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이회창 전철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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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이회창 전철 밟는다?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3.01.03 1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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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 직후 정치일선 복귀 모습에 ´우려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문재인 민주통합당 전 후보가 48% 지지를 너무 확대해석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문 후보가 지난 18대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 너무 빨리 정치 일선에 복귀하는 모습을 비친 것과 관련해서다.

대선 패배 직후 '양산 자택 칩거'에 들어갔다던 문 전 후보는 지난 1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문 전 후보 옆에는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 이병완 노무현재단 이사장, 성경륭·변양균 전 정책실장 등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이 서있었다. 사실상, 친노(친노무현) 세력들의 결집인 것이다.

이번 대선 패배의 주요 이유 중 하나로 '친노 패권주의'가 거론되는 마당에 이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이 친노 세력들이 노 전 대통령 묘역 앞에서 단결을 과시한 셈이라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문 전 후보는 2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한술 더 뜨는 모습이었다.

▲ 문재인 민주통합당 전 대선후보 ⓒ뉴시스
그는 헬렌 켈러의 말을 인용, "하나의 행복의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 그러나 가끔 우리는 그 닫힌 문만 너무 오래 보기 때문에 우리를 위해 열려있는 다른 문을 보지 못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비관주의자들은 별의 비밀을 발견해낸 적도 없고 지도에 없는 땅을 향해 항해한 적도 없으며, 영혼을 위한 새로운 천국을 열어준 적도 없다"고도 덧붙였다.

여기서 문 전 후보가 언급한 '비관주의자'는 대선 패배의 주된 책임을 자신과 친노 세력에게 있다고 주장하는 당안팎 세력인 것으로 자연스럽게 해석된다. 당연히 비(非)노 세력들로서는 불쾌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의 한 분석통은 "하나의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린다는 말은 좋은 말이지만 문 전 후보가 자신에 대한 비판 세력들을 비관주의자로 몰아세우는 듯한 '늬앙스'를 풍긴 건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분석통은 또 "문 전 후보가 48%를 득표한 것에 대해 너무 고무된 모습인 것 같다"며 "하지만, 아무리 많은 득표를 했더라도 선거 패배의 책임을 덮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정치권에서 지난 1997년 '이회창 사례'가 거론된다. 당시 이회창 후보 는 김대중 후보에게 패배 후 자신에게 쏟아진 책임론을 정면 돌파했다. 이랬던 이 후보는 2002년 대선에서도 패배한다.

이와 정반대 되는 사례가 있다. 지난 1992년 대선 당시 김대중(DJ) 후보는 패배하자 마자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이렇게 몸을 바닥까지 낮춘 DJ는 5년 뒤인 1997년 대선에서 당선됐다.

정치권에선 문 전 후보와 친노 세력들의 기득권 포기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하지만, 작금의 모습은 이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아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이번 트위터 글에 대해 문 전 후보 측은 "대선 패배로 상심한 지지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문 전 후보가 최소한의 행보를 하는 것"이라며 "노동자들의 잇단 자살이 대선 패배와 연결돼 있다는 소식에 희망을 갖자는 취지에서 트위터에 글을 남긴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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