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특수에 돈 냄새가 '솔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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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특수에 돈 냄새가 '솔솔'
  • 이상택 기자
  • 승인 2010.06.28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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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파 공식후원사 현대차 5천억 투자 10조 효과 기대
요즘 현대기아차그룹의 직원들을 보면 얼굴에 웃음이 한 가득이다. 한국축구대표팀이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성공한 것도 이유겠지만 현대기아차가 월드컵의 공식후원사를 맡으며 이로 얻는 특수가 이만저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남아공월드컵 후원으로 현대기아차가 예상하고 있는 월드컵 효과는 무려 10조원이다. 월드컵 경기가 벌어지는 TV 중계를 보면 영문으로 현대라는 브랜드가 눈에 와닿는다.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12일 그리스전에서 현대기아차의 방송 노출시간은289초였다. 국내 방송사 초당단가는 614만원.

이를 근거로 산출하면 광고노출효과는 무려 17억원에 달한다. 170여개국에 동시에 TV중계가 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광고 효과는 평균 1000억원이다. 현대기아차는 총 5000억원 가량의 스폰비를 투자하고 20배가 넘는 10조원이상의 효과를 얻어내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각각 6조원과 7조원의 홍보효과를 올린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월드컵으로 막대한 이득을 취했다.
 
한국팀 캡틴 박지성을 모델로 기용한 삼성전자는 3D TV 판매가 급증해 함박웃음이다. 지난 2월 출시이후 이미 27만대를 팔아제쳤다. 3D TV의 인기가 월드컵 바람까지 얹는다면 연말까지 판매량이 250만대 이상될 것으로 회사측은 예측하고 있다.
 
LG전자도 월드컵 특수로 3D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지난 19일까지 LG 3D TV 판매량은 4000대가 넘었다. '올레'로 인기몰이중인 KT도 우리 대표팀의 월드컵 4강으로 최소 수백억원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황선홍 밴드란 이름으로 김태영, 최진철, 유상철을 내세운 올레 광고는 국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며 KT의 주머니를 두둑히 채워주고 있다. 업계는 KT가 이번 월드컵으로 최대 수천억원의 광고효과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 KT, 황선홍 밴드     © 뉴시스

유통업종, 거리응원으로 쏠쏠한 재미

 
대형마트는 물론 홈쇼핑까지 월드컵 특수에 푹 빠져 있는 곳이 유통업종이다. 거리응원에서는 물과 주점부리를 제공하고 경기 휴식중에는 반짝 상품으로 매상을 올리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나이지리아전이 열린 23일 특별생방송을 실시해 짭짤한 재미를 봤다. 롯데홈쇼핑은 경기 전후에 휴대전화를 선보여 주문전화만 무려 1500여대를 받았다. 이는 목표대비 650%를 달성한 것이라고 한다.
 
롯데홈쇼핑은 그리스전이 열린 12일에도 전략 편성으로 주머니를 두둑히 채웠다. 이날 경기시작 1시간전인 오후 7시 20분께부터 '청애뜰 찰떡'을 판매해 1시간동안 7000세트 가량을 소화해냈다.
 
또 경기후반에는 'LG 스포티브 휴대폰' 6000대를 팔아제쳤다. 훼미리마트는 거리응원 덕을 톡톡히 봤다. 훼미리마트는 이동형편의점인 '트랜스포머' 3대를 코엑스, 과천경마공원 등 응원현장에 출동시켜 돈을 긁어 모았다.
 
지난 17일 전국 훼미리마트 4800여 점포에서 판매한 매출은 일주일전인 10일보다 17.8%가 증가했다. 서울광장, 올림픽광장 등 주요 응원거리의 60개점포 매출은 4.5배나 급증했다. 특히 거리응원의 피크타임인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의 매출은 21배나 올랐다.
 
국내 최대 할인점인 신세계이마트도 만세를 불렀다. 지난 6월 11~17일까지 매출이 전년같은 기간에 비해 14%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최근 여러 악재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이마트 입장에서는 단비를 맞은 셈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1~5월 매출 신장율 9%보다 월드컵 매출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 가장 많이 팔린 품목은 맥주로 92.5%의 신장율을 보였고 17일 아르헨티나전에서는 수박이 7만통 팔려나가며 11~17일까지의 매출이 전년비 150% 신장했다.
 
