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 듣고 왔습니다”…K-배터리 재활용, 어디까지 왔나?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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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 듣고 왔습니다”…K-배터리 재활용, 어디까지 왔나? [르포]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3.11.30 11:4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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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순환경제 페스티벌 찾은 사용후배터리 기업들
배터리 검사·교체·재제조하고 재활용 소재 생산도↑
전주기 이력관리시스템 마련 등 제도 확보 노력 필요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지난 29일 2023 대한민국 순환경제 페스티벌 내 모빌리티 구역에서 한 관람객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시사오늘 권현정 기자
지난 29일 2023 대한민국 순환경제 페스티벌 내 모빌리티 구역에서 한 관람객이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시사오늘 권현정 기자

29일 찾은 ‘2023 대한민국 순환경제 페스티벌’ 전시장 현장은 전시 첫날 오전 시간이었단 점을 감안해도 한산했다. 전시장을 둘러보던 한 관람객은 “사람들이 순환경제에 관심이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여기에 지갑을 열겠다는 건 아닌 것 같다”며 한숨 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전시장은 조금씩 채워지기 시작했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 순환경제 기업들이 모인 ‘모빌리티 순환경제’ 부스에서는 팸플릿을 챙기거나 사업 부문에 대해 열정적으로 질문을 던지는 관람객들의 모습도 왕왕 볼 수 있었다.

이날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2023년 순환경제 페스티벌에서 이제 막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전기차 배터리 순환경제 생태계를 건너보고 왔다.

 

폐배터리 되기 전 두 번째 생 ‘시작’…재제조 배터리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전기차 폐차 대수는 2025년 56만 대, 2035년 1784만 대, 2040년 4277만 대 등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른 사용후배터리 발생량은 2040년 기준 3339GWh(기가와트시), 즉 3TWh(테라와트시) 이상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 폐배터리 산업에도 기업들이 모여들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포엔’은 사용후배터리가 순환을 위해 가장 처음으로 거치는 ‘분해’ 과정을 담당하는 기업이다.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은 10년에서 15년 안팎이다. 이후에는 초기용량 대비 80% 이하로 성능이 떨어지면서 교체가 필요해진다.

다만, 10년마다 전기차 배터리 팩 단위에서 통째 폐기와 교체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배터리를 이루는 가장 작은 단위인 셀(전지) 중 성능이 떨어진 것만 교체하면 배터리는 두 번째 생을 시작할 수 있다.

포엔은 팩 단위로 들어온 전기차 배터리를 분해, 각 셀의 잔존가치를 평가하고 재조합해 ‘제재조 배터리팩’을 생산하고 있다.

신품 대비 높은 가격 경쟁력, 전기차용에서 ESS(에너지저장장치), E-바이크용 등으로 이어지는 다각화된 포트폴리오 등이 특징이다.

아직은 국내 전기차발(發) 사용후배터리 발생이 많진 않은 만큼, 배터리 검사 및 일부 수리 등의 비중이 큰 편이지만, 향후 시장이 열리는 때를 준비 중이라는 게 포엔의 설명이다.

포엔 관계자는 “이제 시작이라고 보면 된다. 전기차가 출시된 게 2014~2015년이다. 사이클이 10년 정도라고 한다면, 내년이나 2025년부터는 교체 배터리 수요가 나오기 시작한다. 대비해서 이렇게 (사업을) 진행 중이다”라며 기대를 내비쳤다.

 

방전하고 갈아내고…블랙파우더·매스에서 전구체 소재까지


잔존가치가 75% 이하로 떨어져 전기차는 물론 ESS, E-바이크 배터리로도 제재조가 어려운 배터리는 ‘재활용’ 생태계로 입장하게 된다. 배터리를 갈아서 배터리 소재를 추출해 내는 과정이다.

배터리 재활용은 크게 배터리의 셀을 파·분쇄해 블랙파우더 또는 블랙매스를 만드는 전처리 과정과 여기서 광물 등 배터리 소재를 추출하는 후처리 과정으로 나뉜다. 

