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이재명…대표사퇴로 ‘판’ 전환할까 [총선 최대변수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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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이재명…대표사퇴로 ‘판’ 전환할까 [총선 최대변수②]
  • 김자영 기자
  • 승인 2024.02.22 10:0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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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여론 한동훈에 긍정 평가 보내…“정권 심판, 작동 사례↓”
준연동형 유지로 의석수 손해…“총선 패배시 책임론 불가피”
민주, ‘밀실공천’ ‘文明갈등’ 공천 잡음 난무…친명 체제 적신호
親明 좌장 정성호, ‘2선 후퇴’ 가능성에 “여러 선택 열려있어”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김자영 기자]

ⓒ 시사오늘 (그래픽 = 정세연 기자)
총선이 50여 일 남은 가운데, 민주당에 경고등이 켜졌다. ⓒ 시사오늘 (그래픽 = 정세연 기자)

제22대 총선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야권의 ‘정권 심판론’과 여권의 ‘86세대 청산론’이 맞부딪치는 이번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팽팽한 접전일수록 작은 변수 하나가 승부의 추를 기울게 만드는 법이다. <시사오늘>은 남은 기간 동안 선거 승패를 가를 수 있는 세 가지 포인트를 짚어 봤다. 

정당 공천 작업이 한창인 와중에 민주당에 경고등이 켜진 모양새다. 당내 계파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나고 있으며 민주당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락세를 보인다. 이런 분위기로 선거가 치르기 힘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판을 바꿀 카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선 후퇴다. 

 

이재명 vs 한동훈 구도, 민주당에 불리 


지난해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까지만 해도 민심은 20대 총선 당시로 기운 듯했다. 수도권의 경우 여당이 강남권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열세라는 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위기의식을 느낀 국민의힘이 ‘한동훈 비대위’로 당 간판을 확 바꿨고, 상황이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 이재명 구도에서 한동훈 대 이재명 구도로의 전환은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고 있어서다. 한 위원장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보다 높게 나타나는 건 여러 지표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론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CBS 의뢰로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도(38%)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지도(53%)보다 낮게 나타났다. 이 대표 부정 평가는 절반을 넘은 56.6%인 반면 한 위원장은 40.7%로 나타났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16일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한동훈 vs 이재명 대결 구도로는 민주당이 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며 야당이 주장하는 ‘정권심판론’에 대해 “양당제가 본격화된 2004년 이후 5번의 총선 중 여당이 4번 이겼다. 정권 심판이 작동하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심판에만 기대선 성공하기 어렵다. 정권 심판 선거는 야당의 희망 사항이 담긴 캐치프레이즈다”고 설명했다. 

 

내부 친명-친문 계파 싸움, 86 운동권 청산 엮여


한동훈 위원장이 ‘86 운동권 청산’을 강력하게 내거는 상황에서 민주당 내부 계파 싸움이 맞물리는 점도 우려스러운 지점이다.

임종석 전 문재인 정부 청와대 비서실장 공천을 둘러싼 설왕설래가 신호탄이었다. 당은 중·성동갑 출마를 선언한 친문(親文) 대표 주자 임 전 실장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했다. “윤석열 검찰 정권 탄생에 원인을 제공하신 분들 역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달라”던 임혁백 공관위원장(2월 6일) 말은 친명(親明)-친문 간 갈등에 불을 붙였다. 

이에 더해 최근 비명 혹은 친문계 중진 지역구에서 해당 의원을 배제한 여론조사가 실시됐다는 사실이 곳곳에서 전해지며 ‘밀실 공천’ 논란도 증폭됐다. 구체적 예로 인천 부평을에서 현역 홍영표 의원을 제외한 영입인재 박선원 전 국정원 1차장과 친명계로 분류되는 이동주 의원 이름이 포함된 여론조사가 진행됐다고 전해진다. 송갑석(광주 서구갑)·이인영(서울 구로갑) 의원 지역구도 마찬가지다. 

최근 민주당 공관위가 현역 의원 하위 20% 해당자에게 그 사실을 통보하고 있는데, 상당수가 비명계 의원이라는 말이 나와 당내 반발이 상당하다. 4선의 김영주 국회부의장은 “지금 민주당은 이재명 사당으로 전락했다”며 전격 탈당을 선언했고, 2022년 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2위를 기록한 박용진(재선) 의원은 하위 10%에 포함됐다고 통보받았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검찰 수사, 재판이 진행 중인 노웅래·기동민·황운하 의원에 대한 불출마 압박도 공천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여러 재판을 받는 이재명 대표와 공천 심사 기준이 다르게 적용된다면 ‘내로남불’ ‘위선’ 프레임으로 문제 될 수 있다.  

이수진 의원(서울 동작을)이 민주당 의원 모임 단체대화방에서 이 대표와 안규백 정략공관위원장을 향해 “더 이상 공천에 능력도 신뢰도 없으니 2선으로 물러나라”고 요구한 사실이 전해지는 등, 이재명 지도부의 수습이 시급한 상황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20일 <시사오늘>과 통화에서 “야권의 공천잡음은 해결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수사·재판 대상자에게 공천해 주지 않아도 이재명 사법리스크로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고, 공천을 준다 해도 도덕성 문제가 발생한다. 문명(文-明) 갈등의 경우, 친문에게 공천 주면 당권 장악에 문제가 생긴다. 이 대표라면 뚜렷한 친명 체제 구축을 시도하며 (당권·대권을) 끝까지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판을 바꿀 카드는 이재명 대표의 2선 후퇴라는 진단이다. 친명계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지난 2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2선 후퇴 가능성’과 관련해 “총선 승리가 가장 절박한 사람은 이재명 당대표라고 생각한다. 총선 승리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선택을 다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정세운 시사평론가는 22일 대화에서 “친명 체제 구축도 중요한 과제겠지만, 선거 패배하면 다 무용지물이다.  1당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 이 대표가 책임론을 피해 가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비대위로 전환하고 계양을 선거에 집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전했다. 

최병천 소장은 연초 출간한 <이기는 정치학>에서 민주당이 이기려면 이재명 대표가 2선으로 후퇴하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다음은 최 소장과 16일 가진 일문일답 내용이다. 

- 이 대표가 현재 상황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거취를 달리할 가능성은 없나? 

“거취를 달리한다는 게 사퇴를 말하는 거라면,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높지 않다.”

- 사퇴가 총선승리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사퇴도 두 가지 종류의 사퇴가 있다. 비대위로 가느냐, 선대위로 가느냐다. 비대위는 공천과 선거룰에 실질적 권한을 행사할 수 있고, 선대위는 이미 짜인 판 위에서 움직이는 실질 영향력은 없는 위원회다. 비대위 가능성은 작아 보이고, 선대위로 바꿀 경우에는 효과가 별로 없을 거다. 공천을 다 주도한 다음 선대위원장을 앉히는 것은 밖에서 면피용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비중 있는 정치인은 선대위를 받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일단 사퇴를 말하기엔 많이 늦었다.”

최 소장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비대위 전환의) 경우 이재명 대표는 인천 계양을 선거에 집중하면 됐다. 그런데 지금은 이 국면도 지나갔다”고 평가했다. 

* 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됩니다.

담당업무 : 정치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생각대신 행동으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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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사람 2024-02-22 21:48:24
인천시 부평을에는 더불어민주당 유길종 예비후보가 있습니다! 홍영표 대항마 유길종 예비후보! 유길종 예비후보가 승리할 것입니다! 승리의 촛대가 유길종 예비후보에게로 옮겨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