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국, ‘킬러본능’ 사상 최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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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 ‘킬러본능’ 사상 최고조
  • 김상현 기자
  • 승인 2009.07.13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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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라이언 킹’ 태극마크 ‘가시화’
‘라이언 킹’ 이동국(전북·31)이 태극마크를 향한 우렁찬 포효를 하고 있다.

지난 4일 이동국은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09 K리그’ 14라운드 광주와의 경기에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나서 전반 43분 선제골을 시작으로 후반 5분과 22분 각각 추가골을 터트리며 해트트릭을 완성시켰다.
 
지난 5월2일 제주전에서도 해트트릭을 기록했던 이동국은 2개월여 만에 자신의 올시즌 두번째이자 프로 통산 세번째 해트트릭를 펼쳐보이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앞서 지난 1일 서울과의 FA컵 16강에서도 2골을 넣었던 이동국은 7월 들어 열린 두경기에서 5골을 몰아넣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하며 ‘진정한 킬러본능’을 보여주고 있다.
 


 
이동국은 리그 득점 선두(11골)를 질주했고 올 시즌 컵대회와 FA컵을 포함해 무려 14골을 터트리며 절정의 골감각을 과시했다. ‘비운의 천재’라는 소리를 들으며 잊혀지던 그는 올 시즌 화려하게 부활했다.
 
‘비운의 스트라이커’ 이동국
 
이동국은 18살의 나이에 프로무대에 데뷔하면서 한국의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기대를 모았다. 프로 3년차가 되던 2000년, 독일리그 베르더 브레멘에 입단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굳혀갔다. 하지만 이런 기대도 잠시 첫 해외 진출은 7경기 출전에 막을 내렸다.
 
이후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게으른 천재’로 낙인 찍혀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당시 이동국은 히딩크 감독이 원했던 강한 스테미너와 스피드가 부족했고 본인이 가지고 있던 잠재적인 능력 역시 보여주지 못했다. 그해 이동국이 빠진 한국 대표팀은 4강 신화를 이루며 주전선수 대부분은 스타선수가 됐다.
 
또한 같은 해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끝내 4강에서 승부차기에 패하며 아쉬움의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2006년 광주 상무에서 정신력을 키운 이동국은 틱 아드보카트 대표팀 감독의 총애를 받으며 국가대표팀에 재승선, 독일월드컵 본선행의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하지만 독일 월드컵을 앞두고 리그 경기에서 무릎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해 또 다시 월드컵을 필드가 아닌 먼 벤치에서 바라봐야만 했다.
 
2007년 이동국은 꿈에도 그리던 프리미어리그 미들스브러(잉글랜드)팀에 입단,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4호에 이름을 올리면서 ‘라이언 킹’이 부활하는 듯했다. 하지만, 데뷔 첫 시즌 11경기 무득점, 2007-08 시즌과 FA컵, 칼링컵에서 각각 1골씩을 터뜨리는데 그쳤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4호 이동국은 미들스브러에서의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체력적인 한계를 느꼈다. 그동안 신체적인 조건으로 비교 했을 때 부딪혀서 밀린다는 생각은 안했다. 하지만, 수비수와 부딪쳤을 때 힘이 부친다는 한계를 느꼈다. 물론 세계의 벽은 높겠지만 힘에서 밀리지 않아야 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한계를 넘지 못한 이동국은 2시즌동안 29경기 출전 2골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고 쓸쓸히 K리그로 복귀했다. 당시 한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K리그에서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한 이동국에 대한 관심은 점점 멀어져 갔고 2007년 아시안컵에서의 음주 파문으로 뭇매를 맞으면서 급기야 비난의 수위만 높아졌다.
 
이동국은 10년이 넘는 선수 생활동안 2차례 유럽 도전장을 냈지만 실패로 돌아갔고, 2차례 월드컵에 도전했지만 이 또한 실패였다.

허정무 “이동국, 실패의 원인부터 깨우쳐야”
 
연거푸 실패 맛본 이동국에 언론과 축구 팬들은 여전히 관심사다. 하지만 기대치가 높은 만큼 비난도 거세지기 마련이다. 이와 같은 팬들의 우려에 전문가들은 “이동국 개인의 실력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당부한다.
 

 
월드컵 대표팀의 사령탑인 허정무 감독 역시 "이동국의 최근 활약상은 분명 반가운 뉴스다. 하지만 대표팀에 승선하려면 본선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선수임을 증명해야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동국에 대한 충고도 전했다. 허 감독은 "이동국은 2002월드컵에서 선택받지 못했던 것,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하지 못한 것 등에 대해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며 "올 시즌 K리그에서 11골을 성공시켰지만 자신이 직접 만든 골이 거의 없다. 더 많이 움직이며 상대를 괴롭혀 스스로 골을 창조해낼 수 있는 공격수가 되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허 감독은 일정 수준 이상의 경기력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그는 "이동국이 K리그 무대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일 때도 있지만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동국 선수는 올해로 서른이 넘었다. 놀랍게도 두 아이의 아버지다. 이동국이 소속된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동국이는 쌍둥이 아빠의 책임감을 느낀다. 과거 이동국보다 의지가 강해졌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축구 팬들은 이동국 선수가 강한 의지를 가지고 그가 그토록 염원하던 월드컵 본선 무대에 서기를 염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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