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북치는 민주당 통합 선대위 [박동규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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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치는 민주당 통합 선대위 [박동규의 세상만사]
  • 박동규 정치평론가
  • 승인 2024.03.14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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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분오열, 친 이재명 일색 공천 끝나고서야 통합 강조
상처받은 후보, 지지층에 묻지도 따지지도 말 것 주문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동규 정치평론가]

여야 공천이 막판에 접어들면서 각 당은 본격적인 선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본선 대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의 힘은 너무도 ‘AI’ 시스템 공천(?)처럼 돼 버려 싱겁기는 하지만 가끔 찻잔 속 태풍처럼 반발도 있긴 하다. 그러나 민주당 공천은 여전히 비명횡사, 친명 횡재라는 세간의 비판적 평가에서 헤어나질 못하고 있다.

결국 민주당 공천의 대명사처럼 되어 버린 ‘비명 횡사, 친명 횡재’라는 공천의 화룡점정이 박용진 의원에게 찍혀 충격파가 크다. 민주당 대선주자였던 박용진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느닷없이 치고 들어온 친명 정봉주 전 의원에게 굴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박 의원은 지난 대선 내내 대장동을 비롯한 이재명 후보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이 대표 측엔 아마도 ‘공적 1호’로서 자타가 인정하는 당내 정적이었다.

박 의원 스스로가 하위 10% 대상이라 고백하고 탈당도 하지 않은 채 반전을 시도했지만, 경선득표율에서 30% 감점이라는 올가미에서 벗어날 순 없었다. 이재명 대표와 담판을 통해 통합을 시도했던 이낙연 전 대표는 결국 탈당하여 신당을 차렸다. 결국 민주당엔 이재명 대표와 대립각을 세웠던 두 명의 대선후보는 이 대표와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됐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대선레이스를 펼쳤던 추미애 전 의원은 하남 갑에 전략공천까지 받았다. 광명시장을 역임하면서 광명동굴 개발로 유명한 역량있는 양기대 의원도 신인 후보에게 패했다. 여기저기서 친명 후보들이 연승하고 의정활동이 뛰어난 현역들이 의문의 패배를 함에도 민주당의 설명은 ‘시스템 혁명 공천’라는 말로 모든 것을 가리려 한다.

여전히 ‘분열 공천’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민주당 공천의 결과들과 함께 지지층의 이탈도 지속되고 있다. 민주당을 이탈한 지지층과 중도 개혁층이 마지못해 조국 혁신당에 몰려드는 ‘이상 현상’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말이다.

다급해진 민주당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공천이 마무리되면서 세간의 ‘분열 공천’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져도 ‘비명계 정치인’들이 민주당에 남아 이재명 대표와 정권심판론 재점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이미 깊은 상처와 찢어진 지지층의 열정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사분오열된 정권심판론의 대오를 가다듬는 이른바 통합 선대위가 출범했다. 현실 정치에서 사실상 손을 떼었던 이해찬, 김부겸 전 총리까지 참여시켜 통합 선대위라 강조하고 있다. 김부겸 전 총리는 ‘친명이니 친문이니 이런 말들은 이제 우리 스스로 내 버리자’ 고 했다.

강하게 반발하며 버텼던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이재명이 흔들리면 민주당은 무너진다. 이제부터는 친명도 비명도 없다" 며 갑작스런 선회로 단결을 주문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임 전실장이 선대위까지 합류할지는 의문이다.

민주당에 쏟아졌던 ‘이재명 사당화’, ‘분열 공천’이라는 오명은 오직 총선 결과에 따라 ‘혁명 공천’인지 ‘비명 학살 공천’ 인지가 가려지게 됐다. 더구나 친이재명 후보 일색으로 공천이 마무리되고, 정권심판론의 단일대오 전선이 무너진 마당에서야 이제부턴 친명, 친문 따지지 말고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단결하자고 외치는 통합 선대위를 보면 뒷북을 쳐도 제대로 치고 있다는 생각만 들 뿐이다.


※ 본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박동규 정치평론가는…

청와대 행정관을 역임하고 대통령 직속 동북아시대위원회 자문위원, 국회 정책연구위원, 독립기념관 사무처장을 비롯해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사업회 이사,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부대변인, 중국연변대·절강대 객원연구원 등을 역임했다. 한반도미래전략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으며 정치평론가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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