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업, 이제는 경쟁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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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업, 이제는 경쟁력이다
  • 상조매거진/이영민 기자
  • 승인 2010.12.28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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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진출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자생력 갖춰야
상조업도 이제 경쟁력이 생존의 조건이 됐다.
 
지난 9월 18일부터 시행된 할부거래법으로 그간 제도권 밖에서 시장을 형성해 오던 상조업이 이제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게 됐다. 이로써 상조업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과 불안감은 합리적인 피해 구제책과 상조업체 정보 공개 등을 통한 투명성 제고로 해소 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할부거래법 개정과 함께 불어 닥친 검찰의 상조업체에 대한 수사로 인해 일부 상조업체들의 경영난맥상이 여과 없이 세간에 알려지게 되자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그리고 이 틈을 타 대기업들이 상조 시장에 군침을 삼키고 있다. 

이미 한국교직원공제회에서 전액 출자해 ‘더케이라이프’라는 상조회사를 설립, ‘예다함’이라는 브랜드로 상조 시장에 진출했으며 농협과 신협도 상조시장에 진출할 뜻을 굳혔다. 이에 더해 삼성의 계열사인 에스원도 상조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기업들은 중소기업이 일궈놓은 시장에 진출하면서 항상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해 소비자의 편익을 증진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대기업이 진출하면 비교 우위에 있는 자금력과 조직력을 동원해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시장 지배력을 키우려 할 것이다. 이에 따라 상조시장 자체가 대기업 위주로 재편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이래저래 기존 상조업체로서는 산 넘어 산이 아닐 수 없다.
 
상조 시장에 대기업이 진출하게 되면 살아남을 상조회사는 20여 곳에 불과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견해까지 나오고 있다. 사실 상조 시장은 지금까지 비교적 큰 경쟁 없이 성장해 왔다.
 
대다수의 상조 회사들의 상품은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낄 만한 차이가 없으며 마케팅은 오로지 선점 효과와 영업사원 개개인의 능력에 의존하는 천편일률적인 방식에 그쳐있다.
 
소비자 지향의 마케팅이 아닌 ‘늘 그래왔고 남들도 다 그렇게 하더라’는 마케팅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이제 부터는 다르다.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조업체는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제 상조업체들에게 경쟁력은 있으면 좋은 것이 아니라 없으면 안되는 생존의 필수 조건이 됐다. 이는 비단 대기업이 진출하기 때문만은 아니다.
 
상조 시장에 대기업이 진출하지 않는다 해도 경쟁력은 필수다. 시장은 냉혹하다. 기업은 경쟁사의 성장을 수수방관하지 않는다.
 
앞으로의 상조시장은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성장해 나갈 것이다.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말도 있다. 소비자들이 상조에 대해 느끼고 있는 불안과 불신은 공제조합 등의 소비자피해구제 장치를 통해 점차 해소 될 수 있지만 경쟁력 부재는 각 기업의 끊임없는 투자를 통해서만 해소될 수 있다.   



경쟁력 제고 방안

시장은 고정돼 있지 않다. 어제의 시장이 오늘의 시장인 것은 아니며 내일의 시장은 더더욱 아니다. 변화하는 시장을 읽고 대처하는 것은 기업이 살아남기 위한 기본 조건이다. 지금까지의 상조업체들은 상품이나 마케팅에 있어 거의 차별화되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앞으로의 상조업계는 강한 경쟁력을 가진 기업만이 살아남는 치열한 각축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강한 상조업체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상조회사가 강한 것이다. 경쟁력을 강화는 단순히 자금을 더 투입한다든지 인력을 보충한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해결 되지 않는다. 기업의 체질을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할 수 있도록 변모시켜야 한다.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마케팅 강화, M&A 등을 통한 몸집불리기, 경영합리화 등이 있다.
 
1. 마케팅 강화

누가 뭐래도 기업의 첫번째 목적은 수익 창출 즉 돈을 버는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많이 팔아야 한다. 많이 팔기 위한 방법을 연구 개발하고 실행하는 것이 마케팅이다. 마케팅의 기본적인 요소는 소비자와의 접점 확대다. 단순히 매스미디어에 광고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의 니즈를 확인하고 더 나아가 소비자의 니즈를 창출해 내는 것까지 통틀어 마케팅의 범주에 속한다. 현재 대부분의 상조업체는 이러한 마케팅이 부족하다. 누가 보아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 상품과 너나 할 것 없는 판매 방식은 더 이상 허용되지 않는다. 이제 상조업은 제도권 안에서 동종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명암이 엇갈릴 수밖에 없다. 또한 앞으로 진출할 지도 모를 대기업과의 경쟁을 위해서도 마케팅의 강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기업의 입장에서 가장 좋은 상품은 기술력이 앞선 상품이나 디자인이 뛰어난 상품이 아니라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이다.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은 마케팅이 만들어 낸다.

