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 ˝국정원이 MBC 출연 강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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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국정원이 MBC 출연 강요˝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1.08.16 18:0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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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팀이 거주지로 들이닥쳐…갓난아기 업고 한밤중 피신˝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KAL기 폭파범으로 알려진 김현희(49)씨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 대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김 씨는 1987년 11월 29일 바그다드를 출발해 서울로 날아오던 KAL 858편을 공중 폭발시켜 탑승자 115명(이들은 열사熱砂의 땅에서 일하다 3년 만에 귀국하는 중동 근로자가 대부분이었다)을 전원 숨지게 했다.

김 씨는 15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좌파 정권이 만든 국정원(김대중 정부 이후)에서는 보호받은 적이 없다. 오히려 추위와 공포에 떨면서 도망쳐나온 내게 방송에 출연하라고 했다. 지휘부에서 이미 결정한 사항이라고..."라고 토로했다.

김 씨는 방송 출연과 관련, "내가 북한 공작원이 아니라 안기부 공작원임을 '고백'하라는 것이었다. 내가 '가짜'라고 말하라는 것이었다. 북의 김정일 정권이 저지른 KAL기 폭파 사건을 우리나라로 돌리려는 것이었다. 표적을 거꾸로 만들려는 것이었다. 이 비열한 공작의 나팔수처럼 된 방송 프로에 어떻게 나갈 수 있나. 국정원이 MBC 'PD수첩'에 출연하라고 강요했다"고 말했다.

▲ 김현희 ⓒ뉴시스
그는 특히 "내가 거부하니까, 국정원에서 내 남편을 불렀다. '정 그렇다면 방송 출연은 하지 말고 국정원 안에서 신부님들(KAL기 폭파 사건은 안기부 조작 사건이니 재수사하라고 서명운동을 하던 정의구현사제단을 지칭)을 모셔놓고 설명회를 갖는 걸로 하자'고 제안했다. 남편이 마지못해 받아들였다. 바로 그 시각에 MBC 'PD수첩'팀이 내 거주지로 들이닥쳤다. 나는 갓난아기를 업고 한밤중에 집을 나와 피신해야 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나의 최고 보안(保安) 사항은 거주지 노출이다. 황장엽 선생에게도 북한이 테러하겠다고 암살단을 보냈고, 이한영(김정일 처조카)도 거주지 노출로 살해됐다(1997년). 이 때문에 오래전부터 경찰이 나를 보호하고 있었다. 그런데 자기들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고 내 거주지를 노출해 버린 것이다"면서 "국정원에서 정보를 흘려준 사실을 나는 알고 있다. 이는 보호해야 할 사건의 '증인'을 말살하려는 것이다. 추운 겨울날 아이를 업고 나와 어디 가나. 허름한 단칸방에서 지금 9년째 그렇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 씨는 "정말 배신이었다! 등에 칼을 꽂는 것과 같았다. 자기들 말 안 듣는다고 나를 노출했다. 자기들이 직접 나를 손댈 수는 없고 북한에서 와서 나를 살해하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고 조선일보는 전했다.

그는 "숱한 협박과 회유가 있었지만 근본을 훼손하고 다른 목적을 가진 조사에는 응할 수 없었다. KAL기 폭파 사건의 모든 자료는 국정원에 보관돼 있다. 내가 더 이상 보탤 것이 없다. 초동수사 때 급하게 하느라 약간의 오차가 있었지만 나중에 정정 확인됐다. 이들은 지엽적인 오류 몇 개를 갖고 트집 잡고 정치적으로 이용했다. 그렇게 해도 사실은 달라질 수 없다. 과거사위원회에서도 북한 정권의 소행으로 결론 내렸다(2007년 10월). 그런 결론을 내리고도 북한 정권에 대한 비판이나, 사과하라는 권고 한마디 없었다"고도 개탄했다.

김 씨는 "KAL기 폭파 사건은 이명박 대통령과도 관련 있다. 당시 희생된 근로자 중 현대건설 직원이 60명 이상이었다. 이 대통령은 현대건설 회장이었다. 그럼에도 사건의 진실을 뒤집으려는 범죄에 대해 팔짱 끼고 보고 있는 게 한심하지 않은가"라고도 말했다.

그는 "유족들에 대한 죄스러운 마음은 내가 평생 지고 가야 할 짐"이라면서 "그(KAL기 폭파) 때만 해도 나는 통일을 위한 혁명가였다. 폭파한 것은 죄가 아니었다. 혁명가로서 임무를 수행한 것이었다. 하지만 조사를 받으면서, 재판정에서 유족들을 만나면서, 나 자신의 인간성을 회복해 갔다. 내가 한 짓이 통일을 위한 것이 아닌 큰 범죄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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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림 2011-08-17 06:24:46
정의구헌사제단은어던단체일가!

rlagodnjdf 2011-08-16 20:00:54
두 개 기관이 여때껏 한 활동이 자기 정치세력의 홍위병으로 활동한 실체이군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