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권력이 알아주는 대통령 박근혜를 이길까
스크롤 이동 상태바
문재인은 권력이 알아주는 대통령 박근혜를 이길까
  • 윤진석 기자
  • 승인 2012.07.18 16: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정희와 노무현 대리전 ´눈길´
文이 참여정부 과오 짊어져야 된다면 朴도 마찬가지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진석 기자]

12월 대선에 출마한 문재인 예비후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런 지적을 한다. "문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다. 노무현의 과오를 책임질 사람이 대선에 왜 나왔냐"는 것이다.

한 여권 인사는 얼마 전 "지난 대선 때 이명박 대통령이 왜 된 것이냐. 노무현 정부 때문에 양극화가 초래됐지 않냐. 참여정부 민생정책이 실패됐기 때문에 이 대통령이 당선 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그간 귀에 딱지가 붙을 정도로 '노무현의 빛과 그림자'라는 말을 들어왔다. 어찌 보면 이로 인한 스트레스가 상당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노무현 프레임'이 강할수록 '문재인 존재감'은 상실된다. 어느 누구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으로 전락하길 원하지 않는다.

사실상 문 후보에 대한 평가 중에는 인기가 많은 것도 노무현 때문, 대선후보로서 한계가 보인다는 것도 노무현 때문이라고 폄하하는 시선들이 많았다.

ⓒ뉴시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도 '박정희의 빛과 그림자'에 묶여 있다.

높은 지지율 저변에는 故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 그리고 어머니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로서 유신정권을 이끈 잔영이 짙게 깔려있다. 물론, 국민의 희생을 강요한 독재자의 딸이라는 굴레도 같이 따라붙는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후보와 박근혜 후보는 닮았다. 각각 노무현과 박정희의 정치적 자산을 물려받은 격이다.

하지만, 바로 이 점 때문에 이들은 너무나 다른 케이스로 분류된다. 박 전 대통령이 무력으로 권력을 빼앗았다면, 노 전 대통령은 서민의 지지를 받은 경우다.

어쨌든 문 후보는 '참여정부 비서실장'이었다는 이유로 대선 출마를 하지 말았어야 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박근혜 후보는 어떨까. 그에게 이런 공격을 하는 이들은 상대적으로 적거나 거의 없는 듯하다.

대신 박근혜 후보는 한층 센 공격을 받고 있다. 민주적이지 못한 불통 대통령이 나오면 나라가 잘못된 길을 간다는 의견들이다. 박근혜 후보가 보여준 그간의 행보가 유신독재 시절을 연상시킨다는 우려다.

박 후보로서는 적어도 억울할 일은 없다. 최근 경선 룰 관련 처사도 그렇고, 비난을 받는 것은 온전히 뿌린 대로 거뒀을 뿐이다.

ⓒ뉴시스.
반면, 문 후보는 상당히 섭섭할 만 하다.

민주통합당 경선 룰 관련 '대승적 관점의 배려'를 하는 등 꽤 괜찮은 리더십을 보이고 있는데도, 여전히 "노무현 과오를 짊어져야지 대선 출마를 왜 했냐"라는 얘기를 듣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적을 문 후보에게 하려면 박 후보에게도 똑같이 했으면 해서 하는 말이다.

또한 참여정부는 과오도 있지만 성과도 분명히 있다. 문 후보도 지난 16일 CBS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 "참여정부는 민주주의나 복지 확대나 권위주의 해체라든지 남북관계 발전, 국가균형 발전 등에서 굉장히 큰 성취를 이룬 정부"라고 피력했다.

문 후보는 출마를 선언한 대선주자들 중 박근혜 후보 다음으로 높은 지지율을 달리고 있다. 정치는 생물이라 여러 변수가 작용된다. 큰 변수가 없다면, 이번 대선은 ‘박근혜 대 문재인’이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이들은 '박정희 대 노무현'이라는 대리전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두 대통령 모두 극과 극의 평가를 받고 있다.

한편, 박근혜 후보를 지지할 거라는 한 시민(여/65)은 "권력이 알아주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 그래야 힘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 봐라. 제대로 기 한 번 못 피지 않았냐"라고 씁쓸해했다. 골자는 힘 있는 대통령이 나오려면 권력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박 후보는 유신독재 향수가 짙은 7인회 멘토단을 비롯해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정재계 인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권력이 알아주는 대통령, 권력이 등 돌린 대통령. 이런 것이 아닌, (누가 됐든)국민이 권력이고 국민이 힘을 주는, 그래서 집권 내내 그 힘으로 통합을 이뤄낼 대통령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꿈은 자산!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