같은 날 치킨은 367%, 음료수는 16%가량이 증가했고 삼겹살 매출도 49.6%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인터넷쇼핑 롯데닷컴에서는 매니큐어가 가장 잘나갔다. 6월1~22일까지 화장품 주문건수를 조사한 결과 매니큐어 상품 매출은 전년동기에 비해 300%가 늘었다.
 
롯데닷컴은 "여름에는 자외선차단제가 보통 잘나가는데는 월드컵 해를 맞아 거리응원을 위해 패션에 신경을 쓰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유통과 함께 식음료업계도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인기 야식으로 떠오른 피자, 치킨 등은 재료가 떨어져 못팔 지경이라는게 업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도미노피자는 한국의 예선전이 벌어진 12일, 17일, 23일 주문이 밀려 각 매장마다 정신을 못차렸다. 그리스전에서는 전주에 비해 매출이 60%이상 급증했고 여의도, 삼성동 등 오피스가와 주택가가 혼조된 지역의 매출은 더 높았다.
 
아르헨티나전의 경우에서도 전년동일에 비해 2.5배가량 매출이 늘었고 나이지리아전은 새벽에 열렸다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30%가 증가했다. 국내 최대 치킨 매장인 BBQ도 월드컵 특수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BBQ는 그리스전은 평소보다 3배, 아르헨티나전에는 평소보다 4배가량의 매출이 늘었다고 자랑했다.
 
또 소자본 창업으로 자리잡고 있는 티바두마리치킨도 그리스전때의 매출이 매장에 따라 평소보다 2배, 많게는 10배까지 올랐다고 밝혔다.


▲ 삼성전자의 3DTV     © 뉴시스

남아공산 와인도 특수 만끽

 
남아공에서 수입된 와인도 월드컵 특수의 기쁨을 누렸다. 남아공월드컵이란 점에 소비자들이 남아공산 와인을 평소보다 많이 찾기 때문이란다. 금양인터내셔널의 2010 카베르네 소비뇽은 지난 4월부터 판매량이 매달 5000~6000병으로 급증했다. 우리팀이 16강에 진출함에 따라 한정수입분인 2만1600병이 6월중 다 소진될 것으로 회사측은 예상하고 있다.
 
와인나라의 '포큐파인 칫지 시라'와 '포큐파인 릿지 카베르네 소비뇽'도 월드컵 열기가 고조되면서 바닥을 보이고 있다. 이 와인은 월드컵전만해도 매달 수백명밖에 안나가 회사를 긴장시켰지만 최근에는 소진속도가 너무 빨라 조기에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롯데아사히의 스파클링 와인 버니니도 올 6월까지 판매량이 작년동기에 비해 120% 늘었다.
맥주 안주로 인기가 높은 스낵류의 판매량도 급증했다. 국내 스낵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오리온은 지난 6월17일까지 스낵 매출이 작년보다 20% 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포카칩', '스윙칩', '오!감자', '오징어땅콩', '도도한 나쵸' 등 맥주와 궁합이 맞는 스낵류는 매출이 30~40% 증가했다. 빨간 팬티도 월드컵 특수를 맞고 있어 이색적이다. 리바이스바디웨어가 6월1일부터 21일까지 집계한 레드계열의 속옷 판매율은 전월보다 60%가 늘었다.
 
회사측은 "날씨가 더워지면 색상이 진한 속옷은 판매가 줄어드는데 아무래도 월드컵 특수가 반전을 유도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특히 레드계열의 팬티를 잘 입지 않는 남성용의 판매량이 72%나 증가해 54%가 증가한 여성용을 제쳤다.
 
게임업계도 월드컵 특수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피파온라인2'는 지난 19일 동시접속자 12만명을 기록했다. 이는 2006 독일월드컵 당시 피파온라인1이 세웠던 최단기간 동시 접속자수 18만에 이어 스포츠게임에서 두번째로 높은 수치.
 
한국과 그리스전에는 9만명이 접속해 당일 상용자 트래픽이 전주보다 36%이상 늘었고 신규가입자도 100% 증가했다. 게임빌의 2010 슈퍼사커는 다운로드수 21만명을 기록했다. 월드컵시즌들어 평소보다 10%가량 늘어난 수치다. 게임빌은 "4.99달러라는 고가에도 출시 초반 인기몰이가 특수로 이어지고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위메이드의 판타지 풋볼 매니저도 17일 재접속율이 평일보다 40%가 늘었다. 한국팀 경기가 있었던 주(週)의 사용량은 전주보다 2배 가량 증가했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또한 월드컵 이벤트 참석률도 90%에 다다르는 등 참가율이 높았다고 회사측은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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