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담당 의사 고향이 전라도여서 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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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 ˝담당 의사 고향이 전라도여서 안도˝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02.28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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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전 국회 본청에서 당한 폭력에 소회 밝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전여옥 새누리당 의원이 3년 전 국회본청에서 당한 폭행 사건에 대해 소회를 밝혔다. 지난 2009년 2월 27일 전 의원은 한 부산 민가협 회원으로부터 폭행 당해 한 쪽 눈을 심하게 다쳤다. 전 의원은 27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사실과 다른 헛소문 등으로 기가 막혔던 당시 심경을 밝혔다. 또 고(故) 황장엽 선생의 '다른 한 쪽 눈까지 바칠 각오로 싸우라'는 얘기에 야속함을 느꼈다고도 썼다.

-다음은 전문     

아! 오늘이 그 날이었네요. 오늘이 그 날인 줄 몰랐습니다.
 
요즘 선거에 정신없이, 탈북자 강제북송저지에 온통 제 신경은 집중되어있어가지고요.

그런데 오늘 한 분이 제게 트윗을 올려주셨어요. -바로 오늘 좌익에게 국회에서 폭행을 당한 날이지요?'하고-아? 아! 그렇구나-했습니다.

2009년 2월 27일이었습니다. 그 날을 생각하면 지금도 몸이 파르르- 긴장됩니다. 국토해양위 회의가 있어 국회 본청 건물 뒤로 들어오다 바로 그 지점을 눈 여겨 보았습니다.

다- 기억합니다. 생생히- 갑자기 제게 뛰어들어 제 머리칼을 잡고 손가락으로 제 얼굴을 후벼파려했던 순간- 그것을 피하려다 제 왼쪽눈에서 통증을 느꼈고- 제게 욕설을 마구 퍼부었죠.

▲ 전여옥 새누리당 의원 ⓒ뉴시스
사람들이 그 기운좋은(?) 양반을 제게서 떼어놓자 저는 겨우 정신을 차렸습니다. 순간 창피하고 이럴 때일 수록 담대하고 담담해야지하고- 얼른 산발이 된 머리부터 매만졌습니다.(이걸 민중의 소리라는 뭔가에서 찍어 '멀쩡한 전여옥'이라고 공격했지요)

그랬는데 저를 옆에서 본 경위분이 '어서 의무실로 가야한다'고 했습니다. '왜요?'했더니 그 분이 바로 절 끌다시피 데리고 갔어요. 의무실 선생님이 절 보시더니 '많이 다쳤네요. 여기선 안되니 병원에 가세요'했습니다.

그제서야 거울로 보니 제 눈 아래 살점이 떨어져 나갔고- 저도 당황해서 제가 다니던 순천향병원에 갔습니다. 검사를 받고 입원해서 전치 8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진단받을 때 레지던트들이 쭉 둘러싸고 저를 구경하던 것이 기억납니다. 전 원래 아픈 적이 없어서 병원에서 제가 무슨 실험대상이 된 듯해 좀 당황했습니다.

정신적으로 더 힘들었지요. 좌파매체는 이런 저런 식으로 제가 다치지도 않았는데 어쩌구- 하면서 전 참 이 나라가 무서운 나라가 됐구나 했습니다.

게다가 제게 8주 진단을 내린 박모 과장님이 경상도 분이라 그랬다는 헛소문까지 퍼트리는 세력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분이 전라도가 고향이라는 점을 듣고 그 와중에 안도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다른 병원의 안과 선생님들도 그 과장님이 얼마나 깐깐하고 틀림없는 분인데라며 글을 올려주시기도 했습니다.

재판에 들어갔습니다. 좌파진영은 최병모 특검출신 변호사부터 십여명이 초호화진용을 꾸렸더군요. 그들은 동의대 사건이 민주화 유공자라고 여전히 우기고 그 당시 23살, 24살 순경들은 반민주화세력이며 학생들이 감금하고 던진 화염병에 불타죽은 것이 아니라 질식해 죽거나 떨어져 숨졌기에 직접적 사인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전 그들의 진짜 모습을 보았습니다.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독하고 더 악한 세력들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정말 많은 것을 보았습니다.

증인이 되어주신 의사선생님도 '세상에-' 하시며 진짜 대한민국이 적화가 됐군요- 하셨습니다.

그때 황장엽 선생님이 문병을 오셨습니다. 제게 말씀하셨지요. '한 쪽이 괜찮으니 나머지 한 쪽눈까지 바칠 각오로 저들과 싸워 반드시 이기라'고요.

그런데 심신이 나약할 대로 나약한 저는 그 말씀이 무섭고 야속하기까지 했습니다.  

그게 3년 전이었습니다. 한동안 사람많은 곳에 가기도 힘들고 먹을 수도 잠잘 수도 없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런 어느 날- 저는 이런 경험을 했습니다. 누군가 저를 따라오는 듯한- 그런데 아주 가슴이 따뜻하고 편안하고 든든했습니다.

그 짧은, 그러나 강렬한 그 느낌- 저는 동의대 사태로 억울하게 숨진 순직 경찰관들이 저를 보살피고 보호해준다는 생각을 문득 했습니다. 그 뒤부터 전 더 용기있고 용감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확신도 들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너를 해칠 수 없을 것이다. 그 어떤 폭력이나 테러에도 안전할 것이다'라는- 이상한 체험이었습니다.

오늘 바로 3년 전- 그러나 저는 일상속에서 일 속에 파묻혔다. 그 분의 한마디로 '아! 오늘이구나'하고 알았습니다.

기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더 강한 사람으로 담금질 되었습니다. 이 한 몸 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바치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2012년 2월 27일

3년 전 그날을 기억하는 모든 분들과 함께하며-

전여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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