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혁신선언문’ 발표…계속되는 ‘우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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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혁신선언문’ 발표…계속되는 ‘우클릭’
  • 정진호 기자
  • 승인 2017.08.02 18: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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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건국설 주장·촛불집회 폄하 논란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정진호 기자) 

▲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2일 ‘신(新)보수주의’ 중심 당 쇄신을 골자로 하는 혁신선언문을 발표했다 ⓒ 뉴시스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2일 ‘신(新)보수주의’ 중심 당 쇄신을 골자로 하는 혁신선언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촛불집회를 겨냥한 듯 광장민주주의의 위험성을 지적하고, ‘1948년 건국설’을 포함하는 등 극우(極右)적 색채를 드러내 논란이 예상된다.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년간 한나라당, 새누리당을 이은 자유한국당은 집권여당으로서 추구해야 할 가치와 역할을 망각하고, 권력 획득과 유지라는 눈앞의 이익에만 몰두했다”며 “이에 자유민주진영의 분열을 초래했고, 제20대 총선 공천실패, 대통령 탄핵과 대선패배라는 참담한 결과를 맞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자유한국당 혁신위는 다음과 같은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 가치의 깃발을 높이 든다”며 △자유주의 이념에 기초한 1948년 대한민국 건국이 옳고 정의로운 선택이었다는 긍정적 역사관 △국민주권 원리가 대의제 민주주의를 통해 실현돼야 한다는 원칙 △법치주의에 기반한 공정한 시장경제를 추구하되, 소외된 사람들도 포용하는 서민중심경제 △대내적으로는 소외계층을 보듬고, 대외적으로는 세계 속에서 경쟁하는 글로벌 대한민국 등을 한국당이 지향할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한국당의 혁신선언문을 두고 ‘우클릭 선언문’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우선 1948년 대한민국 건국이라는 표현이 문제가 됐다. 1948년 건국설은 뉴라이트 계열 보수 학자들이 주장하는 것으로,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건국일로 봐야 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역사학계에서는 1948년 건국설이 임시정부와 항일독립운동의 정통성을 부정하려는 의도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의제 민주주의를 강조한 부분도 촛불집회를 정조준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혁신위는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국민주권의 원리가 ‘대의제 민주주의’를 통해 실현돼야 한다고 믿는다”면서 “대의제 민주주의는 광장 민주주의와 같은 직접 민주주의의 위험을 막고, 다수 폭정에 따른 개인 자유의 침해를 방지하며, 시민적 덕성의 함양을 통해 더불어사는 공화의 가치를 실현하는 제도적 장치”라고 규정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광장 민주주의와 같은 직접 민주주의의 위험’이 촛불집회를 뜻한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정치권 반응도 냉랭하다. 더불어민주당 정진우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한민국은 상해임시정부를 계승하는 나라임이 헌법에 명시돼 있는데도 헌법을 무시하면서 일제 수탈의 역사,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를 근원적으로 부정하는 1948년 건국론을 여전히 고집하고 있다”고 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촛불민심을 다수의 폭정이라고 보는 일베 본능을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의당 추혜선 수석대변인은 “선언문 초입부터 1948년 건국설을 주장하며 헌법에 적시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정통성을 전면 부정했다”며 “광장 민주주의와 같은 직접 민주주의가 위험하다는 궤변을 통해 전 세계에 깊은 감명을 준 촛불혁명을 폄훼했다”고 비난했다. ‘혁신의 길’을 가겠다는 한국당의 첫 발걸음부터 삐걱대는 분위기다.

아래는 혁신선언문 전문이다.

지난 10년간 한나라당, 새누리당을 이은 현재의 자유한국당은 집권여당으로서 국리민복과 국가발전을 위해 당이 추구해야 할 가치와 역할을 망각했다. 계파정치라는 구태(舊態)를 극복하지 못하고 눈앞의 이익만 좇다가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잃고 급기야 야당의 하나로 전락한 참담한 현실을 맞았다.

자유한국당의 무사안일주의와 정치적 타락은 자유민주 진영의 분열을 초래하면서 총선 공천실패, 대통령 탄핵, 대선패배라는 쓰라린 결과로 이어졌다. 자유한국당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를 직시하고 자기 혁신에 모든 노력을 경주할 때다.

대한민국은 1948년 건국 이래 자유민주 진영이 피와 땀으로 일으켜 세우고 지켜온 나라다. 그 정통성을 이어 받은 자유한국당은 철저한 혁신을 통해 분열된 보수우파 세력을 통합하고 자유민주 진영의 단합된 지지를 얻어 정권을 재창출하고, 대한민국을 선진대국으로 이끌고 마침내 자유민주 통일을 이룩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와 같은 과제의 해결을 위해 자유한국당 혁신위는 다음과 같은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 가치의 깃발을 높이 든다.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정의와 형평을 바탕으로 양극화와 불공정한 기득권을 타파하고 활기차며 따뜻한 공동체의 지속적 발전을 추구한다. 부자에게는 자유를 주고 서민에게는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 국민 모두가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아래의 가치를 담는다.

1.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기초한 1948년 대한민국의 건국이 옳고 정의로운 선택이었다는 ‘긍정적 역사관’을 가진다. 대한민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탄생한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하고 꾸준히 개인의 자유를 신장시켜 세계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성공의 역사를 만들었다.

2.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국민주권의 원리가 ‘대의제 민주주의’를 통해 실현돼야 한다고 믿는다. 대의제 민주주의는 광장 민주주의와 같은 직접 민주주의의 위험을 막고, 다수의 폭정에 따른 개인 자유의 침해를 방지하며, 시민적 덕성의 함양을 통해 더불어 사는 공화의 가치를 실현하는 제도적 장치다.

3.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부정부패와 반칙, 특권을 배격하고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는 법치주의에 기초해 경제적 자유를 추구한다. 이와 동시에 경쟁에서 뒤처진 사람들도 함께 꿈을 이룰 수 있는 국가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서민중심경제’를 지향한다. 산업화 세대의 기득권은 물론 강성귀족노조 등 민주화 세대의 기득권도 비판하고 배격하는 혁신을 통해 중산층과 서민이 중심이 되는 경제를 활성화하고, 서민복지를 증진시키는 데 주력한다.

4.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는 대내외적인 개방을 통해 우리나라를 ‘글로벌 대한민국’으로 업그레이드 하는 목표를 가진다. 글로벌 대한민국은 대내적으로 다문화가족과 탈북자 등 소외계층을 포용하며, 대외적으로 젊은이들과 기업이 세계 속에서 당당히 경쟁하는 개방을 지향한다. 북한의 개방과 자유화를 통한 통일의 실현 역시 글로벌 대한민국이 추구할 핵심 가치다.

자유한국당은 이상과 같은 ‘자유한국당 신보수주의’ 이념에 기초한 혁신을 통해 가치 중심의 정당으로 환골탈태해야 한다. 관료주의와 보신주의를 타파하고 효율적이고 유연한 조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이념과 조직의 재정비에 상응해 대대적인 인적혁신과 인재영입 또한 이뤄야 한다.

자유한국당 혁신위는 앞으로 혁신, 통합, 수권(授權)이라는 대명제를 실현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안을 계속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혁신위 활동을 둘러싼 그 어떤 압력이나 영향도 배제한다. 오직 자유 대한민국 수호와 발전을 열망하는 국민만 바라볼 것이다. 대한민국의 존립이 걸린 이번 혁신이 성공할 수 있도록 국민과 당원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지지, 날카로운 질책과 조언을 부탁드린다.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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