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도전기①>신지호 ˝박근혜 공포정치, 공천 거치며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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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도전기①>신지호 ˝박근혜 공포정치, 공천 거치며 형성˝
  • 윤종희 기자
  • 승인 2012.07.25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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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본인이 탈당까지 불사하며 비판했던 권위적 정치문화 부활시켜˝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윤종희 기자]

새누리당 김문수 캠프의 신지호 선거대책공동본부장은 80년대 중반 노동 운동을 하면서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인연을 맺었다. 신 본부장은 소위 '뉴라이트'의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그로부터 경선 상황과 관련해 얘기를 들어봤다. 그의 말 속에는 박근혜 후보를 향한 '칼'이 들어있는 듯 했다. 신 본부장은 얼마전 '정두언 반란표' 사건에 대한 나름의 분석도 내놓았다. 인터뷰는 2012년 7월 23일 여의도 김문수 캠프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 김문수 캠프 신지호 공동선대본부장은 새누리당의 현 상황에 대해 역사를 거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신 본부장은 지난 4·11 총선 당시 공천을 받지 못했다. 그의 낙천과 관련, '친이계 제거' 논란이 일었었다. 우선, 이에 대해 물어봤다.

"공천과 관련해선 할 얘기가 너무 많은데…, 그 때 느낀 것은 '당이 퇴행을 하고 있구나'였습니다. 정당에서 공천은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이고 당연히 민주적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역사의 흐름을 거스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04년 박근혜와 2012년 박근혜는 완전히 달라"

-이번 대선후보 경선방식을 놓고도 논란이 많았는데요.

"'새누리당이 민주정당인가'라는 점에서 퇴행하고 있습니다. 과거 이회창 총재의 두 번에 걸친 실패를 끝내고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 당 대표를 맡아서 당을 운영했던 박근혜와 지금의 박근혜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박 후보 본인으로서도 후퇴·퇴행·역류라고 할까요. 당 내 민주화 과정이 없어졌어요. 박 후보가 2002년 당시에 탈당까지 불사하며 그토록 비판했던 당 내 권위적 정치 문화를 박 후보 본인이 부활시켰습니다."

"박근혜는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했을 뿐"

-그래도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은 여전히 높습니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박 후보는 원칙과 소신으로 포장된 정치인인데, '이미지 메이킹'에서 대단히 성공한 것이죠. 그러나 전문가들이나 당 내부에서 봤을 때는 원칙과 소신에 일관성이 없고 그때 그때 본인을 둘러싸고 있는 정치적 환경, 이해타산, 그런 것에 따라 움직이는데, 그것을 소위 '원칙과 소신'으로 잘 포장하며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새누리당 내에서 당의 비민주적 의사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잘 안 나오는 이유가 뭔가요.

"김용태, 김성태 등 아주 의인 몇 사람만이 홀로 독야청청 할 뿐이고 (나머지는) 한마디로 '박근혜 공포정치'에…. 공포정치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과거, 박정희·전두환 시절에는 '까불면 죽여'식으로 고문하고, 아니면 검찰 등을 통해 사람을 만신창이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공포정치'의 특징은 공천을 거치면서 형성 됐습니다. '국회의원의 생사 여탈권을 내가 가지고 있다'는 건데, 당연히 '니들 까불지 마라'고 겉으로 얘기하지 않지만 (한 사람이) 공천권을 쥐고 있는 것은 굳이 말 안 해도 다 압니다. 결국, 금배지 생사 여탈권을 매개로 한 공포정치입니다."

"새누리당의 가치집단화, 박근혜 당권장악으로 후퇴"

신 본부장은 그러면서 정당은 가치집단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것이 뉴라이트가 추구했던 목표였다고 말했다.

▲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조직의 속성을 크게 두개로 분류하면 이익집단과 가치집단이 있습니다. 기업은 이익집단입니다. 반면, 정당은 가치집단입니다. 정당에서는 '당원 동지 여러분'이라고 부릅니다. 동지라는게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인데 그래서 정당은 가치집단입니다. 기업에서는 '주주동지'라고 안 합니다. '이익을 같이 나눠 같자'는 동업자들이죠. 뉴라이트의 정신은 우파 혁신이었고 보수 혁신이었습니다. 이익 집단인 새누리당을 가치 집단으로 바꾸자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건 여전히 실현되지 않았고 박근혜 후보의 당권 장악으로 오히려 후퇴했습니다. 생사여탈권을 가진 사람의 눈치를 살피는 비굴과 굴욕의 행태가 만연한다는 점에서 후퇴했습니다."

