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의 딜레마, ‘투자자 찾기’ 윤곽 드러났지만 불안감 여전
쌍용차의 딜레마, ‘투자자 찾기’ 윤곽 드러났지만 불안감 여전
  • 장대한 기자
  • 승인 2020.09.23 17: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HAAH 투자 제안에 한숨돌렸지만 자금능력 불분명
선택지 없는 상황 속 피인수후 경쟁력 위축 우려
내년 선보일 전기차 신차까지 확보했지만 ‘산 넘어 산’

(시사오늘, 시사ON, 시사온=장대한 기자)

쌍용차가 올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내몰리며 또 다시 흔들리는 모습이다. ⓒ 쌍용자동차 CI
새 투자자 찾기에 나선 쌍용차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 쌍용자동차 CI

새 투자자 찾기에 나선 쌍용자동차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HAAH라는 유력 인수 후보의 등장으로 한숨은 돌렸지만, 정작 HAAH의 재무 여건과 자금 조달 능력에 대한 의문을 지우기 어려워서다. 그렇다고 해서 존속능력에 의문이 제기된 쌍용차를 인수하겠다고 나설 기업을 추가로 찾는 것도 어려워져 딜레마에 놓였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대주주 마힌드라는 HAAH가 지난 주 쌍용차 매각 주관사인 삼성증권, 로스차일드 측에 전달한 투자제안서를 검토 중에 있다. 이와 관련 국내외 언론들은 HAAH가 쌍용차 경영권 확보를 위해 약 3000억 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제안했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앞서 쌍용차 인수 후보로는 중국 지리차와 전기차 업체 BYD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정작 인수 의향을 밝힌 곳은 새롭게 등장한 HAAH뿐인 것으로 알려진다. 쌍용차가 14분기 연속 적자를 낸데다 대주주 마힌드라조차 투자 철수에 나선 상황을 감안하면, HAAH의 투자 제안은 쉽사리 뿌리치기 힘든 유일한 대안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쌍용차와 마힌드라는 이번 제안을 두고 신중을 기하는 분위기다. 미국 자동차유통업체인 HAAH의 재무 능력과 인수 의중을 면밀히 따져봐야 하기 때문이다. HAAH의 정확한 재무구조는 알려지지 않으며, 지난해 매출액은 23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다. 같은 기간 쌍용차 매출액은 3조6239억 원이다.

때문에 작은 회사가 큰 회사를 인수합병하는 이번 제안은 오히려 쌍용차의 경영 불확실성만 키울 수 있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특히 HAAH가 3000억 원의 지분투자금을 마련한다 치더라도, 쌍용차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5000억 원 중 나머지 2000억 원을 추가로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HAAH가 협력 관계에 있는 중국 체리차의 도움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 사업 협력을 넘어 지분관계가 얽힌 것으로도 전해지는 만큼, 체리차라는 든든한 뒷배를 통해 자금 조달을 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 같은 경우 체리차가 메이커 경험을 살려 생산 경영을 돕고, 판매망을 가진 HAAH가 판매·판로 확보 등에 중점을 두는 그림도 그려볼 수 있다.

이에 대해 HAAH 측은 한 언론매체와의 이메일 질의답변을 통해 체리차와 지분 관계가 얽혀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HAAH의 독자 인수 가능성이 높아진 셈인데, 대주주인 마힌드라로서는 HAAH의 자금 능력과 상관없이 이번 딜을 성사시키려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마땅한 투자자가 없는 상황 속 쌍용차의 손실이 지속적으로 불어날 수 있음을 감안할 때, 투자금 회수를 위한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쌍용차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2819억 원으로 집계되며,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755.6%에 육박했다.

쌍용차 역시 올해를 넘기면 상장폐지 심사 목록에 들어갈 수 밖에 없어 선택지가 없는 상황이다. 쌍용차는 4분기부터 신차 효과를 통한 반등을 노리는 있는 만큼, 투자자 확보를 하루라도 빨리 마무리해야 하는 입장이다. 오는 10월 티볼리 에어를 필두로 G4 렉스턴 페이스리프트, 내년에는 코란도 전기차(코란도 이모션)가 출시된다.

다만 걸림돌도 존재한다. HAAH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만기 연장과 추가 투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산업은행은 쌍용차에 자금을 지원하더라도 회생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어 거래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커졌다. 물론 이번 거래가 무산되면 산업은행의 책임론 역시 커질 수 있어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

쌍용차는 이번 투자 제안 건과 관련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정확한 내용이 파악되지 않았음에도, 가설들만 무성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HAAH가 투자 제안을 했다는 내용부터 확인이 되지 않는다"며 "투자업계發 정보가 사실인양 받아들여지다 보니 우려감이 크다"고 전했다.

  

 

담당업무 : 자동차, 항공, 철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좌우명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하게 된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