마케팅을 위해 많이 사용하는 전략은 SWOT 분석과 STP 전략이다. SWOT는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의 이니셜을 딴 말로 기업의 내부환경을 분석해 강점과 약점을 발견하고, 외부환경을 분석하여 기회와 위협을 찾아내어 이를 토대로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죽이고, 기회는 활용하고 위협은 억제하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말한다. 강점은 경쟁기업과 비교하여 소비자로부터 강점으로 인식되는 것은 무엇인지, 약점은 경쟁기업과 비교하여 소비자로부터 약점으로 인식되는 것은 무엇인지, 기회는 외부환경에서 유리한 기회요인은 무엇인지, 위협은 외부환경에서 불리한 위협요인은 무엇인지를 찾아낸다. 이것을 응용해서 두개나 세개씩 묶어서 전략을 세우는 것이 SWOT 전략이다.

STP 전략은 Segmentation(시장 세분화), Targeting(목표 시장 정하기), Positioning(상품 위치 정하기)의 순서로 실제적인 전략을 세우는 단계다. 시장세분화는 말 그대로 시장을 의미 있는 단위로 쪼개는 것이다. 시장은 연령과 지역, 소득, 나이, 직업 등의 개인적 특성뿐만 아니라 상품을 구매할 때 고려하는 속성, 구매행동에 있어서도 각기 다른 모습을 모인다. 그러나 기업이 이렇게 서로 다른 소비자 개개인에게 완전히 개인화된 마케팅으로 접근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소비자 개개인의 차이를 무시한 단일 마케팅은 리스크가 매우 크다. 따라서 소비자들을 일정한 기준에 따라 시장세분화를 한다. 즉 소비자들을 집단 내에서는 제품에 대한 욕구와 구매행동이 서로 유사한 몇 개의 소비자 집단으로 시장을 나누어야 한다. 타겟팅은 세그멘테이션으로 나눈 시장 가운데 집중 공략할 시장을 찾거나 정하는 작업이다. 장례 행사 상품을 판매할 때 공략 대상을 70대 이상의 노인으로 할 것인가, 5~60대에 맞출 것인가 혹은 40대 이하로 할 것인가를 정하고 부유층이냐, 중산층이냐, 서민층이냐 등을 정하는 것이다. 같은 장례상품이라도 연령과 재산에 따라 요구하는 상품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포지셔닝은 타겟팅으로 정한 시장에 어떤 이미지로 접근할 것인지를 정하는 것이다. 장례 상품의 경우 실용성을 강조할 것인가, 고인에 대한 예우를 내세울 것인가 혹은 럭셔리함을 우선시 할 것인가 등을 정하는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상조회사들은 기존 상품의 판매에만 힘을 쏟을 것이 아니라 차별화된 상품의 개발을 위해 R&D를 활성화하고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 나가야 한다. 더불어 소비자에게 좀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도록 마케팅의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 
 
2. 몸집 불리기

흔히 점유율 1위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한다. 혼자서는 1위가 힘들 경우 자연스레 다른 기업의 인수나 합병을 생각하게 된다. 바로 M&A다. M&A 등을 통해서 몸집을 불려나가는 것도 경쟁력 제고의 한 방법이다. 상조업계는 비슷한 규모의 중소업체들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중소업체 개개의 경쟁력은 그리 크지 않다. 마케팅 강화를 통해 강한 체질로 변모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모두 살아남기란 역부족이다. 이럴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바로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다. M&A는 둘 이상의 기업이 하나의 단일 기업이 되는 '합병(Merger)'과 기업이 다른 기업의 자산이나 주식 취득을 통해 경영권을 획득하는 '인수(Acquisition)'를 합친 말이다. 이러한 몸집불리기는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절감 등에 유리하며 시장점유율을 높여 소비자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 많은 기업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장악력을 키우고 있으며 새로운 시장에 비교적 손쉽게 접근하고 있다. M&A는 기업성장전략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기업의 매각, 양도를 통한 기업퇴출의 방편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물론 M&A가 쉽지는 않다. 특히 상조업체는 고객 불입금이 부채로 인식되기 때문에 현재의 자산가치를 파악하기 어렵다. 자산가치의 과대평가는 합병회사 또는 인수회사의 부담을 가중시켜 안하느니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또한 M&A가 성사 후에 회원들의 이탈을 막을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그러나 경쟁력 부족으로 어차피 퇴출될 기업들은 한번쯤 시도해 볼만 하다. 이와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 의전업체의 공동 설립이다. 의전 업체를 공동으로 설립하게 된다면 상조업체가 개별적으로 의전 담당 부서를 만들지 않아 중복투자가 줄어들며 의전업체의 전문성 제고를 통해 고객에 대한 서비스 품질의 향상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중소규모의 상조업체가 전국 각지에서 나오는 행사의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에는 손실이 적지 않다. 각 지역마다 행사 인력을 상주시킬 수도 없고 한 곳에서 전국 각지로 파견 나가기엔 지출되는 비용이 크다. 다수의 중소 상조업체가 공동으로 의전 전문 업체를 설립한다면 이러한 문제가 해결 될 수 있다. 또한 상조 업체가 자사의 특색에 맞는 차별화 서비스도 상호간의 협의에 의해 제공할 수 있다.

