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선택 폭 축소…유통가 'PB전쟁'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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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선택 폭 축소…유통가 'PB전쟁'의 그늘
  • 변상이 기자
  • 승인 2017.02.03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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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변상이 기자)

▲ 최근 대형마트를 비롯해 편의점까지 PB상품 출시는 경쟁사에 뒤쳐지지 않기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잡았다. ⓒ 이마트

최근 몇년 사이 유통업계는 경기 불황으로 인한 매출 돌파구로 PB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선택의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대형마트를 비롯해 편의점까지 PB상품 출시는 경쟁사에 뒤쳐지지 않기 위한 필수 요소로 자리잡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PB상품의 종류도 식음료에서부터 밀접한 생활용품까지 아무래도 1인가구와 나홀로족의 증가로 인해 이들을 위한 상품으로 주를 이룬다. PB상품의 장점은 가격에 있다. 자사에서 생산된 제품인만큼 유통과정에서의 비용이 축소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품질면에서도 뒤쳐지지 않는 게 PB상품의 인기요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PB상품으로 매출 증진을 꾀하며 단순히 상품만으로 그치는 것이 아닌 하나의 'PB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이마트의 '노브랜드(NO BRAND)와 '피코크(PEACOCK)'가 대표적이다. 이마트는 올해도 이같은 브랜드를 통해 출시된 상품으로 매출 증진을 꾀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마트의 PB로는 ‘요리하다’ ‘초이스엘’이 대표적이다. 이들 상품의 종류만 해도 1만3000여개에 달한다. 홈플러스 역시 1인 간편식 PB인 싱글즈프라이드(Single’s Pride)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이들의 PB상품 브랜드는 전체 매출의 약 20%를 웃돌 만큼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처럼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득이 될 수 있는 PB상품이지만 그 이면엔 오랜 시간 비슷한 품목을 취급해온 제조업체들에겐 달가운 일이 아니다.

소비자들의 발길이 잦은 대형마트나 상품회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의점에서 PB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게 되면 자칫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엔 1~2인 가구수가 늘어나며 이들을 위한 생활용품과 식품까지 PB상품으로 내 놓으며 매출 끌어올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기존에 영세 업체들이 납품했던 생활관련 용품이 진열대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특히 일각에선 소비자들의 입장에서 제품 선택의 폭이 좁아져 대형 유통사의 PB상품만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의 중소 가전업체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이 속속히 내놓고 있는 PB가전제품으로 인해 울며 겨자 먹기로 마진을 줄이며 싸게 공급하고 있다"며 "PB제품의 품목 가짓수가 많아질수록 소비자들은 선택의 폭이 적어져 무조건적으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제품만 쓰게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일부 업체는 제조업체와의 상생 방안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대형 유통사의 PB상품 비율이 높아질수록 관련 중소 제조업체들에게 일감으로 적용되기 때문.

대형마트들은 상품을 제조하기 위해 제품구상, 원가분석 등 유통단계의 획기적인 개선을 위해 대부분 중소기업과의 협력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일감이 적은 중소업체에게는 새로운 사업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PB상품은 소비자에게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 즉 가성비 좋은 제품을 선보이는 게 주 목적이기 때문에 올해 역시 중소업체를 통한 PB상품 개발 협력은 확대될 전망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 제조업체에게도 대형마트 PB 상품 생산 제안은 반가운 일이라 볼 수 있다"며 "이에 대형마트도 품질대비 저렴한 가격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중소제조업체에게 사업진출의 기회를 마련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백화점, 마트, 홈쇼핑, 주류, 리조트 등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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