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5공 비자금' 관리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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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5공 비자금' 관리 의혹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10.1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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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배 부회장, 자선전 통해 한화증권 전직 임원 관련설 토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에 대한 비자금 수사가 2002년과 2007년 대선 자금까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한화그룹이 과거 5공 인사들의 비자금을 관리했다는 증언이 나와 한화그룹 측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대한생명 인수 과정에서 87억 원을 조성하는 등 배임 및 불법 정치자금 제공 등의 혐의로 기소돼 2005년 7월 1심에서 징역2년 6개월, 항소심에서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던 김연배 한화그룹 부회장은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이란 자서전을 통해 “한화증권 전직 임원 L씨가 5공 측 인사들의 자금을 맡아 운영해 준 적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자서전에 나와 있는 한화 전직 임원 L씨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차명계좌를 통한 5공 인사들의 자금을 관리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검찰은 지난 1995년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 당시 차명계좌의 실소유주를 끝내 밝히지 못한 채 수사를 종결시켰다.

실제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이란 자서전에서는 “이 독한 사람은 고객의 비밀을 끝까지 지켰고 결국 옥고를 치렀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 2007년 5월 11일 술집종업원 보복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서초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마친 뒤 법정을 나     ©뉴시스

여기서 김 부회장이 지칭한 이 독한 사람은 5공 비자금 관리자였던 한화 전직 임원 L씨라는 게 검찰 안팎의 추측이다.

검찰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300억∼500억 원대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수하는 과정에서 이 자서전을 입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증언이 한화 비자금 수사와 한화 측에 별다른 압박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007년 한화 직원 1만여 명에게 <다시 태어나도 이 길을>이란 책을 나눠주고 이른바 ‘충성 독후감’을 써내게 했는데 한화 측의 불리한 증언이 있었다면 과연 김 회장이 그 같은 일을 했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부터 재계 안팎에서는 김연배 부회장이 김승연 회장을 대신해 옥고를 치렀다는 설이 파다하게 퍼졌었다.

한편 지난 3일 한화그룹 비자금 은닉처로 의심되는 S경비업체 간부 구속영장이 법원에 의한 기각된 이후 검찰 수사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화 전직 임원의 ‘5공 비자금 관리설’이 이번 수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국민들의 이목이 검찰과 한화로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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