‘이알’은 전처리 과정을 맡고 있는 기업이다.

이알은 사용후배터리가 팩 단위로 입고되면 이를 방전시킨 후 셀 단위로 해체한다. 이후 셀을 자체적으로 개발한 열처리 설비에 투입해 화재와 폭발의 위험성을 제거하고 파·분쇄를 진행, 블랙파우더를 생산한다.

이알 관계자는 “우리가 생산한 블랙파우더는 유가금속(광물) 함유량이 높은 편이고, (자체 개발한) 공정이 친환경성도 챙기고 있다. 점점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라며 기술력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아직은 유통되는 폐배터리 양 자체가 많지 않은 만큼, 향후 배터리 확보 역량을 키우는 데도 주안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이알 관계자는 “아직은 수요가 공급보다 좀 더 많다. 우리가 처리를 하고자 하는 용량보다 들어오는 게 적은 상황”이라며 “이제 얼마나 배터리를 많이, 잘 가져올 수 있는지가 (사업 경쟁력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시사오늘 권현정 기자
새빗켐 부스에 전시된 재활용 소재들. ⓒ시사오늘 권현정 기자

생산된 블랙파우더, 블랙매스는 후처리 공정 사업체로 이동한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새빗켐’은 전처리 공정과 후처리 공정을 수행하는 기업이다.

특히 새빗켐은 전구체 소재인 NCM(니켈코발트망간) 황산 복합액을 생산하고 있다. 생산량, 가격경쟁력 등을 강점으로 최근 LG화학과 켐코 합작사 한국전구체와 장기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배터리 기업의 재활용 소재 수요가 늘어날 전망인 만큼, 포트폴리오 및 생산능력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최근 EU는 폐배터리 재활용 촉진을 위해 폐배터리에 있는 리튬, 코발트, 구리, 니켈 등을 일정 이상 의무적으로 수거한다는 내용의 배터리법을 통과시켰다. 미국 역시 IRA(인플레이션감축법)를 통해 폐배터리 재활용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배터리 기업들의 재활용 소재 활용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는 셈이다.

현재 새빗켐은 2공장 증설, 3공장 및 상주공장 신규 투자 등을 통해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내년부터는 기존 황산 복합액 외에 탄산리튬으로까지 생산 제품도 확대한다.

새빗켐 관계자는 “대부분의 배터리 재활용 업체들이 확장공사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2030년~2035년에 폐배터리가 많이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그때를 보고 확장공사를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사용후배터리 통합관리체계에 법안 마련도…제도 확보 ‘속도’


다만, 기업만의 노력으로는 생태계 활성화에 한계가 있다. 이 같은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등을 주축으로 한 배터리 얼라이언스는 지난 14일 정부에 ‘사용후배터리 통합관리체계’ 업계안과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법안(전기자동차 배터리 공급망 안정화 및 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을 전달했다.

현재 전기차 사용후배터리는 폐기물 관리법에 따라 폐기물로 처리된다.

현재까지는 보조금을 받은 배터리의 경우 지자체에 반납할 의무가 있어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에서 위탁관리되고 있지만, 2021년 이후 보조금을 받은 배터리 또는 보조금을 받지 않은 배터리는 향후 폐기물로 처리될 수 있는 상황이다.

사용후배터리 소관 정부 부처도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으로 분산돼 있다.

이에 따라 배터리 업계는 사용후배터리를 폐기물이 아닌 자원으로 규정하고, 배터리 전주기 통합이력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사업화를 뒷받침한다는 계획을 정부 전달안에 담았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관계자는 “EU에서는 배터리 여권 제도를 운영한다. 우리도 (배터리 전주기 정보를) 통합해서 하나로 관리를 한다는 내용을 담았다”며 “(정부에 법안 등 제출 이후) 부처 간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안다. 결과가 나오면 그때 (이력관리시스템 추진 등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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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톡뉴스 2023-11-30 19:4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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