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 건설업 불황속 회사채 흥행…발행액 2배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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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건설업 불황속 회사채 흥행…발행액 2배 확대
  • 정승현 기자
  • 승인 2024.01.26 2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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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만기 녹색채권 상환에 투입…최종 채권 발행규모 2560억
환경·에너지 등 사업구조 확장으로 주택경기 침체 극복 모양새
투자자 평가 긍정 해석…신사업 확장 따른 재무부담은 리스크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승현 기자]

SK에코플랜트 자회사 SK오션플랜트가 수출을 위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을 배로 옮기고 있다.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 자회사 SK오션플랜트가 수출을 위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을 배로 옮기고 있다. ⓒ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거두면서 채권 발행 규모를 기존보다 두배가량 늘리기로 했다. SK에코플랜트는 그동안 사업다각화를 추진해왔는데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긍정적 평가를 확인한 만큼 신사업 안정화에 힘을 기울일 전망이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4일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모집금액 1300억원보다 많은 7000억원을 공모했다. 1년 만기 300억원어치 채권 모집에 2110억원, 18개월 만기 400억원 모집에 1810억원, 2년 만기 600억원 모집에 3080억원이 각각 몰렸다.

이에따라 SK에코플랜트는 이날 공시를 통해 최종 회사채 발행금액을 1년 만기 530억원, 18개월 만기 750억원, 2년 만기 1280억원 등 총 2560억원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간 건설업 실적 비중을 줄이고 환경과 에너지 등 신사업을 키워온 전략 변화가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온 모양새다.

채권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은 3년전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녹색채권 가운데 2560억원을 상환하는데 쓰인다. 

주택시장 침체 기조와 부동산PF발 위기에도 불구하고 이번 공모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끈 이유로 다각화된 사업 모델이 꼽힌다. 

앞서 SK에코플랜트는 시공 및 건축개발 중심에서 벗어나 친환경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건축뿐아니라 환경, 에너지까지 사업 영역을 넓혔다.

먼저 2020년 환경시설관리를 인수하고 미국 연료전지 기업 블룸에너지와 합작기업을 설립하는 등 폐기물처리와 재활용사업에 뛰어들었다. 2022년에는 싱가포르의 테스(TES)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사업영역을 해외와 전자폐기물(E-waste) 분야로 확장했다. 같은해 SK오션플랜트 인수로 해상풍력시설을 짓는데 필요한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수소에너지 생산과 연계해 ‘그린수소 밸류 체인’ 구축에 나서고 있다.

이같은 신사업 진출은 매출과 이익 창출로 나타났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전체 매출중 환경·에너지 매출은 2조2846억원으로 사업비중(35%)이 전년동기보다 두배나 커졌다. 

동시에 건축과 주택, 플랜트 등 기존 건설업 매출도 4% 늘어난 4조229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건축·주택부문이 80% 넘게 감소해 197억원에 그쳤지만 흑자전환한 플랜트(1506억원)와 인프라(878억원)가 이를 보완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사업다변화가 SK에코플랜트의 재무부담을 늘렸다고 우려한다. 순차입금이 2020년말 1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3분기 4조5000억원으로 확대됐다. 한때 부채비율은 공격적인 투자로 2020년말 400%를 넘기기도 했지만 이후 꾸준히 개선돼 지난해 3분기 210%까지 떨어졌다. 이는 신사업을 위한 투자가 실적으로 이어진 결과라는 것이 신용평가사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재무부담에 대한 대비책은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기준 현금성 자산이 1조2000억원, 투자지분은 2조8000억원 수준이다. 또한 SK그룹 계열의 재무와 실적이 탄탄해 문제가 생기면 자금 지원이 원활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부동산PF발 위기에서도 비교적 자유로운 모습이다. 한국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자기자본 대비 PF 비율이 20%(9600억원)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건축사업은 도급 위주로 수주하는 전략을 펴기 때문에 PF로 인한 부담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향후 SK에코플랜트의 성장여부는 다각화된 수익구조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느냐가 판가름할 전망이다. 주택시장 개선이 불투명한 가운데 신사업 실적을 끌어올려 투자금을 회수해야 차입금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회사채 공모에 탄력을 받아 자금조달을 위한 기업상장(IPO)에 다시 도전할지 여부도 관전 포인트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차입 규모는 관리 가능한 범위”라며 “환경·에너지사업 밸류체인 완성을 위한 전략적 투자는 대부분 마무리가 됐으며 재무건전성 개선 및 내적성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有備無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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