도 체납 정보가 정부에 통보되지 않는 임대주택은 전국에 161만 가구 이상이다. 이들을 복지과에서 담당하기란 실질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조세과 등 다른 부서와 연계가 필요한 대목이다.

이번 봉천동 모자 사건으로 인해 보건복지부는 15일 복지안전망을 확대해해서 재개발 임대아파트를 관리대상에 추가하고, 신청을 하지 않아도 긴급복지 생계급여 혜택을 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물론 복지 확대는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현행 시스템에서 한계가 뚜렷하다. 서울시의 한 공무원은 16일 "복지 범위가 확대된다고 복지담당 공무원이 무한정 늘어날 수 있는 것 은 아니다. 다른 부서와 연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나 다른 지자체들은, 경기나 제주 등의 새로운 실험을 바라만 볼 게 아니라 이를 전격 채택하는 과감성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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