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귓속말 정치 끝내고 완전국민경선제 수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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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귓속말 정치 끝내고 완전국민경선제 수용?
  • 윤진희 기자
  • 승인 2012.06.14 11: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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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이재오·정몽준…´단단한 벽도 흐르는 물에 무너지는 법´ 朴침묵 깨기를 기다리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희 기자]

새누리당 비박 주자(김문수 이재오 정몽준)측 얘기를 들어보면 황우여 대표의 회동 제안을 유보시킨 데에는 언론에서 밝혔듯이 '진정성의 결여' 때문이다.

여기서 말하는 진정성의 결여란 대화를 통해 성실하게 문제를 풀어가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국민선거인단을 20만에서 50만으로 늘리는 등의 절충안을 언론에 흘리기는 해도 정작 본인들(비박주자)에게는 일언반구도 없다는 얘기다.

이들은 또한 황우여 대표의 정체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당 지도부 수장인데도 불구하고 박근혜 전 대표의 대변인으로 전락한 모습이라는 것. 안 그래도 비박 주자들은 박근혜당이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하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황 대표가 취하는 태도는 '박근혜 사당화'라는 의구심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는 입장이다.

결과적으로 비박주자들은 박근혜 전 대표가 하루 빨리 침묵을 깨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꼭두각시와 얘기하기보다는 수장을 직접 만나고자 한다. 특히 직접 대선에 뛰어드는 당사자가 명확한 입장을 밝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떤 이유로 완전국민경선제를 거부하는지, 정말 안 된다면 왜 안 되는지, 절충안을 생각한다면 어떤 안들이 있는지 등을 밝힐 필요가 있다.

ⓒ뉴시스.
앞서 박 전 대표는 비박 주자들의 완전국민경선제 주장에 대해 지난 4월 23일 '선수가 룰에 맞춰야지'라는 입장을 전했다. 그 이후로는 한달 넘게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렇다고 완전한 묵비권을 보인 것은 아니다. 간접적이긴 해도 친박측 입을 타고 박 전 대표의 의견은 전해졌다.

지금까지의 얘기를 종합해보면, 무조건 현행 경선룰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선거를 얼마 안 남긴 상태에서 이러한 주장을 하는 비박 주자들의 의도에 제동을 거는 듯하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식을 취하려 한다는 문제제기다. 결국, 박 전 대표도 비박 주자들의 순수하지 못한 진정성 결여의 문제를 꼬집고 있다.

박 전 대표는 또한 해외 경선제도에 대한 검토결과 완전국민경선제 보다는 현행 경선룰이 낫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비박 주자들이 강한 반발을 보여 이를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현행 룰과 완전국민경선제의 중간지대는 고려해볼 수도 있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박 전 대표가 대승적 관점으로 비박 주자들을 일거에 포용할 수도 있다고 관측한다. 실제로 드라마틱한 타이밍을 셈하는 중일 수도 있다.

이와 관련, 김문수 경기지사 캠프 관계자는 1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알고 보면, 2007년 대선 경선 때도 박 전 대표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흘러갔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의 대승적 양보 때문에 타결을 볼 수 있던 것"이라며 "이제는 박 전 대표가 양보할 차례"라고 말했다. 또한 "완전국민경선제는 시대적 요구이다. 박 전 대표가 시대적 흐름을 모르는 분이 아니다"며 "아무리 단단한 벽도 흐르는 물에 의하면 무너진다"고 내다봤다. 

어쨌든 새누리당 경선룰 확정은 7월20일경부터 경선이 시작된다고 봤을 때 중앙선관위에 위탁하기 전인 이달 20일 안팎으로 타결될 전망이다. 문제는 박근혜 전 대표와 비박 주자들(김문수 이재오 정몽준) 간의 갈등 고리를 푸는 모습을 어떻게 하면 모양새 좋게 보여주느냐이다.

물론 현재까지는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가 이달 중 대선출마 선언을 염두에 두고 있어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침묵을 깰 것은 분명한 듯 보인다. 한편,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표는 지금까지 귓속말 정치를 해왔다. 완전국민경선제 입장만 해도 여전히 측근들에게 귀띔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나"라며 "이런 모습은 그의 리더십의 한계를 보여준다. 박 전 대표가 이제는 입을 열 때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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