"정두언 반란표, 공개투표 했다면 절대 불가능"

-박 후보의 당권 장악을 얘기했는데, 얼마 전에 있었던 정두언 의원 체포동의안 부결 사태를 놓고 박 후보의 영향력이 겉으로 비치는 것과 다르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대표적 박 후보 사람인 이한구 원내대표가 그토록 표 단속을 했는데 절반 이상이 반대 표를 던진 것으로 파악되는데요.

"이익집단은 생사여탈권을 쥔 사람의 비위에 거슬리면 안 되니까 겉으로는 맞출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비밀이 보장 될 때는 그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합니다. 그 만큼 배신이 쉬운 것입니다. 그게 이익 집단의 속성입니다. 그날 공개투표를 했으면 절대 그렇게 못했을 것입니다. 한국 보수 세력은 가치 지향적인게 약하다 보니까 대세추종주의가 강합니다. 그냥 대세에 우르르 따라가는 것입니다. 하지만, 마음속으로 동의를 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죠. 정두언 의원의 경우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입니다."

신 본부장은 그러면서 김문수 캠프의 다른 점을 강조했다.

"저희 캠프는 가치집단입니다. 캠프 인원이 50~60명 되는데 교통비도 지급받지 않고 토요일, 일요일에도 일합니다. 가치집단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김 지사가 처음 출마할 때 '계란으로 바위를 깨는 심정으로 출마한다'고 말해서인지 저희들을 '용감한 계란들'이라고 표현하는 분들이 계시던데, 저희들은 밥도 자기 돈으로 먹습니다. 아마, 대한민국 보수정당에서 이런 문화는 처음일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저희 당을 '커피 자판기'라고 했습니다. 동전을 넣어야지 커피가 나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판기 문화라고 했는데, 여기는 자판기 문화가 아니라 스스로 커피를 타 먹는 문화입니다."

-앞서, 새누리당의 문제를 많이 지적했습니다. 그렇다면 탈당을 해야 하는 게 아닌가요.

"한국의 보수가 청산해야 할, 극복해야 할 정치문화 중에 하나가 본인이 뜻한 바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서 박차고 나가서 몽니를 부리거나 하는 것입니다. 민주주의에 대한 기본적 소양과 성찰이 있다면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최대한 경쟁을 하고 결과에 승복해야 합니다. (이 번에 성공 못한다면) 김문수 지사를 비롯한 저희들은 계속 당에 있으면서 혁신을 요구할 것이고 언젠가는 특정 개인과 그룹이 아닌 저희들과 같은 뜻을 가진 세력이 (당을 개혁하는 기회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봅니다."

"박근혜는 본선에서 힘들다는 것 확산 시킬 것"

-현실적으로 지지율에서 1등 후보와 격차가 많습니다. 이를 극복할 방법이 있나요.

"박 후보가 많이 앞서 가고 있는 건 분명한 현실입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보수·우파 성격을 봤을 때 판이 한번 크게 흔들려야 합니다. 그래서 '박근혜로는 힘들 수도 있겠다'는 인식이 대중적으로 확산될 때 김 지사에게 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합니다. '새누리당 후보로 박근혜가 되면 이길 수 있을 지 미지수다. 새누리당의 후보 선출 이후에 예상되어지는 야권의 무제한적인 네거티브 검증공세에 박근혜 후보로는 불안하다. 그러나 김문수가 되면 이건 필승 카드가 된다. 현재 박근혜에게 제기되고 있는 각종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운 후보가 김문수이다'는 것을 집중적으로 호소할 예정입니다."

이 대목에서 문득 궁금한 게 생각났다. 신 본부장이 자신의 지역구였던 도봉(갑) 당원들에 대한 영향력을 아직 갖고 있는지. 그리고, 김진홍 목사 등 뉴라이트 세력이 지원을 해주는 지.

▲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저는 공천을 못 받았기 때문에 당협위원장도 아니지만 지금도 저를 따르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러나, 선거인단과 관련해서는 현역 당협위원장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도, 제가 (당원들에게) 얘기하면 어떻게 될 지 모릅니다. (4·11 총선 때 낙천하거나 무소속으로 출마한 사람들이) 당원들로부터 신뢰를 받는다면 영향력을 발휘하는 게 가능할 것입니다. 그런데, 당에 대세 추종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안 될 사람을 지지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일단은 지지율이 오르는게 중요합니다.  요즘 지지율이 조금씩 오르는데 그 게 희망입니다. 그리고, 김진홍 목사님이 오늘도 점심 때 와서 캠프 사람들에게 밥을 사줬다고 해요. 재야 우파 대부분이 김 지사를 지지합니다."

-이재오·정몽준 의원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을까요.

