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만원권 시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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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권 시대 열렸다
  • 차완용 기자
  • 승인 2009.06.30 1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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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표발행, 전산 정보교환 등 연간 2800억원 절감 효과
6월23일, 우리나라에서 36년만에 발행되는 최고액권인 5만원권이 시중은행들을 통해 첫선을 보였다. 이른바 국내 액면 화폐의 최고액이 1만원권에서 5만원권으로 ‘정권 교체’가 이뤄진 셈이다.
 

 
1년 안에 10만원권 수표의 90% 이상, 1만원권 수요의 40% 가까이를 대체하리라는 예측만큼 벌써부터 만만치 않은 위력도 감지되고 있다.
'5만원권' 시대. 최고 액면 화폐의 새 정권을 열 5만원권에 대한 이모저모를 살펴본다.
 
◇5만원권, 얼마나 풀리나

한국은행에서 공급하는 5만원권 공급액은 총 1조3530억원이다. 이를 개별단위로 개산하면 모두 2706만장이 시중에 유통되는 셈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5620억원으로 가장 많고, 인천·경기 지역이 1770억원, 부산·울산·경남지역이 2030억원 등이다.

한은은 이 가운데 일단 1조원 어치인 2000만장을 시중은행 등에 공급한 뒤 수요가 급증할 경우 나머지 3530억원을 추가로 푼다는 계획이다.
시중은행은 각 지점에 수요에 따라 5000만원에서 3억원 가량의 5만원권을 조달할 예정이다. ATM은 현재 대도시 거점 점포를 위주로 250여 대만 5만원권이 가능한 기기로 교체돼 있다.
 

 
◇5만원권 발행 이유는


한국은행이 5만원권을 발행하는 것은 현 경제 규모에 맞지 않는 소액권 사용으로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5만원권 유통되면 지폐를 세는 시간이 줄고 보관의 불편함을 덜 수 있어 사회적비용이 절감된다고 한은측은 설명하고 있다.

1만원권이 발행된 1973년 이후 36년간 물가는 12배 이상, 국민소득은 150배 이상 상승했지만 최고 액면 금액은 1만원을 유지하고 있어 일상생활에서 많은 불편을 겪었다. 고액권을 대신해 10만원권 이상 자기앞수표가 쓰이며 수표의 발행과 지급, 보관, 전산처리 등에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발생해왔다.

한은 이내황 발권국장은 “1973년 1만원권 발행 이후 경제 규모가 많이 커졌고 물가 올랐지만, 고액권이 없어 수표가 현금처럼 이용되면서 비용이 많이 발생했다”며 “경제 규모에 걸맞은 고액권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발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따라서 5만원권 유통으로 일반 상거래에서 지폐를 세는데 드는 시간을 줄이고 많은 지폐를 소지, 보관하는 불편함을 덜 수 있을 것을 기대된다. 또 10만원 자기앞수표 사용이 줄어들면서 연간 자기앞수표의 발행, 지급, 정보교환, 전산처리 및 보관 등에 쓰인 2800억원의 절감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1만원권의 발행과 보관 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화폐발행액 약 30조원 가운데 금액 기준으로 1만원권은 약 26조원(90%)에 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1만원권 5장 대신 5만원권 1장으로 대체되는 비중은 40% 정도일 것으로 한은은 추정하고 있다.
 

 
◇5만원권의 위조방지 장치는


새로 발행된 5만원권에는 어떤 위조방지 장치가 사용됐을까.
5만원권 앞면에는 신사임당 초상과, 신사임당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묵포도도'와 '초충도수병'의 나뭇가지가 새겨져 있다. 뒷면에는 조선 중기 화가 어몽룡의 '월매도'와 이정의 '풍죽도'를 세로로 디자인한 게 눈에 띈다. 세로는 만원권과 같지만, 가로는 6㎜가 더 길다.

5만원권 지폐에는 모두 16가지 위조방지장치가 사용됐다.
우선 가장 손쉬운 위폐 구별법은 앞면의 신사임당 초상이나 뒷면의 월매도, 문자 및 숫자 등을 손으로 만져보는 것. 손으로 만져보면 오톨도톨한 감촉을 느낄 수 있다.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앞면 좌우 양끝에는 5만원을 뜻하는 볼록한 다섯 줄 무늬도 넣었다.

앞면 중앙 왼쪽 편에 부착된 '입체형 부분노출은선'은 청회색의 특수필름 띠로 제작된 첨단 기법으로, 향후 발행될 미국 100달러 신권에 적용될 예정이다.

또 지폐를 상하로 흔들면 은선에 새겨진 태극무늬가 좌우로 움직이고, 반대로 좌우로 움직이면 태극무늬가 상하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왼쪽 끝부분에 새겨진 '띠형 홀로그램'은 보는 각도에 따라 색상이 바뀌면서 태극과 한반도 지도, 4괘 등 3가지 무늬가 차례로 나타난다. 지폐의 양 모서리에 있는 지폐번호인 기번호는 오른쪽으로 갈수록 문자 및 숫자의 크기가 커진다.

뒷면의 '50000' 액면 숫자에는 색변환잉크를 사용해 각도에 따라 자홍색에서 녹색으로 변하고, 앞면의 흰 부분을 빛에 비추면 신사임당 초상이 나타나도록 숨은 그림을 넣었다.
이밖에도 위조방지를 위해 공개할 수 없는 다양한 장치들이 5만원권 속에는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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