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넷에 이의제기하면 소송?…루마썬팅, '고압자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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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넷에 이의제기하면 소송?…루마썬팅, '고압자세' 논란
  • 장대한 기자
  • 승인 2016.09.22 17: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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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사실을 올렸을 경우에만 법적 조치"…본지 취재 시작되자 30분만에 해당 조항 삭제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 루마썬팅의 엉터리 A/S 조치에 대한 피해 고객의 글이 보배드림 내에서 1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 보배드림 게시글 캡쳐

#. 지난 8월 중순께 울산의 한 루마썬팅 정식 시공점에서 루마 애티튜드35 제품을 시공받은 A씨는 시공 후 필름이 울고, 단이 생기는 등의 하자를 겪었다.

이에 A씨는 일주일 후 해당 시공점을 찾아, 재시공 조치를 받았음에도 이 후 운전석 부분 필름에 40cm 가량의 3줄이 우는 문제가 이어졌다. 시공점의 능력에 의문이 생긴 A씨는 다른 시공점에서 조치를 받고자 루마썬팅 본사에 A/S를 요청했다.

그러나 본사는 자신들이 서울·경기지역 총판이라며 시공점이 속해있는 부산·울산·경남총판인 서영상사와 해결하라고 책임을 피했다. 해당 총판마저 A씨에게 시공 잘못이 있는 해당점이 망하지 않는 이상 그곳에서 다시 시공받으라고 응대할 뿐이었다.

특히 부산·울산·경남총판 관계자는 A씨와의 통화에서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거냐. 더운데 짜증나게 한다. 경찰에 신고하든지 소비자보호원, 인터넷에 올리든지 맘대로 하라"며 욕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A씨는 고객의 정중한 요구에도 반말과 폭언으로 응대하는 해당 관계자의 태도에 경악할 수 밖에 없었다.

A씨는 그나마 시공점에서 썬팅 금액의 60%를 환불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전국 어디서나 A/S를 받을 수 있다며 품질보증서까지 발급해주는 루마썬팅이 본사와 총판 간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 바쁜 모습을 보며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사람을 위한 썬팅'이라는 타이틀로 광고를 전개하고 있는 자동차 썬팅필름 전문업체 루마썬팅(루마코리아,(주)씨피에프)이 A/S와 관련해 소비자를 기만한 사실이 온라인상에서 알려지며 곤욕을 치르고 있다. 더욱이 고객 권리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A/S 가이드라인을 운영해온 사실도 <시사오늘>의 취재 결과 추가로 밝혀져 논란이 예상된다.

22일 자동차 커뮤니티 사이트인 보배드림에 따르면 해당 사연을 담은 A씨의 게시글은 한 차례 삭제에도 불구하고 재게시된 글마저 1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루마썬팅의 반성을 촉구하는 답글들이 이어지며 비난의 목소리도 더욱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루마썬팅은 해당 사건이 이슈화 되고 나서야 피해 고객에 대한 보상과 함께 본사 고객지원실장이 사과문을 작성하는 등 진화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A씨가 요구한 루마썬팅의 고객응대와 A/S 개선 요구를 수용, 빠른 시일 내 개선된 A/S 정책을 공식 홈페이지에 공지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시사오늘>의 취재 결과 루마썬팅은 개선된 A/S 정책은 커녕, 공식 홈페이지 내 고객 A/S 가이드라인을 운영하며 소비자 권리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루마썬팅의 해당 가이드라인 10번 조항을 살펴보면 "만일 소비자께서 적법한 방법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특정 인터넷 사이트를 포함, 이의 방법이 적법하지 않거나 음해성, 고의적 사실누락 등 왜곡된 내용으로 대중들에게 알려서 루마코리아 (주)씨피에프에 피해를 끼칠 경우, 관련법에 의하여 법적인 처벌을 받으실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명시돼 있다.

이는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약자의 입장에 놓인 소비자들이 피해와 관련해 함구할 수 밖에 없도록 하는 위압적인 조항으로, 소비자 권리를 제한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루마썬팅 관계자는 22일 <사시오늘>과의 통화에서 "앞선 고객 피해 사례와 관련해서는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 잘못을 인정한다"며 "본사가 전달받기로는 고객이 처음부터 환불해달라고 전해 들어 제대로 된 대응을 펼칠 수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루마썬팅 시공점들이 개별 사업자다 보니 본사에서 고객 민원과 관련해 이래라 저래라 강제할 수는 없는 부분들이 존재한다"며 "본사에서는 마지막 단계에서 고객과 시공점 간의 조율을 돕는 방법 밖에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총판 관리에 대해서는 한 차례 회의를 가졌다. 전국 총판을 모아 서비스와 관련한 재교육을 펼치겠다"며 "이번 일을 교훈삼아 고객응대와 서비스 부문을 강화해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여러 민원 케이스를 분석, 메뉴얼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서비스 개선과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메뉴얼 마련만을 강조하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 개선까지는 시일이 필요함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이었다.

10번 조항과 관련한 <시사오늘>의 질문에는 "허위 사실을 올렸을 경우에만 법적조치를 취하겠다는 내용이었지 무조건 인터넷에 올린다고 해서 명예훼손으로 소송하고 그런 것은 아니다. 고객 권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오해를 살 수 있는 만큼 수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루마썬팅 측은 오후 3시경 진행된 통화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오후 3시 28분 경 다시 연락이 와 "홈페이지 내 10번 조항은 오해를 살 수 있는 부분이 크다고 판단, 바로 삭제 조치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해당 홈페이지 내 A/S 가이드라인에는 현재 10번 조항이 삭제된 상태다.

▲ 루마썬팅은 소비자 권리를 제한할 수 있는 A/S 가이드라인에 대한 시사오늘의 취재가 시작되자 홈페이지 내 A/S 가이드라인 10번 조항을 삭제 조치했다. ⓒ 루마썬팅 공식 홈페이지 캡쳐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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