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당이 ‘진짜 민주당’ 될까 [박동규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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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당이 ‘진짜 민주당’ 될까 [박동규의 세상만사]
  • 박동규 정치평론가
  • 승인 2024.02.2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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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신당 통합 파국, ‘새로운 미래’ 위기지만 최대 기회 될 수도
‘진짜 민주당’ 경쟁 선도는 이낙연 호남 출마, 민주당 정통성 갖춘 인물 내세워야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동규 정치평론가]

설날 직전 번개같이 통합을 선언했던 제3지대 정당인 개혁 신당이 결국 파산했다. 상이한 정치 세력들 간에 그 흔한 ‘밀당’도 제대로 못해 본 채 급작스럽게 통합 선언할 때부터 국민과 정치권 모두 의아해했다.

거대양당의 적대적 정치행태에 신물이 난 국민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준다며 기세등등하게 출범했던 이낙연․이준석 전 대표 중심의 통합은 결국 3일 천하로 끝났다. 도대체 저 사람들이 뭘 하려고 했던가 하는 의문만 남기고 말았다.

이낙연 전 대표는 기자 출신으로 정치권에 입문한 후 출세 가도를 달렸다. 당대표와 총리까지 지냈다. 그러나 아들뻘인 이준석 전 대표의 ‘정치 테크닉’에 굴욕을 당한 셈이다. 이낙연 전 대표가 아무리 이준석 전 대표의 ‘독재적 행태, 횡포’를 비판한다 해도 결국 정치, 국정 경험이 풍부한 노회한 정치인의 굴욕으로 기록될 수밖에 없다.

이준석 전 대표 또한 자신의 의도대로 이낙연 전 대표를 추방하는데 성공했는지 모르지만, 결국 ‘손익 계산서’를 본다면 향후 전망은 그리 밝아 보이진 않는다. 오히려 이낙연 전 대표의 ‘새로운 미래’ 복귀와 전열 재정비가 주목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낙연 신당은 현재 국회의원은 김종민 의원 1명에 불과한 초라한 정당이다. 그렇다고 거대양당과 차별되는 정책 노선이나 이낙연 전 대표의 새로운 미래에 대한 그야말로 ‘새로운 비전’ 제시도 눈에 띄는 상황이 아니다. 

이낙연 신당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는 단 한 가지다. 민주당이 크게 ‘분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아니 화산 폭발 직전의 임계점에 도달한 조짐들이 분출하고 있다. 눈여겨볼 대목은 이낙연 전 대표가 이준석 개혁신당과 결별하면서 공언한 것이 ‘진짜 민주당을 만들겠다’ 고 한 것이다.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을 ‘가짜 민주당’, ‘이재명 사당화 민주당’으로 규정하고 ‘새로운 미래’가 ‘진짜 민주당’이 될 것임을 천명한 것이다. 민주당 공천은 도대체 기준이 뭔지, 누가 어떤 방식으로 평가를 해 하위10%, 20%로 성적을 매겨 통보하는지 오리무중이라는 볼멘소리가 민주당을 뒤흔들고 있다. 너무도 민주당답지 못하고, 너무도 어설픈 공천임을 민주당을 오랫동안 지켜온 정치인들의 입에서 이구동성으로 터져 나오는 말들이다.

이러니 이낙연 전 대표의 ‘진짜 민주당’ 재건 주장이 공천탈락 의원들에겐 귀가 솔깃한 슬로건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단순히 이재명 대표가 싫어 탈당하고 새로운 당을 만들기엔 명분이 없었지만, 이젠 비명계 의원들의 목을 쳤으니, 기존의 이재명 민주당은 ‘가짜 민주당’이며 ‘진짜 민주당’을 재건해야겠다는 의욕이 넘칠 수도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인 ‘새로운 미래’가 민주당에서 소위 이재명 대표와 ‘찐명세력’ 들에 의해 ‘학살’당한 의원들이 뭉친다고 진짜 민주당이 되진 않는다. 지금 공천 학살당하고 있는 의원들의 면면을 보면 주로 수도권과 호남 일부에 국한돼 있다. 무엇보다 호남의 반감을 사지 않으려는 이재명 대표측의 의도가 엿보인다. 호남에서 민주당 반감이 확산된다면 끝이라고 생각하기에 사당화도 주도 면밀한 계산하에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이 호남은 크게 손보지 않을 거란 뜻이다.

호남에서 이낙연 신당인 ‘새로운 미래’가 진짜 민주당이 돼야 하는 이유와 명분을 분명하게 제시해야 하는 이유다. 또한 무엇보다 민주당의 정통성과 전통적 가치에 충실한 정책 노선과 포용, 통합의 정치력이 우선 제시돼야 한다. 여기엔 당연히 ‘이재명 민주당’의 후보들을 압도할 경쟁력 있는 인물들을 발굴해야 한다. 호남의 정서를 이끌기 위해 그 ‘중심’은 이낙연 전 대표의 호남 출마가 절대적일 것이다. 

‘이재명 사당화’가 돼가는 민주당만이 호남의 희망이 아니라, 적어도 이낙연 정도의 인물과 세력만큼은 호남의 인물로 더 키워나가고, 민주당과 당당하게 ‘진짜 민주당’ 경쟁을 하도록 해야겠다는 ‘호남의 지지’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낙연 신당인 ‘새로운 미래’가 최악의 위기이자 최대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 본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박동규 정치평론가는…

청와대 행정관을 역임하고 대통령 직속 동북아시대위원회 자문위원, 국회 정책연구위원, 독립기념관 사무처장을 비롯해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이사,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부대변인, 중국연변대‧절강대 객원연구원 등을 역임했다.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으며 정치평론가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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