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나 했는데”…국제유가 급등에 기름값 다시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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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리나 했는데”…국제유가 급등에 기름값 다시 ‘안갯속’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3.10.11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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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석유제품 가격 최근 하락세…국내 가격도 한동안 감소할 듯
장기 전망은 이-팔 전쟁에 달려…업계 “격화 않기를 바라는 중”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뉴시스
10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표기돼 있다. ⓒ뉴시스

국내 주유소 판매 휘발유·경유 가격이 13주 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가운데, 국제 석유제품 가격 하락 기조에 따라 향후 2주간은 기름값이 소폭 하락할 전망이다.

다만, 석유제품의 원재료인 원유 가격이 국제 정세 변화에 따라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가격 추이는 좀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 급락…다음 주까지 국내 휘발유·경유 하락 전망


10일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 전국 주유소 휘발유·경유 판매 가격은 휘발유 1795.99원, 경유 1700.15원으로, 13주째 오름세를 기록했다.

업계는 이번 주와 다음 주 중 전국 주유소 휘발유·경유 가격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몇 주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지난 10월 첫째 주 배럴당 91.80달러를 기록했다. 직전 주인 9월 넷째 주(100.58달러)와 비교하면 약 9.5% 급락한 수준이다. 10월 둘째 주 역시 배럴당 92.77달러로 90달러대를 유지했다.

경유 역시 지난 8월 5주차부터 9월 4주차까지 배럴당 120달러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10월 1주차 119.84달러를 기록하며 110달러대로 내려왔다.

통상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국제 가격에 2주 정도 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팔 전쟁에 국제유가 반등…전쟁 양상이 기름값 ‘변수’


다만, 장기적으로 하락세가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실제 최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등 국제 정세가 급변하면서, 원재료인 국제 석유 가격이 반등하는 모습이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을 공식선포한 직후 거래일인 지난 9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기준 국제유가는 배럴당 86.38달러로, 직전 거래일인 지난 6일 82.79달러 대비 약 4.3% 상승했다.

최근 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80달러 후반에서 90달러 초반 사이를 하루에 1달러 안팎의 간격으로 비교적 완만하게 오르내리고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급등한 수준이라는 평이다.

업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산유국이 아닌 만큼, 이-팔 전쟁이 원유 수급 불안 및 국제유가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란 등 산유국이 전쟁에 직접 참여할 경우, 영향이 장기화할 우려도 제기된다.

윤재성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이-팔 전쟁과 에너지 시장’ 보고서를 통해 “(전쟁이 미국과 이란의 대리전으로 비화하면) 이란-미국의 협상 종료로 (미국의 이란산 석유) 제재가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란은 글로벌 원유 시장에 영향력이 높아지기 시작한 상황이다. 향후 이란이 (석유 수송 경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거나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하는 등의 리스크도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국제유가를 가늠하기 어려워지면서, 기름값 전망 역시 다시 안갯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이다.

조장은 대한석유협회 팀장은 “최근 국제 휘발유 가격이 지난달 중순부터 최근까지 큰 폭으로 떨어지는 추세였기 때문에 현재 유가가 제품 가격에 영향을 미치려면 국제 유가가 계속 상승 기조를 보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과거 이-팔 분쟁이 국제유가에 단기적인 영향만 보인 사례가 있었지만, 중동은 우리나라가 원유 도입을 많이 하는 곳인 만큼, 주변국으로 전쟁이 격화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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