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 대결’ 앞둔 석유화학업계…주총 관전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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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대결’ 앞둔 석유화학업계…주총 관전포인트는
  • 권현정 기자
  • 승인 2024.03.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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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한화솔루션 사내이사 추천안에 CGCG “주주권익 침해 소지”
‘조카의 난’ 금호석화…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삼촌 박찬구 회장 ‘손’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권현정 기자]

위부터 ⓒ각사
위부터 LG화학,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 CI. ⓒ각사

정기 주주총회 시즌을 맞아 석유화학업계의 눈이 의결권 자문사의 입에 쏠리는 모습이다.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은 이사 선임 등 안건 일부에 대해 의결권 자문사로부터 ‘반대’ 권고를 받았다. 차파트너스자산운용과 주주제안 및 다수 안건에서 경쟁 중인 금호석유화학은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를 통해 일단의 승기를 잡고 있다.

 

LG화학, 차동석 CFO 사내이사 재선임…CGCG “반대”


21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오는 22일 금호석유화학을 시작으로 25일 LG화학, 26일 한화솔루션·롯데케미칼 등이 정기 주주총회를 연다.

LG화학은 올해 주총에서 △정관 변경 △사내·외 이사 선임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 등으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다.

이번 주총에서 LG화학 이사회는 사내이사로 차동석 CFO의 재선임을 추진한다. 차동석 CFO는 지난 2019년부터 LG화학 CFO로 근무 중으로, 2020년부턴 사내이사로 선임돼 이사회에서 활동한 바 있다.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으론 이영한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를 신규선임한다. 사외이사 포함 7명 대상 이사 보수 최고 한도액은 70억 원으로 정했다.

다만, 안건의 확정 여부는 정기 주총 이후에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일부 안건에 대해 주주가치 제고에 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어서다.

의결권 자문사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LG화학 제출 안건 중 △차동석 사내이사 후보 재선임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 등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LG화학이 지난 3년간 결의한 안건 중 △2022년 고려아연과의 상호주 형성 건 △2020년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건 등 주주권익 침해 가능성이 있는 안건에 차 후보가 찬성표를 던졌단 이유다.

CGCG는 관련 보고서에서 “(고려아연과 상호주 형성은) 회사의 자산으로 지배주주나 경영진의 우호지분을 확보하는 것으로 주주권익을 침해하는 것”이고 “(LG에너지솔루션 분사는)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한 사례로 크게 논란이 됐다”고 부연했다.

CGCG는 이사 보수한도 승인 건에 대해서도 독립된 보수심의기구가 부재한 점을 들어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한화솔루션, 김동관 부회장 사내이사 재선임…의결권 자문사 ‘태클’


한화솔루션 역시 사내외 이사 재선임 및 보수한도 안건에서 표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CGCG는 한화솔루션의 이번 주총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김동관 한화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에 대해 반대 권고를 내놨다.

김 부회장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한화오션 기타비상무이사 등 다수 한화 계열사에 겸직 중으로, 한화솔루션 사내이사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 김 부회장이 한화솔루션에 매출 구조 상당(약 4분의 1) 부분을 의존하고 있는 한화에너지의 최대주주(지분 50% 보유)라는 점도 짚었다. “한화솔루션의 한화에너지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거래의 수혜자”가 김 부회장이었단 주장이다.

이사 보수한도 안건에 대해서도 전문경영인에 비해 오너일가에 대한 보수가 과도하다는 점 등을 들어 반대 의견을 밝혔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김 부회장이 한화솔루션으로부터 받은 급여는 30억5800만 원이다. 같은 시기 전문경영인 남이현 대표이사의 급여(7억7500만 원)보다 약 3.9배 더 많다.

미등기 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김승연 회장 역시 남 대표이사 대비 약 4.6배 더 높은 36억1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인센티브 격인 RUS(양도제한조건부 주식)를 더하면 오너 일가와 전문경영인 간 급여 차이는 더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CGCG는 “다른 임원과 비교해 지배주주 임원에게만 과도하게 높은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보수체계의 합리성과 공정성이 결여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박찬구 회장에 ‘반기’ 조카 박철완 전 상무…의결권 자문사, 금호석화 ‘손’


금호석유화학은 박철완 전 상무의 의결권을 이전받은 차파트너스자산운용(이하 차파트너스)과 일부 안건에서 표 대결에 나선다.

우선, 차파트너스는 이번 주총에서 금호석화의 자사주 전체(18.4%)를 2년 내 소각하는 주주제안을 내놨다. 금호석화가 3년간 자사주 50%를 소각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선 완전 소각이 필요하단 주장이다.

또, 자사주 소각 결정 방법을 기존 이사회 결의에서 주총 결의로 완화하는 안도 제시했다.

감사위원회 위원이 될 사외이사 추천에서도 차파트너스는 별도의 추천인(김경호 KB금융지주 이사회 의장)을 내세운다. 차파트너스는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사회 10석 중 일반주주의 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주주제안 선임 이사 등 독립적인 이사가 없다”며 추천의 변을 전했다.

금호석화와 차파트너스 간 표 대결을 앞두고, 일단의 장외전에선 금호석화가 승기를 잡는 모습이다.

이달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 ISS는 각각 금호석화 이사회의 주요 제안에 찬성, 차파트너스 제안에 반대 권고 의견을 내놨다. 글래스루이스는 “(이사회가 발표한 자사주 50% 소각 계획 만으로) 주주제안자가 제기한 우려와 잠재적 위험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내 자문사 중에서도 한국ESG연구소, 서스틴베스트 등이 금호석화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CGCG는 차파트너스 안에 찬성의 목소리를 내면서, 지난 2021년 금호석화와 OCI 간 자사주 상호 교환 안에 찬성한 당시 사외이사들의 재선임 안에 모두 반대를 권고했다.

담당업무 : 정유·화학·에너지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해파리처럼 살아도 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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