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중도 모두 품겠다”…원희룡, 新보수가치 만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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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중도 모두 품겠다”…원희룡, 新보수가치 만들까
  • 정진호 기자
  • 승인 2023.02.28 17:3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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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적 행보로 보수와 중도 모두에게 호평…극단적 이념 정치 넘을 수 있을까

[시사오늘·시사ON·시사온= 정진호 기자]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보수와 중도 모두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시사오늘 김유종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보수와 중도 모두로부터 호평을 받으며 유력 대권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시사오늘 김유종

현 시점에서 보수 진영의 차기 대권주자를 꼽으라면 누구 이름이 나올까요. 답하는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아마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이름이 빠지진 않을 겁니다. 제20대 대선 과정에서 ‘차기 대권주자감’으로 떠올랐던 그는, 윤석열 정부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으로서 호평을 받으며 ‘보수의 블루칩’으로까지 불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원 장관의 행보가 흥미롭습니다. 늘 그랬지만, 요즘 정치권도 조용할 날이 없습니다. 국민의힘은 전당대회 문제로,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이러니 대권주자들도 한마디씩 얹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사안마다 논평을 아끼지 않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나 전 의원의 불출마를 권유했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안철수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은 본인이 윤심(尹心) 논란 한가운데 서 있었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역시 자신의 뜻과 무관하게 정무적 발언을 할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여당도 야당도 이슈가 끊이지 않고, 유력 대권주자들은 이를 기회 삼아 자신의 색채를 드러내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습니다.

반면 원 장관은 정치적 문제에 대한 언급을 일체 삼가고 있습니다. 경쟁 주자들의 부상(浮上)에 마음이 급해질 법도 한데, 철저히 직무에만 충실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임명된 후 원 장관이 정무적 사안에 대해 언급한 경우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정치인 출신’ 장관으로서는 보기 드문 스탠스입니다.

그렇다면 원 장관은 왜 기존의 정치인 출신 장관들과 다른 선택을 하는 걸까요. 지난 대선 과정에서 <시사오늘>과 만난 원 장관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개혁보수나 정통보수 모두 다 수긍할 수 있는 새로운 보수 가치를 만들어 가겠다.” 원 장관의 목표는 개혁보수나 정통보수 어느 한 쪽에 속하는 게 아니라, 양쪽 모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보수 가치’를 형성하는 데 있다는 뜻이죠.

언젠가부터 우리 정치는 양자택일(兩者擇一) 정치가 됐습니다. 보수냐 진보냐, 그 안에서도 개혁보수냐 강성보수냐를 나눠놓고 선택을 강요받았습니다. 그런 탓에 정치인들은 당내 경선에서부터 소모적인 ‘사상 검증’을 받아야 했고, 어렵사리 본선에 오르더라도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내기 어려웠습니다. 그 과정에서 중도층이 떠나간 건 물론이었고요.

하지만 원 장관은 양자택일을 강요받지 않으면서도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그는 노동조합의 불법행위에 메스를 대고,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개편안을 비판하면서 자신이 누구이며 어떤 철학을 갖고 있는 정치인인지를 뚜렷이 내보였습니다. 그럼에도 그는 중도와 보수 모두의 지지를 잃지 않았습니다. ‘행동’으로 중도와 보수가 수긍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낸 셈이죠.

정세운 정치평론가도 “지금 진보와 보수는 거의 내전 상태고,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배신자니 뭐니 하면서 갈라지는 상황”이라며 “미시적으로 보면 총선 승리를 위해서, 거시적으로 보면 국민 통합을 위해서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가 필요한데 원 장관이 그걸 잘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호평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원 장관이 차기 총선에서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중도층의 표를 끌어올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권주자급 인사기 때문입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원 장관의 가치는 당연히 급등할 수밖에 없습니다. 총선에서 승리할 경우 차기 대권주자 0순위로 떠오르는 건 물론입니다.

현실은 이념과 조금 떨어져 있습니다. 진보라고 해서 모두 강성노조의 행위를 칭찬하는 건 아니고, 보수라고 해서 모두 기업의 과도한 이윤 추구를 찬성하는 것도 아니죠. 이념을 넘어 현실의 잣대로 보면, 보수와 진보가 모두 동의할 수 있는 지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아마도 원 장관은 케케묵은 이념 논쟁 대신, 정책을 통해 보수와 중도를 품어내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과연 원 장관의 ‘행동의 정치’는 어떤 결말을 맞게 될까요.

담당업무 : 국회 및 국민의힘 출입합니다.
좌우명 : 인생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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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훈 2023-03-01 14:51:15
자나가던 소가 웃어요

전주시민 2023-02-28 18:55:43
“개혁보수나 정통보수 모두 다 수긍할 수 있는 새로운 보수 가치를 만들어 가겠다.” 참 와닿네요 국힘당 현상황을 보면 암울한데 빨리 당에 돌아오셔서 역할을 해주시길