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코리아, 구조조정 칼바람...고액 배당은 옵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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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T코리아, 구조조정 칼바람...고액 배당은 옵션?
  • 김하은 기자
  • 승인 2014.12.16 1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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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업사원만 70% 대거 구조조정…법인세 고작 40억 불과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김하은 기자)

던힐, 럭키 스트라이크 등을 생산하는 영국계 담배회사 BAT코리아가 최근 매출 하락과 동시에 한국 영업사원에게 희망퇴직을 강요해 논란이 일었다. 뿐만 아니라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해외 본사에 높은 배당금을 지급하는 등 비윤리적 경영 행태까지 드러나면서 여론의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BAT코리아는 지난 10월, 영업 인력의 70%에 달하는 영업조직 300여 명에 대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지난해 70명의 영업조직원을 내친 바 있는 BAT가 이번에는 작심하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이다.

담뱃값 인상·실적악화로 구조조정 불가피?

실제로 BAT코리아는 총 523명의 영업조직을 2차 구조조정을 통해 기존의 절반이 넘는 326명에 대해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190명 수준까지 떨어뜨리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회사는 영업점별로 희망퇴직 정원을 채우면 합의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등 인원 감축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조정 대상은 관리직급인 ‘슈퍼바이저’를 비롯해 영업사원, 텔레마케터, 어드민(관리직) 등 모든 영업조직이다.

지난 1990년 국내에 첫 상륙한 BAT코리아는 던힐·보그 등을 생산·판매하며 애연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음과 동시에 지난 2010년까지 국내 담배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하는 등 매출 성장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지난 2012년부터 10% 초반까지 점유율이 급락하면서 침체기를 맞았다.

BAT코리아는 점유율 하락도 모자라 경쟁사인 필립모리스에게 업계 2위 자리를 내주는 등 격차는 점점 더 커지고 있어 대규모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최근 정부 정책에 따른 담뱃값 상승 등으로 인해 금연 열풍이 전국을 강타했고, 담배 시장이 위축되면서 외국계 담배회사들이 잇단 대폭 감원을 시행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실제로 BAT코리아의 경쟁사인 일본계 담배회사 JTI도 이미 10%의 영업 인력을 감축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 담배회사인 KT&G는 여전히 영업사원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물량을 공급하는 반면, 외국계 담배회사들은 영업조직을 대폭 감축하고 택배로 제품을 배달하는 배달 시스템으로 변경하는 추세다.

이처럼 수입 담배회사들은 택배 시스템 도입을 통해 인건비는 절약했지만, 물량 공급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유통업체 측의 불만이 쇄도하는 등 부작용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비난여론에도 불구 BAT 측은 실적 악화에 담뱃값 인상까지 겹쳐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고액 배당·비정상적 납품 구조…대규모 구조조정 초래

 

▲ 영국계 담배회사 BAT코리아가 최근 매출 하락과 동시에 한국 영업사원에게 희망퇴직을 강요해 논란이 일었다. ⓒ뉴시스

BAT코리아 관계자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 것은 사실”이라며 “원가가 상승한 반면 실적은 악화하면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대신 희망퇴직 인원 전부가 협력업체들에 재취업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불만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BAT코리아의 이는 얄팍한 변명으로 드러났다. 본사와 중간 유통사가 이익을 꾀하기 위한 꼼수로 한국 영업조직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했던 것으로 밝혀진 것.

BAT코리아의 재무제표에 따르면 인건비 비율은 고작 10%를 웃도는 수준으로, 매출액이 인건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할 필요까진 없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BAT코리아가 매출액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협소함에도 불구하고, 영업 실적이 악화됐다는 이유로 영업조직에게 희망퇴직을 강요하는 등 비도덕적인 경영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BAT사의 비윤리적 경영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BAT 본사 계열사인 네덜란드 국적의 로스만스(Rothmans Far East B.V.)라는 중간 유통사가 경남 사천공장에서 만들어진 담배를 싼 값에 매입한 뒤 한국 지사에 더 비싼 값으로 팔아 수익의 대부분을 챙겨온 정황이 드러나면서 비정상적인 납품구조가 결국 영업조직 구조조정을 불러일으켰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로스만스가 가격을 높게 매겨 BAT코리아에게 제품을 되팔면서 관리, 물류, 상품권, 자금대여 등 서비스 항목으로 연간 수백억 원이 유출되고 있다는 것. 이는 곧 영업이익 적자를 초래했고, 매년 진행되는 적자행보는 영업조직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 사태를 만들었다.

로스만스 회사는 올해 경남 사천공장에서 2300억 원에 매입한 담배를 BAT코리아에 3700억 원에 되팔아 남은 이익을 챙겼다. 지난 2010년에는 BAT코리아가 제품 매입 시 로스만스사에 5831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지급했다. 이는 사천공장의 납품가격인 2200억 원 매출액의 두 배 훌쩍 뛰어 넘는 수치다.

이밖에 BAT코리아는 턱없이 적은 법인세 납부와 고액 배당금 지급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지난해 4653억 원의 매출을 올린 BAT코리아가 한국에 낸 법인세는 40억 원으로 매출액 전체의 0.8%에 불과했던 것. 지난해 400억 원가량의 법인세를 낸 필립모리스코리아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수입 담배업체, 비윤리적 경영행태 또 다시 도마 위

고배당 지급 논란에도 휩싸인 BAT코리아는 올해 당기순이익이 126억 원을 뛰어넘는 140억 원 상당을 본사에 배당금 명목으로 지급했다. 실적은 나날이 악화되고 있는데, 본사에는 꼬박 거액의 배당금을 지급했던 것이다.

이처럼 담뱃값 인상을 앞두고 수입 업체들의 비윤리적 경영 행태가 도마에 오르며 자국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시사오늘>은 이 같은 의혹과 관련해 BAT코리아 측과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끝내 아무런 해명도 들을 수 없었다.

한편, BAT코리아는 지난 5일 서울 강남 코엑스 컨벤션홀에서 열린 ‘제 51회 무역의 날’ 시상식에서 ‘7000만 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한 바 있다.

담당업무 : 식음료 및 유통 전반을 맡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생하게 꿈꾸면 실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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