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형제의 난’에 웃는 소액주주들…경영권 분쟁 장기화에 입김 세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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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형제의 난’에 웃는 소액주주들…경영권 분쟁 장기화에 입김 세질까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08.26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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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반대파 결집…성년후견 심판 패소해도 지분 싸움 불가피할 듯
분쟁 본격화에 주가는 상승 호재 지속…소액주주 지지가 경영권 ‘판가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장대한 기자]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후계 구도에 변화가 생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향후 성년후견 개시 심판 결과와 더불어 소액주주들의 지지 향방도 경영권 싸움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시사오늘 김유종
한국테크놀로지그룹 후계 구도에 변화가 생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향후 성년후견 개시 심판 결과와 더불어 소액주주들의 지지 향방도 경영권 싸움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 시사오늘 김유종

한국테크놀로지그룹(구 한국타이어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됨에 따라 사실상 차남 조현범 사장으로 확실시됐던 후계 구도에 변화가 생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고령인 조양래 회장을 둘러싼 성년후견 개시 심판 결과에 따라 판이 엎어질 수 있어서다. 여기에 형제의 난으로 인해 주가 상승의 재미를 보고 있는 소액주주들의 지지 향방도 경영권 싸움의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조현식 한국테크놀로지그룹 부회장은 지난 25일 부친인 조 회장의 건강상태에 대한 논란과 관련해 우려를 표하며, 법적인 절차 내에서 전문가의 의견에 따라 객관적이고 명확한 판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조 회장이 지난 6월 보유 지분 전량(지분율 23.59%)을 조현범 사장에게 물려준 데 대한 공식 반발로 풀이되며, 앞서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신청한 성년후견심판절차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전함으로써 경영권 분쟁의 대결 구도까지 명확히 한 것이다. 차남에만 경영권을 물려준 해당 결정이 결국 남은 자녀들의 불만을 고조시킨 경영권 분쟁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조 부회장의 현재 지분율은 19.32%로, 부친 지분을 홀로 독차지한 조현범 사장(42.90%)과의 직접적인 대결에서는 밀리는 게 사실이다. 다만 누나인 조희경 이사장(0.83%)이 제기한 성년후견 개시 청구가 받아들여질 경우 앞선 지분 매각까지 무효화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어 경영권 승계의 새판을 짜는 기회를 얻게 된다.

여기에 10.82%의 지분을 쥐고 있는 차녀 조희원 씨 역시 조 부회장 편에 설 가능성이 농후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조현식 부회장이 업무상 횡령 등의 불법을 저질러가며 누나인 조희원 씨에게 금전적 도움을 제공했던 사실이 있는 데다, 이번 부친의 결정이 차남에게만 유리한 재산 상속 격으로 비춰져 충분히 불만을 품을 수 있어서다.

다만 자녀들의 반목과 반발에 대해 조양래 회장은 안타깝다는 입장을 전하며 맞서고 있다. 자신의 건강 역시 이상이 없음을 피력하는 한편 조현범 사장을 이전부터 최대주주로 낙점하고, 15년간 회사의 실질적 경영을 맡겨 충분한 검증을 마쳤다는 점을 강조했다. 즉 자신의 지분 매각 결정은 아무 문제가 없으며, 번복되지 않음을 분명이 한 것이다.

이처럼 양측 주장이 팽팽히 엇갈리다보니 업계는 성년후견 개시 심판 결과가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조 회장의 주장이 인용될 경우에는 조현범 체제에 힘이 실리게 되지만, 법원이 조현식 부회장 측의 손을 들어준다면 현재 횡령·배임으로 1심 유죄판결을 받고 회사 대표이사직을 물러난 조현범 사장의 입지에 상당한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는 평가마저 나온다.

물론 조현범 사장의 경영권 독식을 반대한 자녀들로서는 조 회장에 대한 성년후견 개시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조 사장과의 지분 싸움 전면전을 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경우 조현식 부회장 우호 지분은 30.97%로 조현범 사장의 보유한 42.90%에 크게 밀린다.

때문에 세력 규합 시에는 소액 주주들의 지지를 얻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국민연금이 6.24%의 지분을 쥐고 있기는 하지만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은 경영권 확보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17.57%(지난해 말 공시 기준)에 달한다는 이유에서다. 한진칼 경영권 분쟁 사례처럼 향후 주총에서 의결권 위임을 받아 표 대결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된다.

소액주주 입장에서도 주가 부양 호재를 지속하기 위해 오너일가의 격렬한 지분 싸움을 부추기는 게 유리하다는 반응이다. 실적 부진 여파에도 경영권 분쟁이 수면 위로 떠오른 지난 6월 말부터 한국테크놀로지그룹 주가가 1만1000원 선에서 1만6000원 수준으로 50% 가까이 급등했음을 고려하면, 긴 호흡으로 이번 분쟁을 지지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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