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운탁월’ - 구름을 물들여 달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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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운탁월’ - 구름을 물들여 달을 그리다
  • 김신애 기자
  • 승인 2011.06.09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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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갤러리 장희진·박상미 기획전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김신애 기자]

옛부터 동양 회화에 나타나는 ‘공간’은 실제와 거리가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인들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그 뒤에 숨겨진 세계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보이지 않는 세계도 보이는 세계처럼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인지 동양 회화에 주로 등장하는 공간에는 심리적, 혹은 철학적 요소가 가미된다.

이런 표현은 전통 수묵화에서 달을 그리는 기법에서도 느껴진다. 종이에 달을 직접 그리지 않고 구름을 물들이면서 붓을 대지 않은 부분에 환한 달이 떠오르도록 하는 ‘홍운탁월(洪雲托月)’에는 관계를 맺는 두 요소의 이미지 역전이 있다.  

▲ 장희진-sound of wave 118x118cm- gouache,gel on modeling made canvas- 2011

이언(Eon)갤러리에서는 7월 ‘홍운탁월-구름을 물들이며 달을 그리다’라는 주제로 장희진 박상미 두 작가의 기획전이 진행된다. 두 작가는 ‘형상’과 ‘공간’의 역전을 통해 그들만의 풍경을 독창적으로 그려낸다.

장희진의 작품에 나타나는 숲을 이루는 나무의 형상들은 작가의 붓이 침범하지 않은, 바탕의 빈 공간이다. 반면, 보이지 않는 ‘없음’의 공간을 물감으로 물들여 전체적으로 숲을 그려냈다.

▲ 박상미-innercourt-indian ink & korean color on jangji over panel-2010

박상미 작가는 일상의 경험을 토대로 한 ‘실재 공간’과 작가의 상상이 빚어낸 ‘가상 공간’에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면서 식물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공간에 무명의 식물이 자리를 잡고, 여기에 본인의 의지대로 공간이 연출된다. 공간은 본인의 경험과, 또 상상속의 풍경이 결합돼 제3의 풍경을 만들어 낸다.

본 전시는 서울 종로구 이언갤러리에서 6월29일 부터 7월30일 까지 관람할 수 있다.

이언갤러리 관계자는 “박상미와 장희진의 작업은 일상의 공간(real)과 상상의 공간(unreal), 그리고 그 사이에 위치하는 주체에 관한 의문을 다채롭게 펼쳐냈다. 작가들의 최근작품을 통해 다양한 조형적 이미지를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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