또 한가지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각 상조업체의 영업범위를 연고 지역으로 한정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업체간의 불필요한 경쟁이 줄어들고 타 지역의 경우 서로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이점이 생길 수 있다. 일종의 카르텔인 셈이다. 동일산업에 속하는 기업들이 협정에 의해 결합, 가격이나 생산량, 출하량 등을 협정해서 경쟁을 피하고 이윤을 확보하려는 카르텔은 일반적으로 시장통제를 목적으로 형성되나 상조업체의 경우 시장통제가 아니라 중소업체들의 경쟁력 강화를 목정으로 현성된다는 점이 다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대표적인 카르텔이며 우리나라에서는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과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의적용이제외되는부당한공동행위등의정비에관한법률’에 의해 규제되고 있으므로 지주회사를 설립할 때에는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3. 경영 합리화

경영합리화를 통해 경쟁력을 제고하는 방법도 있다. 경영합리화란 경영이 그 목적 달성의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서 재래의 여러 상태를 개혁하는 일을 말하는 것으로 기업 외부 요인의 합리화와 내부 요인의 합리화로 나뉜다. 넓게 보면 앞서 말한 마케팅 강화나 M&A 등을 통한 시장 장악력 확대도 경영 합리화에 포함되나 일반적으로는 생산 능률을 높이기 위해 업무 조직, 생산 계획과 방법, 노무 관리 방법 등을 개선하는 구조조정을 의미한다. 불요불급한 비용의 절감, 시설이나 인력의 적재적소 배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복지정책 개선 등이 이에 속한다. 구조조정이라고 하면 과거 노동 강화나 해고와 동일시되는 경우가 있어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오늘날에는 인간성을 회복하고 동시에 작업능률을 올리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비도덕적인 관행의 개선, 투명한 경영의 실천 등도 매우 중요한 경영합리화의 한 부분이다. 대부분의 상조업체들은 아직까지 주먹구구식 영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몇몇 업체의 경영진들이 아무렇지 않게 자행한 ‘횡령’ 등의 행위는 상조업에 대한 세간의 인식을 땅에 떨어뜨려 놓았다. 최근 상조업체에 대한 수사를 전담하고 있는 모 검사는 상조업체 비리의 특징에 대해 “경영진의 부도덕한 행위 때문”이라고 단정 짓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상조업계에서 당장 필요한 것은 경영합리화라기 보다는 경영에 대한 투명성 확보라고 할 수 있다.
 
상조시장, 성장 가능성 높아

상조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은 편이다. 상조 서비스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장례 행사의 경우만 보더라도 이웃 일본은 연간 35만 건의 장례식이 상조업체를 통해 치러지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2~3만 건의 장례식이 상조업체를 통해 치러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단순 비교로 10배 이상의 성장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상조서비스의 영역 확대를 통한 시장 확대와 선점 회사들의 이미지 실추까지 감안한다면 대기업 아니라 누구라도 탐낼만한 상황인 셈이다. 상조업 전체를 놓고 보자면 대기업 등의 진출이 오히려 성장잠재력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대기업의 상대적으로 높은 신뢰도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상조업체들이 경쟁력을 키워야 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이다. 대기업 진출이 시장 성장을 촉발한다면 그 과실을 함께 따먹을 수 있어야지 기껏 일궈 놓은 황금 밭을 속절없이 남에게 내주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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