"두 분들과 김문수 지사가 자주 대화를 나누고 있습니다. 김 지사와 뜻을 같이 하고 당을 어떻게 개조할 것인가에 대해 상당한 공감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픈프라이머리'와 관련해 당 내 불통의 벽에 막혀서 출마조차 포기한 두 분이 후유증을 겪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두 분이 선대위원장을 맡아주시면 좋을 텐데…, 하여튼 계속 노력해야죠."

-김 지사의 최측근이었던 김용태 의원이 캠프에서 직함을 갖고 일하지 않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정두언 사건'으로 여러가지 곤란한 입장에 처해진 게 돌발변수가 된 것입니다. 그러나, 김용태 의원이 김 지사의 측근이라는 점에서는 변화가 없습니다. 그리고, 김 의원이 '정두언 사건'에서 보여준  용기를 높이 사는 분들이 많고 저도 그게 제대로 된 여론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보다는 더 많은 여론이 마치 '국회의원 특권을 포기하는 것을 김 의원이 훼방한 것'으로 포퓰리즘적으로 흐르는 점도 있습니다. 때문에 캠프 내 공식 직함을 받으면 김 지사에게 누를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죠."

"김문수 당선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 실현을 위한 수단"

-공동선대본부장으로서 특별한 각오가 있나요.

"저희 캠프에 있는 모든 분들이 같을텐데 일단은 김문수의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굳이 얘기하자면 김문수의 당선은 목표라기 보다는 수단입니다. 우리가 실현하려는 가치가 목표이고 '김문수 대통령'은 수단입니다. 당연히 김문수의 당선을 현실적으로 바라고 있지만 그것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꿈이 있습니다. 설령, 김 지사가 경선에서 실패하더라고 저희가 추구하고자 했던 가치는 미완성의 형태로, 숙제로 주어질 것이기 때문에 저희는 이 숙제를 하기 위한 끈질긴 노력을 해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학예회 경선, 새누리당 망가지고 있어…대형 참극 벌어질 것"

이날 새누리당 선관위가 합동연설회에서 방영될 각 후보의 홍보 동영상 주제를 미리 정한 것을 놓고 논란이 있었다. 심지서 '유치원 학예회'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이에 대해서 물어보니 "민망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 ⓒ시사오늘 권희정 기자
"경선룰을 둘러싼 공방이 '오픈프라이머리'로 시작되어 '학예 발표회'까지 왔는데, 초기에는 '어떻게 이럴 수 있는가. 어떻게 제멋대로 자기가 원칙이라는 것을 일방통행식으로 강요할 수 있는가'라는 분노였다면 지금은 민망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망가지는가. 유치원 학예회 수준으로 망가지는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는 새누리당 내의 민주주의가 실종된 것이 빚어내는 부작용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 부작용은 약과입니다. 빙산의 일각입니다. 이런 것을 정확히 인식하고 치유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대형 참극이 벌어질 것입니다. 대선 패배입니다."

"박근혜·안철수, 신비주의에서 비슷"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요.

"제 개인이 아닌 캠프본부장으로서 말하겠는데, 인기라는 것과 국가운영 능력을 제대로 구분해야 한다고 봅니다. 인기와 국가운영은 다른 것인데, 단지 인기가 있다고 국가를 운영할 수는 없습니다."

-안철수 원장과 박근혜 후보가 닮은 점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신비주의에서 비슷합니다. 그런데, 신비주의는 의외로 별거 아닌 한 방에 깨질 수 있습니다."

신 본부장은 이 자리에서 박근혜 후보의 국정경험과 관련, "본인이 유신시절 퍼스트레이디를 한 것을 국정경험이라고 하는데 그 시대 것을 지금 적용하는 건 시대착오"라고 했다. 또 '유신 2인자' 논란을 놓고 일각에서 '당시 박근혜는 20대 초반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국정경험이 없다고 지적 받을 때는 그것(퍼스트레이디) 때문에 있다고 하고 불리하면 그렇지 않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김 지사가 박근혜 캠프 홍사덕 선대위원장의 설득으로 경선 출마를 결정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관련해선 "홍사덕 위원장이 전화는 여러차례 했지만 김 지사와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인간 김문수가 홍사덕 위원장 같은 사람에게 설득당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신 본부장에게 박근혜 의원이 주도한 세종시에 대한 입장도 물어봤다.

"세종시는 잘못된 선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국회에서 결론까지 난 사항이기 때문에 부작용이 최소화 됐으면 좋겠습니다."

-세종시 자체는 놔두더라도 '수도분할'에 찬성하고 주도한 박 후보의 판단력에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기회가 되면 그렇게 한 것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을 겁니다."
 

담당업무 :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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