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10개월 앞…김현철·양정철 ‘과학적 선거’ 소환되는 까닭 [김자영의 정치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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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10개월 앞…김현철·양정철 ‘과학적 선거’ 소환되는 까닭 [김자영의 정치여행]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3.06.09 20: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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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총선 승리 사활…노조·시민단체, 정부 압박에 결집↑
지역구 50~60곳 접전 예상…‘과학적 선거 전략’ 강조돼
양정철 ‘빅데이터’ 기반 영입·공천·선거, 21대 총선 승리 기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 시사오늘 (그래픽 = 김유종 기자)
총선을 앞두고 지난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빅데이터 선거’를 주도한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의 사례가 거론되기도 한다. ⓒ 시사오늘 (그래픽 = 김유종 기자)

여야가 2024년 총선을 10개월여 남겨두고 물밑에서 준비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 지선에서 연이어 패한 만큼 승리가 절실한 입장이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여소야대 정국을 탈피하고 완전한 정권교체를 하기 위해선 총선 승리를 통해 국정 동력을 확보하는 게 필수적이라 보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 기관의 총선 관련 설문에서 ‘정부 견제론(야당 지원)’이 ‘정부 지원론(여당 지원)’보다 앞서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어 여당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가 노조 회계 투명성 점검, 심야 집회 금지 법안 검토를 비롯해 시민단체 보조금을 삭감 방침을 내놓고 있어 노조와 시민단체의 견제 감정도 기저에 상당히 강하게 깔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양당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지역구 92석, 비례 20석 총 110석을 안정권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은 지역구 80석, 비례 20석 총 100석을 예상한다. 안정권 밖의 접전지 50~60곳을 두고는 치열한 다툼이 있을 거라는 전망이다. 양당 지지율이 30%대 내외에서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득표율이 45대55~55대45쯤으로 크게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해서다.

정세운 시사평론가는 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거대 양당 모두 내년 총선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역별로 젊고 새로운 인물을 선호하냐, 경륜 있는 이를 선호하냐, 정치인을 바라냐, 학자를 바라냐 등 성향을 세분화한 과학적 전략을 물밑에서 세우고 있다. 여권 내 ‘대규모 검사 공천설’도 내부 사정을 모르고 하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며 “승패를 쉽게 판가름할 수 없는 50~60석을 두고 치열한 다툼이 있을 거라는 게 총선 관련 전략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라고 전했다. 

정 평론가는 15대·21대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한 결정적 요인이 각각 김영삼 전 대통령(YS) 차남 김현철 교수를 중심으로 전문가들이 모여 연구한 뒤 실행한 과학적 선거 전략,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을 중심으로 한 ‘빅데이터 기반 선거’였다며 “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과학적 선거 기법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평론가가 언급한 김현철 교수는 정치권에 과학적 선거 전략 기법을 들여왔다. 김 교수는 별도의 연구소를 통해 여론조사, 현장 동향 등 정보를 제공했는데, 이를 기점으로 정치인 개인의 ‘감’에 의존하던 때와 달리 객관적 근거를 바탕으로 선거를 치르기 시작했다. 신한국당은 1996년 15대 총선에서 여당이었던 임기 4년 차임에도 139석(46.48%)을 얻어 원내 제1당으로 올라섰다. 당시 신한국당에 이재오·김문수·홍준표 등 새로운 인물을 영입한 것은 ‘개혁공천’의 사례로 전해지고 있다.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은 대표적 선거 전략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이 지역구 163석, 비례대표 17석 총 180석이라는 압도적 의석을 얻는 데 기여했다. 양 전 원장의 민주연구원은 당시 철저한 조사, 정보수집을 기반으로 인재 영입, 전략공천, 과학적 선거운동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연구원에서 비례대표용 연합정당에 참여해야 총선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취지의 대외비 보고서가 작성되며 ‘더불어시민당’ 위성정당 창당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21대 총선 당시 민주당의 지역구 득표율은 49.91%로 미래통합당(41.46%)과 약 8%p 차이에 불과했지만, 의석수 비율은 60%로 통합당(34.33%)의 두 배에 가까웠다. 민주당 당선자 중 2위 후보와의 득표율 차이가 5%p 내외로 접전의 결과를 보인 지역구가 상당했다. 서울시만 보더라도 중구·성동을 박성준 의원은 4.69%p 차, 광진을 고민정 의원은 2.55%p 차, 영등포구을 김민석 의원은 5.91%p 차, 강동갑 진선미 의원은 3.8%p 차로 이겼다. 정 평론가는 “접전지에서 승패를 가른 결정적 요인은 과학적 선거 기법”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신인 고민정·이수진이 각각 중진인 오세훈·나경원을 이기고 광진을·동작 지역구 국회의원이 된 배경에 민주연구원의 이미지 메이킹 전략, 지역구마다 성별·연령별 유동인구 동선 빅데이터를 활용한 선거운동 전략 등이 있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은 9일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내년 총선과 관련해 “국민의힘은 꼰대·구태 이미지, 개별 인물의 영향력이 약한 면이 있는데, 젊거나 유능한 인물을 새로 영입해 잘 정비하고 변화를 꾀한다면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 거다. 집권 여당이기 때문에 정책 주도권을 행사하고, 쇄신·리크루팅 등을 하는 데 야당보다 유리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물갈이 이야기가 나오면 지역구 관리에 매진하고 있는 기존 의원들의 저항이 심할 텐데, 이를 극복하려면 선수나 여론조사 등을 고려한 동일한 기준·원칙을 세워서 현역 의원·당협위원장이 납득하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논설위원은 민주당과 관련해선 “민주당은 과학적 선거를 말하기에 앞서 이재명 대표 체제로 선거를 치를 것인가부터 결정해야 한다. 여러 논란으로 쌓인 불신을 해소하고 당이 새롭게 변화하지 않는 이상 백약이 무효”라고 지적했다. 

여야간 대립이 날로 심화되는 상황입니다. 정치권에서 왜 저런 선택을 했을까 의문이 든 적 한 번쯤 있을겁니다. 이들의 선택은 과거 정치 경험으로부터 얻어진 학습효과 아닐까요. ‘김자영의 정치여행’은 현 정치 상황을 현대 정치사를 비춰 해석해 봤습니다. 다음주 금요일에 찾아 뵙겠습니다. <편집자주>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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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철같은 소리 하네 2023-06-11 09:04:45
윤석열을 검찰총장으로 만든 그 양정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