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료 인상’ 티빙, 적자 탈출 안간힘…독이 될까 약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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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료 인상’ 티빙, 적자 탈출 안간힘…독이 될까 약이 될까?
  • 강수연 기자
  • 승인 2024.04.25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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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구독료 20% 인상…지난해 12월, 월 구독료 인상 연장선 ‘예견된 일’
넷플릭스와 구독료 동일 수준으로 올라와…연간 구독해야 넷플보다 저렴
‘이유 있는 자신감’…신규 가입자 수 50% 증가·앱 설치 건수 46만 건 기록
구독료 인상으로 구독자 기대감 높아지는데… 이탈자 막을 수 있을지 ‘미지수’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강수연 기자]

티빙, 연간 이용권 ‘신규 구독 회원’ 대상 구독료 변경 안내. ⓒ 티빙 홈페이지 갈무리.

토종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티빙이 적자 탈출을 위해 구독료를 인상한다.

티빙은 2020년 CJ ENM으로부터 물적분할된 이후 한 번도 흑자를 기록하지 못 했다. 지난 몇 년간의 영업손실이 수십억 원에 달하면서 경영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25일 티빙에 따르면, 회사는 다음 달 1일부터 연간 이용권 가격(정가 기준)을 기존 대비 약 20% 올린다. 이번 구독료 인상은 신규 회원에게만 적용되며, 기존 구독 회원의 구독료 인상은 추후 안내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정가 기준으로 기존 9만4800원이던 티빙의 베이직 연간 구독권은 11만4000원, 기존 13만800원이던 스탠다드 연간 구독권은 16만2000원, 기존 16만6800원이던 프리미엄 연간 구독권은 20만4000원으로 변경된다.

티빙의 구독료 인상은 그간의 실적 부진을 감안할 때 예견된 수순으로 볼 수 있다.

법인이 분할된 2020년 매출 155억 원, 영업손실은 61억 원(이하 연결 기준)을 시작으로 티빙은 2021년 매출 1315억 원과 영업손실 762억 원, 2022년 매출 2475억 원과 영업손실 1191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3264억 원에 영업손실 1419억 원으로 적자폭이 더욱 커졌다.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티빙은 독립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12월 월 구독료를 인상(20%)하기에 이른다. 베이직은 기존 7900원에서 9500원, 스탠다드는 1만900원에서 1만3500원, 프리미엄은 1만39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올랐다.

그럼에도 수익성 개선은 요원했고, 결국 가격을 올린 지 4개월 만에 다시 한번 인상 카드를 꺼내들었다.

동시에 신규 회원의 가입 부담을 줄이기 위한 ‘신규 구독 할인 이벤트’를 진행, 연간 구독권 가격을 27% 할인해 주는 당근책도 준비했다. 연간 기준 베이직 8만3000원, 스탠다드 11만8000원, 프리미엄 14만8000원에 가입 가능하다. 이벤트는 한 달 이상 진행되며, 이벤트 종료 이후에도 고객들에게 연간 구독료 상시 할인 10%를 제공할 예정이다. 

티빙은 이번 가격 인상을 통해 구독료를 업계 1위 넷플릭스 수준에 맞췄다. 베이직을 제외한 나머지 월 구독료가 넷플릭스와 동일해졌고, 연간 구독료 역시 넷플릭스와 똑같은 금액으로 책정했다. 다만, 연간 구독료는 10% 상시할인이 적용돼 실제 이용 금액은 넷플릭스보다 적다.

단숨에 넷플릭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자신감(?)의 배경이 주목된다. 신규 가입자 수와 앱 설치 건수가 눈에 띈다.

티빙의 지난 1분기 신규 유료 가입자 수가 직전 분기 대비 50% 증가했다. 이는 1분기 공개된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 ‘LTNS’·‘피라미드 게임’과 프랜차이즈 예능 ‘환승연애3’ 그리고 ‘크라임씬 리턴즈’가 연달아 인기몰이에 성공한 결과라고 티빙 측은 설명했다.

또한 모바일인덱스 통계를 보면, 지난 3월 티빙의 신규 앱(APP) 설치 건수는 46만 건으로, 최근 1년간 최고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넷플릭스의 19만 건에 비해 약 2.4배 높은 수준이다. 특히 지난 11월 대비 앱 설치 건수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안심하긴 이른다. 일각에선 가입자 수 및 앱 설치 건수 증가가 KBO 중계권 확보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보면서, 향후 구독자 이탈 우려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의하면, 티빙의 최근 6개월 사이 한 달 이탈률 평균이 30.1%로, 넷플릭스의 26.4%보다 약 4%p 높다. 이를 바탕으로 예상되는 4월부터 오는 6월까지의 티빙 구독자 이탈률은 25.2%다. 넷플릭스는 23.4%로 예측됐다.

OTT 시장에서는 단독으로 한 플랫폼만 이용하는 사용자의 비율도 낮다. 티빙 단독 사용자 비율은 0.8%에 불과하며, 티빙을 포함해 2개의 앱을 사용하는 고객은 18.9%에 달하고, 3개 이상의 앱을 사용하는 고객은 28.2%에 이른다. 넷플릭스의 경우에도 비슷한 경향이 나타난다. 넷플릭스 단독 사용자의 비율은 1.4%, 2개 이상의 앱을 사용하는 고객은 35.5%로 측정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독료 인상으로 티빙의 서비스 개선과 콘텐츠 퀄리티 향상에 대한 기대가 구독자들 사이에서 높아질텐데 한편으론 그만큼 구독자 이탈 우려가 커진 것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티빙은 KBO 중계에 있어서 시범경기부터 여러 문제를 노출했다. ‘3루 SAFE’ 대신 ‘3루 SAVE’로 잘못된 자막이 나가고, 주자가 홈 플레이트를 밟을 때 ‘홈인’이 아닌 ‘홈런’으로 표기하는 등 어이없는 실수들을 범했다.

정규리그가 시작된 현시점에서는 티빙의 중계 속도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KBO 커뮤니티 등에서 티빙 중계가 TV 중계나 문자 중계에 비해 10초에서 3분 정도 느려 경기를 보는 동안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

이전 네이버 중계 때도 TV 중계와 시간 차이가 조금 있었지만, 커뮤니티에서의 소통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비교까지 나오며, 티빙의 중계 지연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으면, 구독자들의 불만과 함께 이탈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IT, 통신, 전기전자 와 항공, 게임을 담당합니다.
좌우명 : Hakuna mat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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