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오늘] 일본서 가정용 버터 ‘1인 1개 한정판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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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오늘] 일본서 가정용 버터 ‘1인 1개 한정판매’… 왜?
  • 정인영 기자
  • 승인 2020.06.12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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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우유는 남아도는데 가정용 버터는 품귀현상… 업소용으로 대체도 어려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인영 기자]

현재 일본에서는 전례 없는 가정용 버터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급증한 가정용 버터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어 재고가 있는 매장에도 ‘1인 1개’ 제한이 있을 정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의 11일 보도에 따르면 현재 일본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외출자제가 지속돼 가정에서 음식을 만들거나 제과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 가정용 버터가 품귀 현상을 겪고 있다. 원재료인 우유는 휴교 등의 이유로 재고가 많이 남아있지만, 가정에서의 수요가 급증해 공급이 어려운 상황이다.

4월,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관련 긴급사태를 선포함에 따라 음식점의 휴업과 학교 휴교로 인한 급식 정지가 겹치면서 많은 양의 우유가 재고 상태에 놓이게 됐다. 이에 유제품업체들은 유통기한이 짧은 우유의 폐기를 피하기 위해 장기 보존이 가능한 버터나 탈지분유 공장을 가동해 우유들을 처리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정용 버터는 슈퍼마켓에서 품귀 상태에 놓여있는데, 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집에서만 생활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서다. 가정에서 요리를 하고 제과나 제빵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 버터의 수요가 급증했다는 것이다.

일본 전국 460개 슈퍼마켓의 판매 데이터를 수집한 ‘닛케이 POS’의 정보에 따르면 버터의 매출액은 4월 기준 전년 동월의 약 1.6배, 5월 역시 전년대비 1.5배로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는 크리스마스나 발렌타인데이 등 가정의 버터 소비가 가장 많은 12월과 2월의 판매량을 크게 상회하는 정도다.

이달 일본 전역에 긴급사태 선언이 해제되면서 버터 매출은 서서히 안정되고 있으나, 시민들은 여전히 버터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다. 도내 슈퍼 관계자는 “버터의 수량 확보가 어려워 현재도 ‘1인 1개 한정’으로 제한해 판매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급업체들 역시 버터 품귀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나 상황은 좋지 않다.

현재 유제품업체들은 남아도는 우유를 페기하지 않기 위해 모든 설비를 사용해 버터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 설비는 평소 수요가 많았던 업소용 버터를 중심으로 만들어져 있는 탓에 가정용 버터를 만들 설비는 부족하다. 현재 가지고 있는 가정용 버터의 생산 설비를 최대한 이용해도 급증한 수요를 따라잡기는 어렵다.

업소용 버터를 만들어 가정용 버터로 판매하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업소용 버터는 통상적으로 가정용 버터의 2배의 용량인데다 포장도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업소용 버터는 상자가 아닌 은박지로 싸여있고, 바코드나 유통기한도 인쇄돼있지 않다. 이렇듯 두 제품군에는 많은 차이가 있어 업소용 설비로 가정용 버터를 만들어낼 수는 없다는 게 제조업체의 입장이다.

한편 종합 소매업체 이온 리테일은 업무용 버터를 가정용으로 판매하는 시도를 했다. 은박지 위에 비닐을 씌우고 바코드 스티커를 붙여 판매한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다른 업체들 역시 가정용 버터의 공급을 늘리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례 없는 가정용 버터 품귀현상에 농림수산성 역시 “업소용 버터를 가정용으로 공급하는 것이 품귀현상을 해소시켜줄 것”이라는 해결책을 내놨다.

담당업무 : 국제뉴스(일본)을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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