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KAI 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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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KAI 군침?
  • 박세욱 기자
  • 승인 2009.06.29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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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노조, “대한항공 인수 절대 안돼”
노조측 “투자 거부하던 대한항공, 흑자로 돌아서니 이젠 인수, 말이 돼”
대한항공측 “좋은 조건을 제시 받으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생각이다”
 
KAI, 알짜회사로 급성장…대한항공 군침?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 노조가 정부의 지분매각 방침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노조는 KAI 인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한진그룹’은 절대불가 입장을 밝혔다.
KAI는 1990년대 정부가 항공산업 육성정책에 따라 국내 항공산업의 역량을 결집해 만든 국내 유일의 완제기 제작회사다.
 

 
KAI의 지분은 산업은행이 30.54%, 현대자동차, 삼성테크윈, 두산인프라코어가 각각 20.54% 보유하고 있다.
독자적으로 KT-1 기본훈련기와 T-50 고등훈련기 등의 개발해 세계 12번째 초음속 항공기 개발 능력을 가지고 있고, KHP 개발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차세대 민항기인 B787, A350사업의 국제공동개발에 참여하는 한편, KT-1, T-50 등 국산 완제기의 수출을 추진해 2006년에는 터키에 KT-1(55대)를 수출했다.
KAI는 설립 이후 세계경제 침체로 인해 국내외 물량감소, 수익악화, 차입금 증가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유휴 공장 매각, 인력 구조조정, 임금동결 등을 통해 경상이익이 2007년 42억원, 2008년 191원을 기록했고 점점 증가추세에 있다. 한마디로 ‘알짜’회사로 급성장한 것.
하지만 경제활성화를 위해 지식경제부가 민영화하기로 결정한 것. 때문에 산업은행 주도로  KAI의 지분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KAI 인수 후보 중 유력시 되고 있는 기업은 ‘한진그룹’이다. 하지만 한진 곧, 대한항공의  KAI 인수 성사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유는 KAI 노조가 대한항공 인수를 막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12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회의에 참석한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은 "(KAI 지분 매입과 관련 대주주인) 산업은행에서 아직 공식 인수제안서를 받지는 않았지만 만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조 회장은 "대한항공은 이미 방위산업부문 사업을 하고 있어 국가산업에서 KAI의 중요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며 "실제 인수를 하려면 지분 인수와 관련 논의할 의지가 있다"고 공식석상에서 KAI 인수의사를 밝혔다.
이날 대한항공이 KAI을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KAI 노조가 “대한항공의 KAI 인수는 절대 있을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KAI 노조 “대한항공, 흑자 되니 인수하려 한다”
 
KAI 노조는 "대한항공은 1990년 3사(삼성, 대우, 현대) 가 투자를 권했을 당시에는 ‘필요없다’며 거부하더니 KAI가 흑자경영으로 전환되자 이제는 인수하겠다는 것이 말이 되냐“며 반문한 뒤 “대한항공의 KAI 지분인수는 절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왜 KAI 노조는 그토록 대한항공의 인수를 반대하는 것일까.
 

 
우선은 대한항공이 소극적 기술투자로 산업발전의 정체 요인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1970~1980년대 항공사업을 독점수행(500MD, F-5 등)했지만 소극적 투자로 기술축적과 국산화에 실패했다는 것.
때문에 대한항공이 KAI를 인수할 경우 향후 한국형 전투기(KF-X)나 중형기 등의 개발 국산화에 소극적이고 단순 생산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항공산업 발전에 역행할 우려가 높다고 노조측은 설명한다.

또한 대한항공이 주장하는 시너지 효과는 허구라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KAI 인수시 “운송과 제조업의 결합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모두 허구라는 것이 노조측의 주장이다.
대한항공은 그 동안 운송과 제조업을 동시에 운영해 왔으며 제조부문은 많은 부실이 발생(2천억 원~3천억 원)했으며, 제조부문 매출규모가 3776억 원으로 KAI(9101억 원)의 40%에 불과, 운송과 제조업의 시너지 효과가 허구라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노조측은 대한항공이 운송부문과의 이해관계 상충시 완제기 수출에 소극적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한항공은 아랍에미리트 정부가 적극적으로 요구한 에티하드 항공의 인천취항에 적극 반대해 T-50(고등훈련기)의 수출실패 요인으로 작용, 향후 수출대상국이 유사한 조건을 요구할 경우 주력부문인 운송부문의 이해를 위해 국산 완제기 수출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노조측은 말한다.

마지막으로 대한항공이 투자 마인드와 자금여력이 부족해 수출 능력 취약하다는 것이다.
대한항공은 2008년 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인한 대규모 적자 발생(당기 손실 1.94조원, 부채비율 462%)하는 등 재무구조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나, 올해도 대규모 적자가 예상돼 국산 완제기 수출을 위한 투자 (개량개발, 마케팅 등)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한항공, “결정된 것 아무 것도 없다”
 
이 때문일까? 지난 4월 7일 KAI노조는 대한항공의 인수저지를 위한 비상투쟁위원회(박한배 위원장)를 결성하고 대한항공 KAI인수반대를 외쳤다.
비투위 박 위원장은 지분인수와 관련해 “우리는 세계 유수의 항공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 위해 헬기, 민항기, 공격기 개발은 물론 우수한 성능의 KT-1수출에 이어, 세계 최고 성능이라는 T-50고등훈련기 수출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시사오늘

 
또한, “KAI는 방만한 경영의 악폐와는 거리가 먼 민영기업이며,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2년 연속 흑자를 달성 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KAI는 지금 대한항공의 정부와 국민을 현혹하는 얼토당토않은 중상모략과 논리에 의해 헐값에 인수될 위기에 처했다. 국가전략사업인 항공우주산업은 장기적 기술투자와 개발여력이 갖춰진 기업만이 이끌 수 있다”라고 덧붙었다.

박 위원장은 “선진항공업체의 사례를 보더라도 방산업체 특성상 외국 정부와의 협상을 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규모의 방산협력과 상당한 절충 교역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게 현실이다. 대한항공이 그러한 역량을 갖추고 있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항공 관계자는 “좋은 조건을 제시 받으면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고, KAI 인수에 관심이 있을 뿐 어떠한 것도 진행된 사항은 없다”라고 해명했다.
대한항공이 KAI인수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한항공은 2003년과 2006에도 KAI에 대한 M&A 시도했으나 노동조합과 지역단체의 반발, 그리고 가격차로 인해 포기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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