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실적 악화에 몸살 앓는 증권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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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실적 악화에 몸살 앓는 증권업계
  • 전기룡 기자
  • 승인 2016.09.04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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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 등 손실 눈덩이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전기룡 기자)

▲ 증권업계가 주가연계증권(ELS) 실적 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증권가의 모습. ⓒ뉴시스

증권업계가 주가연계증권(ELS) 실적 악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막대한 ELS 손실로 인해 유상증자까지 시도하는 모양새다.

지난 1일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자와의 만남에서 “외부 환경 요인으로 인해 주요 증시에서 변동성이 높아졌다”며 “ELS의 수익성이 불투명해진만큼 지인들에게 추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파생결합상품의 한 종류인 ELS는 삼성전자·한국가스공사 등 개별 주식에 연동된 상품부터 HSCEI·EUROSTOXX50 등 주가지수에 연동된 상품까지 다양하게 존재한다.

일반적으로 연 5~25% 가량의 수익률을 확정하고 있어 일정 범위 내 주가 흐름이 이어진다면 큰 탈없이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중위험 중수익’으로 인기를 끌었던 ELS지만 최근 들어서는 증권업계의 애물단지로 전락한 모습이다.

주요 기초자산인 홍콩항생중국기업지수(HSCEI, 이하 H지수)의 급락으로 헤지(위험회피) 비용이 증가한 것은 물론, 브렉시트 사태 등으로 유로스톡스50(EUROSTOXX50)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증권사들의 대규모 손실을 야기했기 때문이다.

이는 주요 증권사들의 반기보고서를 살펴보면 더욱 잘 알 수 있다.

지난달 NH투자증권은 반기보고서를 통해 상반기 1698억원 상당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2213억원) 대비 24% 가량 감소한 수치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ELS부문에서 손실을 입은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지난해 증권시장이 호황을 누렸던 만큼 이에 대한 기저효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 역시 2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이 지난해 대비 63% 가까이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현대증권은 1980억원에서 503억원으로 영업이익이 4분의 1 가량 줄었다.

한화투자증권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상반기 기준 42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10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과거 주진형 전 대표 시절 크게 늘렸던 자체 헤지형 ELS에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덕이다.

한화투자증권이 실적 정상화를 위해 여의도 한화금융센터 빌딩을 매각한 데 이어, 이달 내 액면가(5000원)보다 낮은 2245원에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할 예정이지만 최근 주가가 2375원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투자자 모집에 난항을 겪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ELS 손실을 다 잡았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적이 있다"며 “하지만 여전히 자체 헤지 ELS 물량이 1조8300억원에 달한다는 점에서 경영 안정화가 가능할 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전했다.

한편, 금융당국이 9월 중 발표할 예정인 'ELS 건전화 방안'에 대해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발행 총액 제한과 은행 판매 규제 등의 조치는 필요하지만, 파생결합증권 발행잔액이 100조원을 돌파한 만큼 시장 리스크 확대를 막기는 커녕 악화시킬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과거 증권사뿐만 아니라 시중은행을 보유한 금융지주에서도 ELS 판매에 열을 올렸던 만큼 발행 총액 제한 등의 조치는 필요하다"며 "하지만 규제의 등장으로 증권사들이 높아지는 글로벌 지수의 변동성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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