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제과 동반성장 외면③>동반위-롯데제과, 햄버거빵 시장 진출 위해 권고사항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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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제과 동반성장 외면③>동반위-롯데제과, 햄버거빵 시장 진출 위해 권고사항 수정?
  • 방글 기자 박상길 기자
  • 승인 2014.06.01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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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과제빵협동조합 "동반위, 롯데 진출계획 알고 있었을 것" vs 동반위 "초안은 초안일 뿐"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방글 기자 박상길 기자)

▲ 커넥션 의혹ⓒ뉴시스

롯데제과가 햄버거빵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두고 동반성장위원회와 모종의 거래가 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동반위가 롯데제과의 햄버거빵 사업 진출 계획을 미리 알고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합의서 초안을 묵인, 의도적으로 권고사항을 변경했다는 지적이다.

제과제빵협동조합 측은 최근 <시사오늘>과 만난 자리에서 "대기업의 진입을 자제하는 내용의 합의서 초안이 권고사항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롯데제과가 햄버거빵 사업에 뛰어들려고 하는 걸 보니 초안이 변경된 데 이유가 있었던 게 아닐까 싶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합의서 초안에 명시된 '대기업 진입 자제' 조항이 권고사항에서는 '대형 유통망 및 기존 프랜차이즈 공급은 대기업이 담당한다'고 변경된 것을 지적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적합업종 지정은 해당 영역의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만들어진 제도다. 대·중소기업은 향후 3년간 대기업의 사업철수 내지는 확장제한이 이뤄지는 것에 대해 합의한다.

동반성장위원회는 중소기업적합 업종으로 지정된 영역에 대해서는 대기업이 사업을 철수하거나 확장하지 못하도록 권고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두고 조합 측은 "중소기업의 영역을 보호하겠다는 동반위가 롯데제과의 영역 확장을 보호하는 셈"이라며 "이런 식으로는 동반위의 궁극적 목적인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대기업 기금으로 일부 운영되는 동반위가 롯데의 눈치를 보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조합 측은 권고사항의 수정을 수차례 건의한 것으로 알려져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조합 측은 "지난해 3월부터 권고사항 중 '기타 대형 유통 및 프랜차이즈 공급 등은 대기업이 담당한다'는 내용과 관련, 오히려 중소기업에 불리한 조항"이라며 수정을 수차례 건의해왔다.

또, "롯데제과의 햄버거빵 시장진입을 제한하는 건의서 역시 현재까지도 아무런 답변을 듣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조합 측이 롯데제과와 동반위 간 커넥션 의혹을 제기하게 된 결정적인 부분이다. 이들에 따르면 동반위는 합의서 초안과 권고사항이 바뀐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중소기업 측에 불리한 조항을 수정하지 않았다.

아울러 권고사항에 대한 양측의 협상 진전 사항도 언급하지 않고 있다.

조합 측은 동반위가 중소기업적합업종 권고사항 확정 당시 롯데의 진출 계획을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동반위 관계자는 최근 <시사오늘>과 만나 "초안은 초안일 뿐이고, 권고사항은 초안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라며 "초안은 협상 테이블에 앉을 때마다 달라지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동반위는 협의를 도출하는 기관이지 강제하는 곳이 아니다"며 "권고사항은 양측이 합의한 것을 동반위가 최종적으로 정리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던 삼립(당시 햄버거빵 진출 대기업)과 협회는 단 두 번의 협상을 끝으로 적합업종에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반성장 갈 길 먼 롯데제과

조합 측은 롯데제과의 독자생존식 사업확장은 도덕성이 결여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조합 측은 "롯데제과가 계열사인 롯데리아에 판매할 목적으로 햄버거빵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현재 50% 정도의 가동률을 보이는 시장 현황을 외면하는 이기주의적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롯데리아는 전체 햄버거빵 시장의 4분의 1수준인 250억 원 규모의 매출을 담당하고 있다. 제한적인 시장 상황과 지속적인 매출 감소 추세, 공장 생산능력 포화 상태 등 햄버거빵 시장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대기업의 시장 진출은 철회돼야 한다는 것이 조합 측의 주장이다.

롯데제과 측은 이같은 의혹과 관련 "동반위는 국가기관인데, 우리쪽에서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을 위해 커넥션을 어떻게 하겠냐"며 의혹을 일축했다.

이어 "롯데리아는 물량 안정공급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사업으로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이 없다"고 덧붙였다.

롯데제과 측은 또,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는 것은 대기업의 숙명"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사업을 진행하고 싶은 게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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