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심판의 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쏟아지는 재계 시선
다가오는 ‘심판의 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쏟아지는 재계 시선
  • 김기범 기자
  • 승인 2019.08.28 2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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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기환송’ 경우에도 판사 재량 ‘작량감경’ 가능성 남아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재계 비상체제 돌입
위기 상황 속 반도체·디스플레이 협력업체 불안감 가중
미래사업 등 굵직한 현안에 최고 결정권자 존재감 커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 김기범 기자)

지난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충남 천안 삼성전자 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지난 6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넷째)이 충남 천안 삼성전자 사업장을 방문해 임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뉴시스

오는 29일 열릴 예정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 상고심 결과가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세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28일 시행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와 맞물려 정부와 각 기업이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간 가운데, 이번 상고심이 향후 불러올 파장에 재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 상고기각과 파기환송 등 경우의 수… 정상참작 여지 남아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2017년 1심에서 징역 5년의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됐었다. 이후 지난해 2심에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고 풀려났다.

29일 상고심 결과로는 대개 ‘상고기각’을 통해 이 부회장의 불구속 상태를 확정하고 재판을 끝내거나, ‘파기환송’으로 다시 항소심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예상되고 있다.

이번 상고심의 핵심 사안은 삼성 측이 최순실 등에 제공했다는 말 세 마리의 소유권 이전과 경영권 승계 여부다.

만일 세간에 알려진 말 구입비 34억 원이 아니라, 최순실이 말 사용으로 얻은 무상 이익 36억 원에 초점이 맞춰지면 마필 소유권은 최 씨가 아닌 삼성에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1심에서는 말 세 마리를 뇌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경영권 승계도 있었다고 봤다.

2심에서는 마필 소유권이 아닌 사용권만이 최 씨에게 넘어간 것으로 보고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경영권 승계에 따른 청탁도 없었던 것으로 판단해 이 부회장의 형량이 줄었다.

29일 파기환송으로 상고심 판결이 난다면 이 부회장은 현재처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다시 받아야 한다. 이 경우 또다시 집행유예를 받을 보장이 없어 당분간 불확실성 속에서 경영 활동을 이어가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그러나 파기환송으로 열릴 2심에서 법원이 각종 뇌물공여를 적용한다 하더라도 정상참작 등 판사 재량으로 ‘작량감경(酌量減輕)’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작량감경이란 형법 제53조에 의거, 법률상의 감경사유가 없더라도 법률로 정한 형이 범죄의 구체적 정상에 비춰 과중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법관이 재량에 의해 형을 감경하는 것을 말한다.

일각에선 이 부회장이 이미 1년간 수감생활을 했고, 2심 재판 과정에서 ‘수동적 뇌물’이었던 횡령금 전액을 변제한 사실이 감안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파기환송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 부회장의 ‘재구속’을 함부로 예측할 수 없는 이유다.

다만 국정농단을 전형적 ‘정경유착’ 사건으로 판단한 1심과 달리, 대통령 강요에 의해 이 부회장이 수동적 뇌물 사건에 연루된 것으로 본 2심의 시각이 엇갈렸던 만큼, 이번 상고심 방향이 어떻게 규정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일본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 국내외 악재 속 신속한 의사결정 필요

문제는 상고심 결과에 따라 삼성그룹은 물론, 협력업체를 비롯한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일 대법원이 항소심 판결을 뒤집고 실형을 선고할 경우, 삼성전자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

이는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와 무관치 않다.

국내 기업들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며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일본 수출 규제에 대응해 주요 소재·부품의 국산화를 독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 총수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는 게 재계의 일반적 평가다.

이 부회장만 하더라도 지난달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수출 규제 이후 연일 국내 사업장을 직접 챙기며 경영 상태를 점검해 왔다. 삼성전자 사장단과도 꾸준히 전략회의를 진행하며 바쁜 현장경영 행보를 보였다.

지난 26일에는 충남 아산에 위치한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직접 방문해 위기 상황에서도 신기술 개발을 지속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재판 당일에도 이 부회장의 이 같은 경영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 무역분쟁 속에 이뤄지고 있는 애플과 화웨이 등의 견제와 추격도 삼성에는 악재다.

최근 팀 쿡 애플 CEO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삼성전자 제품이 관세를 내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삼성 제품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미국 현지에서의 보다 과감한 삼성의 투자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국내 협력업체 불안감 증폭… 재계 시선 집중

무엇보다 현재 삼성전자 협력업체들의 불안감은 더욱 큰 것으로 알려졌다.

불경기 속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파기환송이나 실형 선고에 따른 투자 위축이 더 큰 파국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1·2·3차 협력업체들의 생존권에 대한 우려가 만만치 않다. 여기엔 ‘제조2025’ 정책을 통해 자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산업을 적극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의 압박도 작용한다.

28일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사오늘>과의 통화에서 “시스템반도체 산업 육성 등 현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신성장 동력 마련에 중소기업을 비롯한 업계 협력업체의 기대가 크다”며 “그러나 이 부회장 구속 여부에 따라 삼성 반도체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협력업체의 운명 또한 어찌될지 모르는 만큼 불안감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이날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미래사업 투자 등 굵직한 현안은 국내 기업 현실상 최고 결정권자의 존재 여부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며 “삼성뿐만 아니라 재계는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를 비롯한 상고심 결정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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