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빗자루 들고 안철수 길 닦는다?
스크롤 이동 상태바
박원순, 빗자루 들고 안철수 길 닦는다?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1.11.02 15: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침 일찍 구슬땀 흘리며 환경미화원들과 현장체험 '눈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오전 6시 현장체험의 일환으로 서울 관악구 서원동을 찾아 미화원들과 함께 거리에 수북이 쌓인 쓰레기를 치우고 가을을 맞아 바닥에 널려있는 단풍잎을 빗자루로 쓸었다.

청소를 시작한 지 얼마 안돼 박 원장의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고 "(낙옆 때문에) 가을에 오히려 더 괴롭겠다. 비까지 오면 참 힘들겠네"라는 말이 절로 터져나왔다.

이렇게 한 시간여를 청소한 박 시장은 이날 오전 7시쯤 서원동 환경미화원 휴게실을 방문 "양손에 빗자루와 쓰레받기를 들고 1시간 동안 청소하니까 손이 떨린다"면서 "쓰레기가 생각보다 너무 많이 나온다. 분리수거 시스템과 시민 습관을 개선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환경미화원들의 건의 사항을 하나하나 수첩에 적으며 소관부서 본부장에게 정책에 반영할 것을 지시했고 "가 봐야 할 현장이 너무 많다"며 "시간이 되는 한 현장에 나오겠다"고 약속했다.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 서울시장 ⓒ뉴시스

박 시장은 "환경미화원은 음지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도맡고 계신 분들"이라며 "이 분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환경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또, 많은 쓰레기와 분리수거가 잘 되지 않는 문제에 대해선 "시민을 비판하는 것보다 서울시가 차츰 바꿔나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시민 의식은 시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박 시장이 현장에서 서울시민들과의 진한 스킨십을 이어가며 서울 시정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경우, 당초 행정경험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기우로 드러나면서 시민단체 출신 인사 등 비(非)정치인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가 호의적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 전체로부터 현재 견제를 받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차기 대선 가도에 '플러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10·26 선거 직전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나는 일심동체"라고 말했다. 그 만큼 두 사람이 운명공동체 관계라는 것이다. 이날 박 시장이 한 청소가 안 교수를 위한 길닦기로 보이는 이유다.

담당업무 : 大記者
좌우명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