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분당될까요?” 물으니…[취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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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분당될까요?” 물으니…[취재일기] 
  • 박지훈 기자
  • 승인 2022.12.17 12:3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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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표의 ‘허위사실 공표’ 유죄 판결 유무가 KEY 포인트
분당 시 ‘친명계 수도권’ VS ‘친낙계 호남계’ 구도로 나뉠 것
野, 분당 가능성 전혀 없어…분당 시 필패하는 것 경험해봤다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박지훈 기자]

ⓒ시사오늘(=김유종 기자)
민주당이 수세에 몰린 상황에서, 분열의 가능성이 제기되는 형국이다.ⓒ시사오늘 김유종 기자

“민주당 분당될까?”

지난주 정치부 데스크가 이 점을 물으며 취재해보라고 말했습니다.

요즘 보면 민주당은 수세에 몰렸고, 분열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듯은 보입니다. 현재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 수장의 거취가 불안정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당 소속 전현직 의원들이 연달아 분당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게 되면서 ‘분당 가설’에 힘이 보태지는 분위기입니다. 

 

“민주당 분당? 가능성 없다…
탈당은 곧 정치 포기 의미해” 


하지만 기자가 접한 민주당 관계자들은 저마다 고개를 저었습니다. 한 인사는 지난 15일 통화에서 “분당의 가능성은 사실상 0에 수렴한다”고 자신했습니다. 

“왜 그렇게 봅니까?” 물었습니다. 그러자 관계자는 분당 가능성이 전무한 이유로 민주당의 단일대오를 꼽았습니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 당시 당이 분리되면서 민주당은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했다는 학습효과를 경험한 바 있습니다. 이에 민주당 내부에서 ‘당만큼은 쪼개지 말자’는 컨센서스가 형성돼왔다는 전언이었습니다. 당에서 나가게 됐을 때 얼마나 큰 정치적 리스크가 있는지 뼈저리게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안철수와 함께 탈퇴해 국민의당을 창당한 정치인들은 다시 민주당으로 복당할 때 당에서 잘 받아주지도 않았다”며 “사람들이 뭉쳐있는 당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고 있다. 그래서 분당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무리 갈등이 있어도 나간다는 것은 사실상 정치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장담했습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 또한 분당이 있을 것 같냐는 질문에 “그럴 일은 없다”며 딱 잘라 답했습니다. 이미 분당한 뒤 선거에서 처참한 패배를 겪은 경험이 있어 탈당은 쉽사리 만지작거릴 카드가 아니라는 얘기였습니다. 

민주당의 분당을 제기하는 일부 정치인들, 그러니까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나 김종민 의원 등 일각의 목소리에 대해선 “자신의 정치적 존재감을 키우기 위한 퍼포먼스일 뿐”이라고 일축했습니다. 

 

허위사실 공표 유죄판결, 민주당 분당의 ‘분수령’될 것
분당하면 친명계 ‘수도권’vs 친낙계 ‘호남’ 구도될 것


“분당 될까요?” 이번엔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 박상병 인하대 교수, 정세운 정치평론가 등의 전문가들에게 다가가 봤습니다. 대체로 분당 가능성에 대해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공통된 의견을 종합하면, 민주당의 불안정한 구조가 지목됐습니다. 현재 이재명 대표를 둘러싼 허위사실 공표 혐의와 대장동 의혹 같은 사법 리스크가 전면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측근들도 구속·기소됐으며 본인 또한 검찰이 소환하려 하고 있습니다. 추가적인 액션이 취해진다면 친목을 도모했던 소속 의원들에서조차 이 대표 하에서 과연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잇따를 수밖에 없다는 관측입니다. 

지금 당장으로선 분당·탈당이 섣불리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게 중론입니다. 검찰이 이 대표를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관점도 나옵니다. 민주당 지도부의 상당수가 친명계 의원들로 나열된 만큼 표면적으로 잡음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다만, 전문가 일각에서는 ‘허위사실 공표 혐의’가 민주당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과 성남 FC 후원금 등의 문제는 당과 관련 없이 이 대표가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역임하면서 발생한 의혹이기 때문에 민주당으로선 털고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대표가 100만 원 이상의 형량을 선고받을 시 당에서 약 440억 원을 추징해야 하는데 그 경우 민주당은 사실상 ‘파산’ 상태에 처하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관련 통화에서 “앞서 이 대표가 받고 있는 다른 의혹과 달리, 이건 정치보복 프레임이 작동할 수 없는 이슈다. 귀책사유가 본인에게 명확히 있기 때문”이라며 “당선 무효형에 처해진다면 이 대표는 구속이 돼서도 당 대표직을 유지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다음 총선에 나갈 의원들과 출마자들, 당원들의 입장이 지금과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재명 대표가 유죄판결을 받은 채로 당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 든다면 호남을 기반으로 한 친낙계(이낙연)와 수도권의 친명계(이재명)로 당이 나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왔습니다.

다시 말해 이 대표가 무죄 판결을 받을 경우 분당은 없겠으나 구속된다면 분열 양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추론입니다. 즉, 호남 중심 인사들이 당의 주도권을 가져오려고 할 테지만, 친명계가 당을 장악하고 있어 비명계의 뜻대로 될 가능성이 적어지면서 자연스럽게 호남에서 새 정당이 등장할 가능성이 생긴다는 전망입니다. 그러나 호남 정당은 호남 외에 의석을 얻기 어려워 전국정당으로서는 한계가 뚜렷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박상병 인하대 교수는 이에 대해 “야당이 분열될 경우 수도권에서는 역풍이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호남은 이낙연 의원이 있어 30석 이상의 의석을 챙겨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수도권에선 친명계가 제1야당이니 의석을 더 많이 가져가겠으나 그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가늠했습니다.

한편, 정세운 정치평론가는 “민주당 내 이재명 대표 이후 마땅한 대안이 보이지 않아, 쉽사리 둘로 갈라지기는 힘들 것”이라면서도 “분당보다는 자연 발생적이든 인위적이든 여야 막론하고 정계개편을 주목하는 것이 현실적일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담당업무 : 정경부 기자입니다.
좌우명 : 확실하고 공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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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엄마 2023-03-01 12:31:40
언론 쑈?? 쪼개보려고?? 자살골 같은데 위원들이 하겠어??? 언론 북치고 장구치지마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