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태진 서울대 명예교수 “제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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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진 서울대 명예교수 “제조업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 박준우 기자
  • 승인 2024.02.16 1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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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회 동반성장포럼
“더 이상 기업만의 노력으로는 부족…정부가 적극 나서 관련 정책 뒤따라야 해”
“미국의 제조업 비중 하락한 이유는 서비스업 성장 때문…제조업 줄인 건 아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준우 기자]

강태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제105회 동반성장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시사오늘 박준우 기자
강태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가 ‘제105회 동반성장포럼’에서 강연 중인 모습. ⓒ시사오늘 박준우 기자

“대한민국 산업의 성장, 나아가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국가가 나서 역동성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강태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지난 15일 서울대학교에서 진행된 ‘제105회 동반성장포럼’을 통해 이같이 밝히면서, 그 핵심 분야로 ‘제조업’을 점찍었다.

강 교수는 “단순히 경제 주체인 경제계만 잘하면 됐던 세상을 지나 현재는 국가 정책이 특정 산업의 성장을 좌지우지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산업의 가장 기본이 되는 제조업부터 다시금 다듬어야 하며, 이를 위해 기업은 물론 국가의 노력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정부에 이어 현 정부 들어서도 제조업을 살릴 획기적인 정책에는 무관심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분야에서 발생한 흑자로 제조업의 적자를 메꾸는 방식을 지속하다 보니 정작 중소기업의 제조업 살리기에는 소홀했다는 게 강 교수의 의견이다.

2024년, 지금은 미래산업이라 불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다. 국민들은 각종 언론 보도를 통해 AI·로봇·자율주행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의 이슈를 매일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른바 기술 전성시대다. 그럼에도 강 교수는 대량생산이 중심이 되는 2차 산업인 제조업을 꼽고 있다.

강 교수는 그 이유로 미국을 들었다. 그는 “우리나라 GDP 중 제조업 비중은 26%로, 11%의 미국보다 높다”며 “‘경제 강국인 미국조차 제조업 비중이 우리나라보다 낮은데 우리가 제조업으로 가야 하나’라고 묻는다면 그렇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제조업 자체가 줄어든 케이스가 아닌, 우주·소프트웨어 등 기술 바탕의 서비스업 발달로 인해 제조업 비중이 감소한 것”이라며 “경제 강국인 미국조차 제조업에 여전히 힘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2차 산업에 여전히 힘주고 있는 미국이나 일본 등 다른 나라를 보더라도 이들보다 상대적으로 기술력이 부족한 우리나라는 정책적 우선순위를 제조업에 둬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 교수는 “현 정부는 최저임금이나 52시간제 등의 정책에 관심을 두기보다 제조업의 성장을 방해하는 정책을 최대한 거두는 데 집중해야 떨어진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 교수는 기업 입장에서 ESG의 중요성을 놓쳐서는 안되지만,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바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깊게 들여다볼 필요성이 있다고 짚었다. 환경 보호와 함께 기업에 새로운 비즈니스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ESG는 대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풀이되지만, 한계점 또한 명확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기업이라는 건 기업 본연의 가치를 끌어올리고, 직원들의 복리를 개선하는 게 우선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ESG를 기업에 대입할 경우 기업이 사회적인 문제까지 책임지는 구조가 되는데, 이는 결국 자본주의나 자유민주주의 시장 이념과 부딪칠 수밖에 없다”고 봤다.

이어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는 ESG 의도 자체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몇몇 ESG 전문가들은 ESG를 활용해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 한다”며 “결국 우리는 ESG를 맹목적으로 좋게만 바라볼 것이 아닌, 본질이 무엇이며 추구하는 것은 또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담당업무 : 경제부 기자입니다. (증권·핀테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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