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민의 의학 이야기>연조직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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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민의 의학 이야기>연조직염
  • 이창민 자유기고가
  • 승인 2013.04.2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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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이창민 자유기고가)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속담이다. 초기에 가볍게 해결할 수 있는 일을 그냥 지나쳐 버린 결과, 나중에 많은 힘을 들이는 경우를 일컫는 말이다. 오늘의 주제 연조직염이라는 질병이 바로 이러한 속담에 딱 맞는 예다. 연조직염은 봉와직염 또는 봉소염이라 불리기도 한다. 우리 피부는 매우 든든한 보호막 역할을 한다. 사방으로 얼기설기 잘 짜여져 있는 구조하며 곳곳에 포진해 있는 면역기관들 등등. 그야말로 철통같은 방어막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무수히 많은 세균들이 사방에 떠돌아다님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마음 놓고 세상을 누비고 다닐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든든한 피부 덕분이다.

우리의 피부는 바깥쪽에서부터 크게 표피, 진피, 피하지방층으로 나뉜다. 이 중 구조적으로 가장 튼튼한 층인 표피층에 틈이 생기게 되면 이 틈으로 세균이 침투하여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이를 일컬어 연조직염이라고 부른다. 자동차의 코팅막이 손상되면 철판의 부식이 진행되는 원리와 비슷하다. 그러나 우리의 피부는 자체 재생력과 면역력이 있는 점이 자동차와는 다르다. 즉, 건강한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피부의 틈은 즉시 면역반응이 일어나서 세균이 쉽사리 피부 속으로 침투하지 못하게 방어하고 그 사이 자체적인 재생 과정이 진행되어 결국은 틈이 완전히 메워지게 된다. 하지만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이러한 능력이 한계에 다다르면 피부의 틈은 세균에 의해 함락되고 급기야 세균이 피부 깊숙이 침범하게 되어 연조직염이 발생하게 된다.

피부에 틈이 생기는 경우는 매우 많다. 칼에 찔리는 경우, 동물에게 물리는 경우, 무좀에 걸려서 피부가 갈라지는 경우, 화상을 입은 경우, 넘어져서 피부가 벗겨지는 경우 등등. 하다못해 모기에 물리더라도 피부에 틈은 생기기 마련이다. 물론 칼에 찔리는 경우처럼 상처가 깊을수록 연조직염에 걸릴 가능성은 더욱 많아진다. 하지만 진료 현장에서 볼 때 연조직염은 모기에 물린 경우나 넘어져서 피부가 벗겨진 경우 등 사소한 상처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좀 더 많다. 심리적인 이유로 심한 상처는 즉시 치료를 받게 되지만 경한 상처는 소홀히 넘어가기가 쉽기 때문이리라. 건강한 사람에게서 사소한 상처가 연조직염으로 발전하게 되는 경우는 대부분 초기 관리가 잘 안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모기에 물린 경우와 같이 지속적으로 피부를 긁는 행위 등으로 인해 상처가 악화되고 세균에 노출되는 경우도 연조직염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가벼운 상처가 발생한 경우라도 가급적이면 흐르는 물로 상처를 충분히 세척을 하고 흙이 많이 묻어있는 등 다소 더러워 보이는 상처의 경우는 비누로 씻어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또한 발생한 상처는 더 이상 진물이 나지 않고 딱지가 앉을 때까지는 함부로 손으로 만지지 말고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여름철 어린이들이 가려움증으로 인해 모기 물린 부위를 피가 나도록 긁어 연조직염이 발생되는 경우가 제법 많으므로 이에 대한 주의를 요한다.

일단 연조직염이 발생되면 상처 주변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열이 나며 통증이 점차 심해진다. 더 심해지면 물집이 생기고 주변부가 심하게 부어오르게 된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더 늦기 전에 병원에 가야한다. 초기 연조직염의 경우 지속적인 항생제 치료로 호전될 수 있지만 시기가 늦어질 경우 항생제 치료로 호전이 되지 않고 세균이 더욱 깊숙이 퍼져 들어가서 뼈나 근육 등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노인, 당뇨병 환자 등은 사소한 상처라도 가급적 초기 치료를 잘 받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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