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성 칼럼> 대통령 스타일 구긴 정신나간 측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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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성 칼럼> 대통령 스타일 구긴 정신나간 측근들
  • 김동성 자유기고가
  • 승인 2011.10.1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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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근들의 비리 연루, 무리한 사저 추진 논란을 보며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동성 자유기고가)

대통령의 측근들이 연일 논란의 전면을 장식하고 있다. 진위를 떠나 입방아를 좋아하는 호사가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메뉴는 없을 것이다. 

'서민금고'라고 불려온 저축은행 사태에서 시작해 최근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퇴임 후 거처할 사저에 이르기까지, 비리에 연루되거나 의혹을 받을 만한 행적을 곳곳에 남기고 있다. 백지화로 가닥을 잡은 내곡동 사저 문제만 놓고 봐도 그렇다. 야당의 비판에 청와대와 여권은 책임을 측근들에게 돌렸다. 대통령과 핵심부의 관여가 없는 상황에서 일부 '측근들'이 일을 벌였다는 것이다. 

이 논란으로 급기야. 현 청와대 경호 실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어렵사리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었다. 배경이 어떠하든 적어도 '외형적'으로는 측근들의 도를 넘은 공명심이 주군의 얼굴에 먹칠을 한 꼴이 됐다. 그러나, 소위 '측근들'의 의심을 받을 만한 행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대략 두 가지의 이유가 있다. 

하나는 바야흐로 이 대통령의 임기가 말기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군대에서 말년 병장은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사소한 문제나 실수가 자칫 큰 화를 부를 수도 있다는 말이다. 

과거 전례에 비춰,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는 듯 하다. 고인이 된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임기 말, 사저 논란에 휩싸여 당시 야당으로부터, 심각한 '도덕성' 추궁을 받았다. 친형 노건평씨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의 커넥션이 본격적으로 불거진 것도 임기 말의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말이 유독 주목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현행 최고 권좌에 있다고는 해도, 임기 중반까지 누려온 권력의 강도와는 사뭇 다르다. 떨어지는 낙엽이나 깃털과도 같은 비위 사실이 정권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권력의 주변을 지켜온 측근들에 대한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하겠다. 사실 '측근들'에 의한, 임기 말 위험성은 이 뿐 아니다. 이번엔 이명박 대통령을 특징지어 살펴보자. 

앞서 말한 대로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몇몇 인사들이 저축은행 로비 의혹과 이국철 회장의 로비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의 조사 결과에 따라서는 더 많은 이름이 거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금 분위기로는 권력층의 핵심 인물(?)도 곧 터져나올것 같다. 

어찌보면 정권 창출에 앞장선 공신이지만, 돈 맛과 권력의 단맛에 취해 4년여를 보낸 일부 정신나간 몰지각한 측근들이 고작 서너명에 불과하겠느냐는 의구심도 든다. 중량급 배후설도 심심찮게 흘러나오면서 경고음이 울린 것도 이미 오래 전이다. 저 뒷편으로 비리에 연루된 권력자들은 조용히 고개숙여 쓴웃음을 짓고 있을 것이다. 

한때 잘나가는 측근들이 주군의 성공을 위해 모였지만, 정작 마음은 콩밭에 가 있는 꼴이다. 자신의 배를 채우기 위해, 피 흘려 얻은 정권을 거는 무모한 도박은 지양돼야 할 것이다. <월요시사 편집국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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