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외국 명품업체 ‘먹튀 배당’에도…이익환원은 ‘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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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외국 명품업체 ‘먹튀 배당’에도…이익환원은 ‘인색’
  • 박세욱 기자
  • 승인 2011.09.08 16: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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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세욱 기자]

루이비통, 구찌, 프라다, 버버리 등 해외 유명 명품업체들이 국내 시장에 벌이들이 수익 중 절반 이상을 가져가는 ‘먹튀 배당’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이들 해외업체들의 사회 환원에는 지극히 인색했다.

8일 재벌닷컴이 해외 명품업체들이 전액 출자해 국내 설립한 자회사 중 매출 상위 15개사의 지난 5년간 배당내역을 조사한 결과 2005년부터 작년 말까지 본사에 지급한 배당금은 총 3533억 원이었다.

같은 기간 동안 이들 해외 명품업체의 국내 자회사가 남긴 총 순이익 7376억 원의 절반에 가까운 47.9%를 대주주인 본사가 배당금으로 챙겨간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매출 상위 15개사에서 지난 5년간 순이익 대비 배당금 비율이 평균 11.6%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4배가 넘는 고배당을 받은 것이다.

이 같은 고액 배당으로 해외 명품업체들은 지난 5년 사이 투자원금(출자금)의 평균 5.2배를 회수했으며 일부 업체는 설립 10년 만에 수천배에 달하는 투자이익을 거둔 조사됐다.

▲ 8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해외 유명 명품업체들이 국내 시장 호황으로 벌어들인 수익을 고배당으로 챙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뉴시스

조사 결과 고가 화장품인 시슬리를 수입 판매하는 시슬리코리아는 지난 5년간 남긴 순이익 430억 원 중 86.4%인 371억 원을 대주주인 CFEB시슬리에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1998년 12월 CFEB시슬 리가 5000만 원을 출자한 이 회사는 영업 첫 해부터 2004년까지 297억 원을 배당한 것으로 나타나 설립 이후 10년 만에 투자원금의 1340배를 회수하는 대받을 터트렸다.

또 고가 핸드백 등 루이비통 상품을 수입 판매하는 루이비통코리아는 지난 5년간 남긴 순이익 1332억 원 중 37.5%인 500억 원을 프랑스 본사인 루이비통말레티에에 배당했다. 루이비통코리아는 2005년 893억 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4273억 원으로 4배 이상 불어나면서 같은 기간 동안 연간 순이익이 41억 원에서 400억 원으로 10배나 급증했다.

고가 의류를 수입 판매하고 있는 페라가모코리아 역시 순이익 535억 원의 57.5%인 308억 원을 본사인 페라가모SPA에 배당했고, 버버리코리아는 순이익 1140억 원의 45.6%인 520억 원을 영국 본사인 버버리인터내셔널홀딩스에, 프라다 상품을 수입 판매하는 프라다코리아도 지난 5년 동안 남긴 순이익 617억 원 중 24.3%인 150억 원을 지난해에 배당했다.

이밖에 구찌상품을 수입하는 구찌그룹코리아가 순이익의 17.5%인 100억 원을, 고가 시계를 수입 판매하는 한국로렉스가 순이익의 43.4%인 92억 원을 지난 5년간 각각 본사에 배당했다.

이들 의류부분 명품 해외업체 이외에도 고가 차종인 벤츠의 국내 판매법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도 5년간 올린 순이익 742억 원의 86.3%인 640억 원을 대주주 다이물러와 스타오토홀딩스에 배당금으로 지급했다. 벤츠는 외제차붐을 타고 흑자로 돌아선 2005년 99억 원의 순이익 가운데 92억 원을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등 매년 순이익의 80% 이상을 본사에 배당했다.

국내 외제차시장 점유율 2위 BMW코리아 역시 지난 5년간 올린 순이익 1170억 원의 60%인 702억 원을 대주주인 BMW홀딩스에 배당하는 등 고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명품업체 ‘먹튀 배당’에 환원은 ‘쥐꼬리’

그러나 해외 명품업체들이 고배당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챙겨 가면서도 기부금은 배당금의 1%에도 못 미치는 등 국내 이익환원에는 극히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15개사 중 BMW코리아가 대주주 배당금의 2.1%인 15억 원을 기부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1억 원 안팎의 미미한 수준이거나 한 푼의 기부금을 낸 적이 없는 곳도 2개사나 됐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 5년 동안 대주주 배당금의 0.3%인 1억7000만 원을 기부했고, 루이비통코리아와 버버리코리아도 대주주 배당금의 0.2%와 0.4%를 기부해 생색내기에도 못 미쳤다.

특히 매출과 순이익이 급성장한 프라다코리아는 2005년에 76만원을 기부한 것이 전부였고, 고가 화장품 수입업체인 불가리코리아와 고가 시계 등을 수입 판매하는 스와치그룹코리아는 기부금 실적이 한 푼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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