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건설 노사, 다른 목소리…勞 “임금체불 심각” vs. 使 “유동성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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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건설 노사, 다른 목소리…勞 “임금체불 심각” vs. 使 “유동성 확보”
  • 박근홍 기자
  • 승인 2022.11.17 17:49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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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박근홍 기자]

유동성 위기에 빠진 대우조선해양건설 내부에서 같은 날 전혀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노동조합 측은 운영자금 문제가 심각한 실정이라며 들고일어났고, 사측은 애초에 자금난 우려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는 보도자료를 냈다.

17일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조선해양건설지부(이하 노조)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대우조선해양건설 본사 앞에서 '김용빈 회장과 경영진 퇴진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노조는 "각 현장 협력업체에 대한 미지급금이 쌓이고 있고, 직접적인 운영 경비마저 바닥이 나 직원들은 자기 카드로 식사를 해결해야 할 만큼 열악함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점점 늦어지던 임금 지급은 10월분의 경우 21일이나 지연 지급됐고, 11월분 급여 또한 장담할 수 없는 참담한 상황"이라며 "경영진이 진행하고 있다는 자금조달 노력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는 변명에 불과하다. 300여 명의 임직원 뜻을 모아 사측에 당면한 미지급문제와 임금체불 문제를 즉시 해결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장은 식사 등 일상적 업무를 위한 법인카드 사용마저 중단됐는데, 김용빈 회장은 무슨 용도인지 알 수 없는 법인카드 사용을 지속하고 있다. 회사명으로 렌트한 고가의 자동차를 계속 사용 중이고, 강남의 고가주택을 회사명으로 임차했다"며 "자금 유출을 통한 개인적 이익만이 관심인 김 회장과 소신없는 무관심과 눈치 보기로 회사를 이 상황으로 만든 현 경영진 모두의 퇴진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아가 노조는 현 대주주인 한국테크놀로지가 추진 중인 흡수합병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하며, 대주주 교체론까지 거론했다. 이들은 "대우조선해양건설의 현 상황은 건전한 자금의 수혈만이 해결할 수 있는 상황으로 고리의 악성자금 몇 푼을 빌려 돌려막는다고 해결될 사안이 아님을 분명하게 대주주와 경영진이 인정해야 한다. 재무상황의 선(先)정상화, 전(全)관계 계열사들의 정상화 없는 회사의 합병에 반대한다"며 "새로운 경영진을 구성하고, 기업매각을 통한 정상화을 위해 노사간 TF팀을 즉시 구성해야 한다. 새로운 대주주를 통한 자금 수혈만이 회사와 임직원 모두가 사는 길임을 분명히 밝힌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KDB산업은행에도 '대우조선해양건설 정상화에 채권단의 적극적인 관심과 개입을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탄원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탄원서에서 노조는 "2017년 6월 대우조선해양건설의 매각 과정에서 3개 업체가 참여했는데, 이중 건설업을 영위하고 있지 않던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가 인수자가 됐다. 건설업을 영위하고 있는 전략적 투자자의 인수 의사가 있었음에도 사모펀드가 인수자로 선정되는 게 바람직한 매각이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결과적으로 산업은행이 주도한 매각 과정에서 투기자본에, 기업사냥꾼에 팔려 현재 생사의 기로에 서게 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정상화를 위해 대주주 변경까지 고려해 새로운 자금을 수혈해야 한다. 이는 결코 현 경영진이 스스로 할 수 없으며, 김용빈 회장 역시 회사의 안위와 유지, 건전성보다는 자신의 이익에 더 급급해 하고 있다. 따라서 이해관계자인 채권금융기관의 회사 정상화를 위한 적극적 참여를 요청한다"며 "대우조선해양건설의 정상화를 위해 회사 채권단으로서 영향력을 적극 행사해 달라. 부적절한 매각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하고,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를 조기에 취해 달라"고 산은에 요청했다.

반면, 같은 날 대우조선해양건설 사측은 현금 유동성 확보에 성공했다는 보도자료를 내면서 재무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대우조선해양건설 측은 "보유 중인 한국테크놀로지 전환사채를 매각해 160억 원 규모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번 매각에 따라 회사 현금 유동성 확보는 물론, 재무구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주식등의대량보유상황보고서'를 공시하고 지난 8일과 14일 양일간 두 차례에 걸쳐 한국테크놀로지의 제21·22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CB) 2078만6028주를 각각 주당 772원(518만1347주), 769원(1560만4681주)에 장외매도했다고 알린 바 있다. 그리고 이튿날 관련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한 것이다. 

특히 해당 보도자료에서 사측은 "최근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 위기로 건설업계 내 자금난 우려가 커지고 있으나 당사는 PF, 회사채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한 현장이 없어 그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며 "이번 전환사채 매각, 전환청구권 행사 등과 같이 지속적으로 유동성 확보 방안을 모색해 현재 직면한 위기를 순차적으로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관련 업계에선 이번 유동성 확보가 구멍이 난 강둑을 손바닥으로 막는 수준밖에 안 된다는 분석이 주를 이루는 눈치다. 전환사채 전환청구권 행사로 대우조선해양건설의 대주주인 한국테크놀로지에 일부 자금이 유입된다고 해도 경영 정상화를 이루는 데엔 역부족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한국테크놀로지는 2022년 3분기 연결기준 누적 순손실 112억1795만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단기차입금은 2021년 말 494억 원에서 올해 9월 말 기준 695억 원으로 늘었으며,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516.12%에서 733.80%로 확대됐다. 대우조선해양건설도 올해 3분기까지 80억4295만 원 규모 순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의 노사갈등은 앞으로 사측이 얼마나 전향적인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결말이 갈릴 전망이다. 앞선 보도자료에서 사측은 "전환사채 매각 대금을 공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현장에 최우선적으로 투입할 방침"이라며 "공사 가속화에 따라 원활한 현금흐름을 추가로 창출할 것"이라고 덧붙인 바 있다. 기업 이미지 쇄신 노력도 요구된다는 평가다. 대우조선해양건설은 얼마 전 골프대회 취소, 프로농구단 가입비 미납 등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특히 최근에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발주한 수도권 공공분양아파트 현장에서 기성금 문제로 공사중단 사태가 벌어져 향후 관급공사 수주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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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원 2022-11-18 08:50:21
업체와 직원들 돈 안줄 때는 기사가 안 나오고 어디서 돈 끌어오면 금방 기사 올라오고 현장은 돈 없어서 날리고
사측 너희들만 정상화냐~~~ 대놓고 거짓말을 하고 있냐
현장이나 정상화 해라~!!!!!

니기미 2022-11-17 19:39:38
내 죄가 있다면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한 죄. ㅠ
용빈은 원래 나쁜놈이고,
이를 방관한자 갖다받치는더자 장상만이,,
더나쁜놈이야
너 부모, 자식한테 부끄럽지도 없냐

퀀텀점프 2022-11-17 19:13:43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는것도 아니고
거위 배를 갈랐네 갈랐어

구름 2022-11-17 18:46:02
밀린 퇴직금 20억이 넘는데 이건 언제 해결할거냐. ..ㅠ

이루다 2022-11-17 18:42:08
전직원 10월 월급이나 다 준건지
법인카드 올 정지에
퇴직금은 몇월달까지 나갔는지나 말해보시지

뭔놈의 유동성확보가 10월 월급도 다못줬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