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위기 속 ‘한미FTA 재협상’ 재점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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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위기 속 ‘한미FTA 재협상’ 재점화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12.0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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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한손으로 핵항모 구걸하면서 강한 협상력 나오겠나”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퍼주기 협상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한미 FTA 협상이 11월 30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쟁점 현안에 대한 추가협상에 들어간 가운데, 야권이 이를 두고 “안보 위기 속 어수선한 틈을 타 한미 FTA 재협상을 하려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전병헌 등 민주당 FTA 대책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한미 FTA 재협상과 관련, “연평도 포격으로 미국의 군사협력을 절실하기 필요로 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최되는 한미 FTA 재협상은 협상의 기본 조건인 객관적이고도 중립적인 환경조차 갖춰지지 않은 굴욕적인 협상”이라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미국 행정부가 대한민국 국회와 국민의 의사는 아랑곳없이 우리 정부만 밀어붙이면서 일방적인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주권 독립국가인 우리 국민의 자존심과 명예를 짓밟히는 일”이라며 “민주당은 다시 한 번 한미 FTA 재협상을 밀실, 굴욕, 국민기만 협상으로 규정한다”고 경고했다.

또 “ISD(투자자 국가 소송제도), 서비스분야 네거티브리스트, 역진불가조항 등 우리의 요구사항을 반영시키지 못한 채, 미국산 쇠고기 추가 개방까지 거론되고 있는 것에 분노하고 있다”며 “MB정부가 국회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일방적인 졸속협상을 추진한다면 우리 민주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국회비준 동의를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현희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한미 FTA 재협상과 관련해 “북한의 연평도 도발로 인한 한반도 긴장상태가 최고조에 이른 상황에서 얼렁뚱땅 퍼주기 재협상을 하는 것은 매국행위”라며 극언을 퍼부었다.
▲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     © 뉴시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이익균형 발언에 대해 “퍼줄 것 다 퍼주고 언제 그랬냐는 듯 국민을 속이는 철면피한 발언이자 지나가던 소가 웃을 일”이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한 뒤 “기존 협정문 자체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독소조항으로 가득 찼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11일 30월(현지시간) 오전부터 시작된 한미 FTA 재협상에 들어가기 전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안보동맹만을 우선시하면서 상호 경제적 이익균형을 흔들 수는 없다”며 “미국 측 압박에 맞서 두 나라의 이익균형이 맞춰지는 쪽으로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김 본부장의 이 같은 발언은 이미 참여정부 시절 협정체결된 기존의 한미 FTA가 이익 불균형임을 실토하는 것은 물론, 현재 미국 측이 미국산 쇠고기를 압력하고 있다는 말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우 대변인은 “MB정부가 서해상에서 한미 전쟁훈련을 위해 핵항모 모셔오기 등 미국에 막대한 군사적 요구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는 미국이 일방적으로 협상우위를 가질게 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지난 6월 MB정부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미국의 협조가 절실해 한미 FTA 재협상을 시작하지 않았느냐”고 의혹을 제기한 뒤 “미국의 핵항모의 1회 가동비용이 1억 달러에 달한다. 미국이 아무런 대가없이 핵 항모를 서해까지 가동시켰다고 생각하는 어리석은 국민은 없다. 한 손으로는 핵항모를 구걸하면서 다른 한 손으로 강한 협상력이 나올 수 있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이미 보도된 수준의 한미 FTA 재협상 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이는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 올 것”이라며 “MB정부는 한반도 위기관리와 평화정책에 실패하고 더불어 경제주권까지 내준 서민경제를 파탄시킨 정권이 될 것”고 일갈했다.

김종철 진보신당 대변인도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이번 재협상은 미국의 조지워싱턴호를 빌려준 데 대해 임대료를 지불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나라가 어수선한 틈을 타 굳이 재협상을 벌이는 것은 누가 봐도 미국을 위한 잔치”라고 힐난헸다.

또 “MB정부는 이번 재협상 이후 독소조항의 제거는커녕 일방적인 양보로 점철된 굴욕협정문을 국민들에게 내놓을 것”이라며 “경제주권과 나라살림을 팔아먹는 매국행태를 즉각 중단하라”고 성토했다.

한편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지난 8∼10일까지 마라톤협상을 통해 한미 FTA 재협상을 타결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측이 30개월 미만인 미국산 쇠고기 수입제한조건을 풀고 전면적인 수입을 요구, 끝내 타결이 실패했다.

이에 한미 양국은 11월 3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메릴랜드주 컬럼비아시의 쉐라톤 컬럼비아 타운센터 호텔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협상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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