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초선의원 ‘갈팡질팡’…개혁의지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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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초선의원 ‘갈팡질팡’…개혁의지 있나?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0.12.1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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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 문책 없던 일로…“당 지도부 문책보단 자성이 먼저다”
지난 8일 한나라당의 예산안 날치기 처리 이후 고흥길 정책위의장이 사퇴하고 안상수 대표에 대한 사퇴압력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당내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이 예산안 날치기 처리와 관련해 더 이상 당 지도부에게 책임론을 묻지 않기로 결정, 이들의 행보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예산안 날치기 처리 이후 한나라당에 대한 야당과 시민사회단체·진보적 지식인·국민들의 비판이 봇물을 이루자, 당초 수도권 초선의원들은 정풍운동을 가시화하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15일 민본21 소속 의원들은 김무성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당 지도부에 대한 문책론보다는 자성이 먼저 필요한 시점”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들의 목소리가 한 풀 꺾인 이유는 민본21 소속 의원들이 당의 예산안 날치기 처리에 대해 적극적인 반대의사 표시를 하지 않은 ‘원죄’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16일 초·재선 의원 20여명이 “청와대와 당이 물리력을 동원해 쟁점법안 처리를 강요하면 거부하고, 만일 (물리력을 이용한 법안처리에)동참하면 19대 총선 불출마를 각오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다는 것이다.
 
▲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초선의원들로 이뤄진 '민본21'과 오찬 회동을 갖고 김성태 간사 등 참석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 뉴시스

이날 20명의 초재선 의원들은 대다수 민본21소속인 것으로 알려져 이들이 당 지도부와 만나서는 꼬리를 내리고 국민들 앞에선 또다시 개혁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일종의 물타기 행보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민본21 김성태 의원은 16일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예산안의 내용적인 측면은 정책위의 소관이기 때문에 이미 고흥길 정책위의장이 책임지고 사퇴하지 않았느냐”며 “국회법을 준수한 원내대표나 당대표를 인책을 한다는 것은 지금 현실과 상황에 맞지 않는다는 게 민본의원들의 공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법 준수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에게 볼썽사나운 모습인 날치기 행태는 더 안 좋다는 것이 국민적 여론”이라면서도 16일 성명서 발표와 관련, “향후 청와대나 당에 의존하지 않고 국회를 좀 바로 세웠으면 하는 그런 간절한 뜻이 있는 의원들이 국민들에게 다짐을 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본21 소속인 권영진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변상욱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회파행의 근원을 찾아 여야가 고리를 끊겠다는 각오로 해법을 모색하는 것이 옳지, 누구에게 책임을 전가하거나 비난하거나, 이렇게 하고 지나가면 2011년 국회도 똑같은 모습이 재연될 수밖에 없다”며 “(민본21의 행보는)국회파행과 관련해 근원적인 접근을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권 의원은 비판여론을 의식했는지 “그간 초선의원들의 (정풍운동을)여러 번 제기했는데 국회 벽이 참 높았다. 지금 국회는 사실상 대통령 권력을 잡기 위한 투쟁의 수단 도구화돼 있고 정당의 부속물로 전락했다”며 “야당의원들 중에도 지금의 국회모습은 우리가 끝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이 많다. 여야 의원들이 당으로부터 독립해서 입법부의 위상 확립에 얼마나 힘을 모을 수 있는지에 따라 (여야 정치권의  개혁운동)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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