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실적 압박에 직원 자살…SC은행, "사실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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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실적 압박에 직원 자살…SC은행, "사실 아니다"
  • 강정화 기자
  • 승인 2012.06.2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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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기업도 한국에 오면 실적 스트레스 가중?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 강정화 기자]

30년을 영업으로 근무한 외국계 시중은행의 기업담당 부장이 과도한 실적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9일 경기 용인서부경찰서에 따르면 18일 오전 6시 경 용인시 상현동 한 아파트 16층 계단 창문에서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이하 SC은행, 은행장 리차드 힐) 서울 모 지점 (소)기업 담당 조 모씨가 뛰어내려 숨졌다.

경찰은 조씨가 최근들어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례가 많아졌다는 유족들의 진술을 토대로 조씨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 중이다.

숨진 조씨는 A4용지 3장 분량의 자필 유서를 통해 업무 스트레스를 토로하고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들은 숨진 조씨가 평소 과도한 실적 압박에 시달려 "출근하기 두렵다"는 말을 최근 자주 했다고 설명했다. 유족들은 "유서에서도 실적 스트레스에 대한 괴로움을 토로한 내용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 SC은행의 지점장이 과도한 실적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사진은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 리차드 힐. ⓒ뉴시스

올 들어서도 SC은행은 지난 2월 영업 실적이 저조한 600명의 직원들에게 '주의' 또는 '경고'를 한 데 이어 올 상반기 평가에서 실적이 저조한 직원에 대해서는 징계조치키로 하는 등 '성과주의 문화'를 확립하겠다는 의지를 보여 노조측이 강하게 반발해 왔다.

이어  SC은행은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은행권 최장기 파업을 벌였다. 당시 성과급제 도입을 두고 노조는 강력 반발했다. 은행측은 지점 폐쇄로 맞섰다.

하지만 SC은행이 올해 1분기 1428억원의 당기순익을 냈다. SC은행은 지난달 30일 실적발표를 통해 1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1373억원)보다 4.0% 증가한 1428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조 지점장뿐 아니라 많은 직원들이 극심한 정신적 압박에 시달려 왔다"며 "실적 압박이 극에 달해 인격을 무시하는 처사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SC은행 관계자는 "SC은행의 성과향상지원계획(PIP : Performance Improvement Plan)은 영업을 지원하는 업무지원의 체계화를 위한 것"이라며 "실적이 저조한 직원 48명에 대해서도 성과 개선의 '권고'였다"고 말했다. 또 "조 모씨의 경우는 실적이 좋은 경우여서 성과에 따른 업무 스트레스는 아니다"라며 "유서의 공식 공개는 아니어서 경찰조사를 기다려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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