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상임감사 3개월째 공석…정치권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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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상임감사 3개월째 공석…정치권 영향?
  • 박시형 기자
  • 승인 2015.03.08 10: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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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박시형 기자)

KB국민은행의 상임감사 자리가 3개월 째 공석 인 채 장기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치권의 간섭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KB사태의 중심에 있던 정병기 국민은행 상임감사가 지난해 1월 초 자진사퇴 후 석달 때 후임임명 없이 경영감사부장이 대행을 맡고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총 자산 규모가 304조 원으로 국내에서 유일하게 300조 원을 넘는 금융사다. 그런데 경영을 감시하고 내부비리와 부조리를 적발하는 감사의 공석이 장기화 하자 금융권에서는 의아한 눈길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산이 수백조 원인 거대 금융사에서 상임감사 자리가 수 개월째 비어있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통상 상임감사사 사임하기 전에 감사자리를 내정해 사임 즉시 임명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상식"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고객 정보 대량 유출, 도쿄지점 대출비리, 국민주택채권 횡령 등 대형 사고가 끊이지 않아 상임가마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국민은행 상임감사의 공석은 KB금융그룹에 대한 정치권의 간섭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국민은행장을 겸임하기로 하면서 임영록 전 회장이 없앤 지주사 사장직을 되살리려 했다. 윤 회장이 국민은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주사 사장에게 계열사 경영 총괄을 맡기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정치권이 18대 국회의원 출신인 A씨를 KB금융지주 사장으로 요구하면서 일이 틀어졌다.

A씨는 '원조 친박'으로 불리는 여권 실세지만 금융분야의 경력이 전혀 없다.  여기에 전직 국민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대선캠프에 발을 담궜던 B씨까지 가세하자 윤 회장은 지주사 사장직을 당분간 부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윤 회장은 정치금융 때문에 국민은행 감사자리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의 요구에 따르자니 감사자리에 금융 경력이나 경험이 부족한 인사를 받아들여야 하고, 이를 거부하자니 정부나 금융당국과의 원만한 관계에 금이 갈 수 있다는 '진퇴양난'의 처지라는 얘기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사 감사자리에 정치권 출신이 잇따라 진출하고 민간 금융회사의 인사에 정치권이 노골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너무나 심각한 문제"라며 "리딩뱅크 탈환을 위해 각오를 다지고 새 출발하는 KB금융이 더 이상의 정치금융 폐혜를 입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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