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잠룡 분석-여권>
미래권력 박근혜…대권 수성 ‘안개 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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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 잠룡 분석-여권>
미래권력 박근혜…대권 수성 ‘안개 속’
  • 최신형 기자
  • 승인 2011.01.03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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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미래연구원 출범 대권 속도전…친이-野 견제구
1년 새 지지율 11.1% 하락…이재오-4대강 변수
미래권력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정치적 잠행을 깼다. 한나라당 친이계와 야권이 ‘설마’하는 사이 박 전 대표는 속도전을 펼치며 대권시동을 걸었다.
 
박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20일 사회보장기본법 전부개정안 공청회를 개최한데 이어 일주일 만에 국가미래연구원을 출범시켰다. 친박계 의원들조차 알지 못했을 정도로 파격적 행보다.

그러자 정치권은 선거 블랙홀로 급속히 빠져들었다. 그가 적절한 타이밍에 대권시동을 건 것이 아니라 그가 움직이자 적절한 타이밍이 돼 버렸다. 박 전 대표는 증명했다. 한국 정치의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를 누가 주도하는지, 그리고 자신은 ‘뜨는 해’, MB정부는 ‘지는 해’라는 것을.

원래 대세론 주인공은 공세보다는 수세에, 승부수보다는 관리에 치중한다. 그래서 역대 대세론 주자들은 대척점에 있는 여야주자들의 각개전투에 힘없이 무너졌다. 2002년 대세론의 주인공이었던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도,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 때 패한 박 전 대표도 마찬가지다.

학습효과 때문이었을까. 이번엔 박 전 대표가 가장 빨리 대선 스타트를 끊으면서 ‘타이밍 선점’과 ‘복지 어젠다’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그가 진보진영의 어젠다인 복지를 선점하자 김문수 지사, 오세훈 서울시장, 정두언 최고위원 등이 즉각 견제에 들어갔고 범야권 일제히 박근혜식 복지론을 ‘각론 없는 빈수레형’이라고 비꼬았다.

친이계 의원들도 움직였다. 박 전 대표의 싱크탱크 출범 이틀 만에 친이계 의원들 모임인 ‘함께 내일로’가 세를 과시했지만, “박 전 대표의 대권행보에 조바심내고 있다”는 냉소적 반응이 나왔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이 자리에서 “집권당 안에 또 다른 것이 있어서 정부나 당이 잘못하면 책임을 더 지고 덜 지는 게 아니다. 한나라당은 이명박 정부의 모든 공과에 대한 무한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김문수 지사는 지난해 12월 29일자 발행된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명단 나온 것을 보니 역시 박 전 대표를 빼고 나면 크게 주목할 만한 분이 없다. 국내 학계의 1급 학자, 1급 전문가는 별로 없다”고 평가절하했다.
 
▲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들 중 한명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27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국가미래연구원 발기인대회에 참석해 내빈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이로써 친이계와 야권의 조급함이 얼마나 심한지 증명됐다. 이쯤 되면 박 전 대표의 승부수는 성공한 셈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에게도 아킬레스건은 있다. 지지율에서 파생된 위기론과 이재오 장관의 박근혜 비토론, 그리고 4대강이다. 3가지의 약점 모두 극복하기 어렵다. 박 전 대표의 대세론이 저평가되는 이유다.

‘40.2%→29.1%’…전자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2009년 12월 넷째 주 정례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1.4%p)한 박 전 대 표의 지지율이고 후자는 2010년 12월 넷째 주 박 전 대표의 지지율 수치다.

박 전 대표는 MB정부 출범 직후인 2008∼2009년 35∼40%의 지지율을 보이다 2010년 1월 둘째 주 38.7%, 2월 넷째 주 29.7%를 시작으로, 1년 내내 30%안팎의 박스권에 묶였다. 지난해 6월 세종시 수정안 부결 이후 트위터 소통을 통한 정치적 스킨십 강화에 나섰지만 박 전 대표는 결국 지지율 30%를 넘지 못한 채 2010년을 마감했다.

반면 같은 기간 대권주자 2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은 13.3%→12.0%,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4.6%→7.7%였다. 표본오차를 감안하면 유 원장의 하락한 지지율은 의미가 없고 손 대표는 상승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무려 11.1%나 하락했다. 지지율 ‘수치’상 미래권력에 가장 가까운 박 전 대표가 위기론에 시달리는 이유도 이 같은 불안정한 지지율 ‘추세’ 때문이다.

게다가 박 전 대표는 2007년 대선 때와 마찬가지로 본선행 조차 쉽지 않다. 박 전 대표의 본선행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는 왕의 남자 이재오 특임장관이다.  
 
‘뭉쳐야 한다’는 말 한마디로 친이계가 일사대오를 형성한다면, 박 전 대표의 대권은 2007년의 재판이 된다. 그간 이재오 장관의 여의도 복귀론이 나올 때마다 친박계가 ‘박근혜 죽이기’로 규정한 것도 이 장관의 이 같은 행동대장 역할 때문이다.

홍준표 최고위원도 지난해 12월 30일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이회창 총재 시절 대선 2년을 앞두고 이 총재 측근들이 ‘DJ는 무력화 됐다’, ‘이 총재는 임기 7년 대통령’이라고 떠들고 다녔는데, 그 때 강력한 견제를 받아 병풍사건이 재점화 됐다”며 박근혜 우상화, 대세론은 필패라고 단언했다.

박 전 대표의 마지막 관문은 MB의 욕망의 정치 산물인 4대강이다. 4대강 사업은 올해 말 완공된다.
 
주목할 점은 한나라당이 예산안 날치기 처리와 동시에 ‘친수구역활용특별법’까지 직권상정으로 날치기했다는 점이다. 4대강이 ‘제2의 청계천’ 효과를 노린 것이라면 친수구역활용특별법은 ‘제2의 뉴타운’ 효과를 겨냥한 것이다. 지극히 정치공학에 바탕을 둔 또 하나의 신화 탄생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결국 국민들이 4대강 찬반여론 중 어느 쪽에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서 4대강에 침묵하는 박 전 대표의 대권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자서전 ‘신화는 없다’를 펴냈던 MB와 아직까지 뚜렷한 ‘신화가 없는’ 박 전 대표 중 누가 미래권력의 주인공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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