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정세운 기자]

4․11 총선 부산 남구을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부산은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텃밭이다. 그 명맥이 새누리당으로 이어져 왔으나, 이번 공천을 통해 상도동계 인사들이 전면에서 물러났다. 이른바 ‘상도동계 공천학살’이라고 불릴 만큼 YS계 인사들이 철저히 공천에서 배제됐다.

안경률, 김무성 의원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 여기에 YS의 핵심측근이었던 고(故) 서석재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이종혁 의원이 공천에서 탈락했다. 뿐만 아니라, YS의 비서였던 박종웅 전 의원의 비서관을 역임했던 경윤호 후보까지 공천에서 ‘물’먹은 상태다.

이 가운데 상도동계의 대표적 인사인 김덕룡 전 의원과 YS 차남인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이 김무성 의원과 신당창당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막판 김무성 의원의 당 잔류 선언으로 상도동계 인사들은 힘 한번 써보지 못했다.

김무성 의원 측은 "신당창당에 대해 합의한 적 없다. 이는 김덕룡 전 의원과 김현철 전 부소장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YS계가 배제됨에 따라, 오히려 민주통합당 쪽에 YS계 인사들이 더 많이 남아있을 정도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영춘, 박재호 후보다. 김 후보는 상도동 비서실에 참여했고, 박 후보는 부산의 대표적 정치인으로 통하는 서석재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냈다. 둘 다 문민정부 때 청와대에서 일했다.

때문에 남구을 선거는 정당을 떠나 유권자들에 새로운 재미를 준다. YS에 등 돌린 김무성 의원이 지원하는 새누리당 서용교 후보와 문민정부에서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박재호 후보의 싸움이 볼만하다.

박재호 후보는 이에 대해 “부산은 YS가 정권을 잡기까지 군사독재와 싸웠다. 그런데 한나라당이 이회창 때부터 도로 민정당이 됐다. 가지고 있는 자, 힘 있는 자들의 정당이 됐다. 김무성은 원래 민주화세력이라고 할 수 없다. 부산에는 꾸준히 내려온 개혁적이고 민주적인 정신이 있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대해 김무성 의원 측은 "김 의원은 전두환 정권시절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민주화 투쟁의 선봉에 선 분"이라며 "박 후보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주장했다.

5명의 후보들이 경합을 벌이고 있는 부산남구을 선거구의 여론조사는 새누리당 서용교 후보에게 유리하게 나왔다.

여의도연구소에서 지난 3월 30일 2343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용교후보(새)49.6%, 박재호후보(민)33.4%, 이영근후보(무)7.2%, 유정기후보(무)1.9%, 성성경후보(무)3.7%로 나타났다.

민주당이 더피플에 의뢰한 지난 3월30일 여론조사에는 서 후보가 41.8%, 박 후보가 37.5%를 얻어 초박빙의 접전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YS가 이번 공천파동(상도동계 학살)으로 식사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선거판세가 요동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만약, 선거 막판에 YS에 대한 동정론이 일어난다면 선거 결과는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막판 뚜껑을 열어봐야 당선자를 알 수 있다는 얘기가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